월간복지동향 2014 2014-07-10   1384

[동향2]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 논쟁을 통해 본 공공부문 고용 확대의 의미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 논쟁을 통해 본 공공부문 고용 확대의 의미

윤홍식 ㅣ 인하대학교 행정학과․사회복지학과 교수

문제제기

지난 6․4 전국동시 지방선거는 무능과 불통의 현 정권도, 무기력하고 우경화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그 누구도 심판하지 못한 선거가 되고 말았다. 더욱이 진보정당(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등)의 몰락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진보정당은 단 1명의 기초자치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했고, 광역자치의회의원도 통합진보당 6석, 노동당 1석으로 총 7석을 얻는데 그쳤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4). 지난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광역자치단체의회의 의석수가 24석, 진보신당이 3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몰락에 가까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마땅히 심판받아야할 세력은 두 거대정당이 아니라 진보정당이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진보정당들이 보편적 복지국가의 과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이다. 결정적이지는 않았지만 2010년 지방선거로부터 시작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무상급식,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복지정책을 둘러싼 이슈는 국민의 표심을 가르는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는(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이 사실이겠지만) 이전 선거와 달리 복지정책이 중요한 선거쟁점이 되지 못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경기도지사 선거의 판세를 가를 수도 있었던 보육교사의 공무원화를 둘러싼 논란은 6․4 지방선거에서 쟁점화 되었던 거의 유일한 복지관련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본 글은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의 쟁점사안이었던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한국 복지국가의 전망에서 공공부문 고용확대가 갖는 의미를 개략하고자 한다.

경기도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을 둘러싼 쟁점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던 김진표 새정연 경기지사후보가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제기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재경부 출신의 관료들은 공공부문의 확대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보육교사의 공무원 전환은 새로운 공약은 아니다. 이러한 정책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정책캠프인 복지국가위원회에서 기획하고,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발표되었던 공약이다. 당시 발표된 정책내용을 보면 보육교사를 포함해 거의 모든 사회서비스 인력의 (준)공무원화와 경찰, 교사, 소방공무원 등 공공부문의 신규고용확대를 공약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보면 김진표 후보의 공약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약의 일부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후보의 공약을 개략하면 2015년부터 입법을 통해 2019년까지 경기도 보육교사 전원을 공무원화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예산은 대략 연간 7,300억 원 정도가 소요되고 이중 경기도가 부담해야하는 예산은 대략 2,2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인건비지원이 포함되어 있는) 무상보육정책을 고려한다면 보육교사 공무원화에 추가되는 예산은 보육교사의 공무원 전환으로 발생하는 추가 인상분만 계산하면 된다는 것이다(연합뉴스, 2014; 김진표 2014).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고 해도 추가 소요예산은 2조 7천억 원 정도가 소요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는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전환 할 경우 필요한 추가 예산은 경기도만 해도 대략 1조3천 억 원이 소요되고, 전국적으로 8조원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남경필 후보는 공무원화 대신 버스준공영제와 같은 보육준공영제를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남경필 후보는 경기도 공무원이 5만 명에 불과한데, 보육교사 7만 명을 공무원으로 전환하자는 것은 비현실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진표 후보는 경기도 공무원은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했을 때 총 16만 4천 명이고, 보육교사는 엄격한 재교육과 선발과정을 통해 자격을 갖춘 교사를 2016년부터 연차적으로 전환 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쟁점은 대략 두 가지로 모아졌다. 하나는 보육교사의 공무원 전환 비용에 대한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공무원 전환의 현실성에 대한 문제이다.

한국의 공공부문 고용비율

과연 김진표 후보가 제기한 보육교사의 공무원화 공약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사실 성장이 더 이상 좋은 고용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실제로 한국의 고용율은 OECD 주요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의 고용률은 63.8%인데 반해 호주 72.4%, 캐나다 71.5%, 오스트리아 71.7%, 덴마크 73.4%, 독일 71.2%, 일본 70.1%, 네덜란드 74.7%, 스웨덴 72.7%, 영국 70.3% 등이다(OECD, 2014a). 더욱이 기존 일자리 중 저임금 일자리의 비중이 매우 높아 일을 해도 빈곤해지는 등 고용의 질 저하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청년실업은 심각한 수준으로 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 불완전취업자(18시간 미만 취업자)를 포함하면 실업률은 무려 21.9%(대략 100만 명이 넘는 수준)에 달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이처럼 고용률이 낮은 이유는 여성의 고용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한국 여성의 고용률은 52.6%에 불과해 스웨덴 70.3%, 미국 62.4%, 영국 65.3% 등에 비해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가 낮다. 또한 이러한 낮은 여성의 고용률은 공공부문(공무원과 공기업)의 낮은 고용수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공공부문 고용률은 한국이 6.5%에 불과한 반면 OECD 32개국의 평균은 15.5%에 이르고 있고,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각각 30.5%와 29.9%이고, 일반적으로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같은 자유주의 복지국가들 또한 각각 18.3%와 14.4%에 이르고 있다(OECD, 2013). 아래 [그림 1]은 전체 고용률과 여성고용률을 전체 공공부문고용률과의 단순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예상했던 것과 같이 공공부문의 고용률은 전체고용률은 물론 여성고용률과도 밀접한 정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공부문의 고용률이 높을수록 전체 고용률과 여성고용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소위 괜찮은 일자리의 확대가 보수주의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시장을 통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시장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던 대기업의 역할이 현저히 감소했다. 1996년 대기업은 전체고용의 25%를 창출했지만, 2007년에 이르면 12%로 고용창출 능력이 50%나 감소한데 반해 1999년부터 2006년 기간 동안 10인 이하 영세사업체는 신규고용의 25%를 창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스웨덴의 사례를 보면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의 90%가 공공부문에서 만들어진 교육, 보건의료, 복지서비스 일자리였다(Rosen, 1995). 한국의 임시직비율과 저임금일자리 비율이 높은 이유도 낮은 공공부문의 고용률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임시직비율은 19.3%로 OECD 평균인 9.9% 보다 두 배 이상 높고, 고용지위에 따른 임금격차도 OECD 평균인 3.3배 보다 높은 4.7배로 나타나고 있다(OECD, 2014a). 저임금일자리 비율 또한 25.6%로 벨기에 6.3%, 핀란드 7.9%, 일본 15.4% 보다 높은 것은 물론 노동시장이 가장 유연화 되어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24.5%보다도 높다. OECD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 공공부문의 고용비율은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는 한국의 높은 저임금 및 비정규직 비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면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김진표 후보의 공약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보인다.

