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0 2000-01-10   740

국민 건강권 확보로 가는 길

건강연대

전쟁과 억압, 착취와 고통 속에서 새 희망을 찾아 몸부림쳤던 20세기가 지나가고 새 세기를 맞았다. 새로운 세기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평등하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사는 세상이 꼭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

건강연대는 지난해 7월 국민 건강권 확보의 기치를 높이 들고 보건의료운동의 중심체로 출발했다. 그리고 반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분업, 의료부조리의 척결과 구강보건 등의 기틀을 다져놓은 것이 작년에 건강연대가 직·간접적으로 이루어 놓은 성과이다.

새해에는 이를 바탕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일을 벌여나가고자 한다. 우선 그동안 해가 갈수록 줄어들기만 한 보건의료 예산을 대폭 증액하도록 예산편성 개념의 혁신을 위한 노력을 1월부터라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국민건강을 위한 보건의료사업의 확대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 노력을 매년 지속하여 수년 내에 보건부문 예산이 반드시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내년 7월 1일이면 우리나라 보건의료 부문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는 의료보험이 통합일원화되어 국민건강보험이 실시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의약분업이 실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각각 관계 법령이 개정되어 이제 겨우 큰 틀이 정해져 있는 정도이다. 그 내용을 채워 사회 속으로 안착시키는 것은 지금부터의 과제이다.

의약분업은 법에 정해진 지 실로 37년 만에 실현되는 제도이다. 미비점을 보완하고 국민과 의약전문인에 충분한 홍보를 해서 새로운 제도에 안착하게 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다. 건강보험의 급여를 대폭 확대하여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진료비의 경제적 부담으로부터 국민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 다른 한편 의보수가를 정상화하고 진료비 지불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현재의 의보수가는 극도로 왜곡된 구조를 갖고 있어 의료인들을 갖은 편법의 질곡에 빠트리고, 의료의 질적 수준을 훼손시키고 있다. 의보수가는 1/2/3차 수가차등제를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도입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이자, 그동안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약가 마진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의료의 질적 수준 보장을 위한 체계를 갖추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이다. 의약분업과 건강보험의 개혁이 성공한다면 보건의료체계는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하고 국민건강권 보장을 위해 크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의료보호 문제는 다른 분야에 비해 너무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의료제도의 어두운 구석이다. 이는 빈민들의 의료보장제도이자 기초생활보장의 한 부분이다. 의료보호제도는 제도내적인 문제를 고쳐야 할 뿐 아니라, 정신병원 등 장기요양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수많은 저소득층 환자를 사회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복지와 공동노력이 전개되어야 한다. 그만큼 어려운 점도 많다. 민영화와 수익성 추구 일변도로 무너져가는 공공보건의료체계를 재건하는 일, 그리고 과잉생산과 단과전문의 중심으로 잘못 굳어진 보건의료인력 구조를 바꾸는 일들이 건강연대에 주어진 또 다른 과제이다.

지난 수십 년간 난마처럼 엉켜버린 보건의료의 실뭉치에서 실마리를 하나하나 잡아내어 씨줄날줄을 바로잡아 국민들을 위한 건강보장체계로 다시 짜내는 일, 그것이 건강연대의 소명이다.

전동균 / 건강연대 집행위원장

월간 <복지동향> 2000년 01월호(제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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