공공부문 고용 확대의 의의

복지국가의 역사적 궤적을 살펴보면 공공부문의 확대는 복지국가 확대 과정에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구 복지국가는 1970년대 위기를 겪으며 재편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서구 복지국가는 이러한 상식적 견해와 달리 거의 200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그 확대는 주로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OECD국가들의 자료를 보면(지출자료가 가지는 명백한 한계가 있지만) 사회서비스와 관련된 현물지출은 1980년 GDP 대비 5.5%에서 2000년 7.2%로 30.9%나 증가했는데 반해 현금급여는 동기간 동안 10.1%에서 11.1%로 9.9% 증가하는데 그쳤다(OECD, 2014b). 현물급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사회서비스 확대로 인한 고용창출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모든 국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현물급여의 증가는 공적부문의 고용을 동반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서구 복지국가들은 1970년대 경제위기를(복지국가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사회서비스 관련 고용의 확대를 통해 완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서비스 인력의 공무원화는 대부분의 서구 복지국가들에게는 그리 생소한 정책이 아니다. 다만 최근 사회서비스의 민영화로 인해 부분적으로 사회서비스 인력의 민영화가 일부 국가들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그림 2 참고).

물론 OECD국가들과 비교해 공공부문의 고용률이 낮다는 것이 한국에서 공공부문을 확대해야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공공부문의 고용률을 높여야하는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한국경제의 취약한 내수기반에 기인한다. 한국은 국제적 경기변화에 취약한 수출의존형 경제인데, 이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내수기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시장에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좋은 일자리 확대는 필연적으로 공공부문의 확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OECD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일부의 우려와 달리 공공부문의 규모와 경제성장이 부적관계에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더불어 공공부문의 고용확대는 한국 복지국가와 관련해 두 가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하나는 공공부문의 고용확대가 복지국가를 확대하고 유지하려는 공공부문의 임금노동자들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공공부문의 고용확대는 여성의 안정적 노동시장 참여를 보장함은 물론 가족 내 돌봄을 사회화함으로써 한국사회에서 성 간 불평등을 완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이유로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김진표 후보의 공약은 한국 복지국가 발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을 제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선거기간 동안 나타났던 여론의 추이를 보면(예상과 달리) 공무원을 늘리는 것에 대한 도민들의 반대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이후 공공부문 고용확대 정책과 관련해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준다. 다만 공공부문의 고용확대는 단순히 보육교사와 같은 현재 사회서비스 인력을 공무화(또는 준공무원화)하는 수준을 넘어 2012년 문재인 후보가 제기했던 것처럼 보건의료, 복지, 교육, 돌봄 분야 등에서 새로운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것 또한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만약 사회서비스 인력의 공무원화와 신규로 공무원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어렵다면 사회서비스 인력공단과 같은 방식을 활용해 사회서비스 인력을 사립학교 교원수준의 준공무원 수준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기획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김진표. 2014. 보육교사 교육공무원화 오해와 진실. http://www.jinpyo.or.kr

새정치민주연합. 2014.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새정치민주연합 정책공약.

연합뉴스. 2014. 경기지사선거 핫 이슈 부상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 2014년 5월 25일. 접근일: 2014년 6월 30일 16:00.   http://www.yonhapnews.co.kr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4. 역대 선거정보. http://info.nec.go.kr/

OECD. 2011. Government at a Glance 2011, OECD Publishing. doi:10.1787/gov_glance-2011-en

OECD. 2013. Government at a Glance 2013, OECD Publishing. doi:10.1787/gov_glance-2013-en

OECD. 2014a. OECD Factbook 2014: Economic, Environmental and Social Statistics, OECD Publishing. doi: 10.1787/factbook-2014-en

OECD. 2014b. OECD Social expenditure dataset. www.oecd.org/social/expenditure.htm

Rosen, S. 1995. Public employment, taxes and the welfare state in Sweden. Working Paper No. 106. Center for the study of the economy and the state.

월간 <복지동향> 2014년 07월호(제189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