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ing-Andersen의 분류에 따르면 보수주의적 복지국가 유형에 속하는 독일은 근로활동시 지위 및 소득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사회보험이 소득보장의 주를 이루며, 최저급여에 대한 규정이 없는 대표적인 국가에 속한다. 이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장치를 가지고 있어 주목되는데, 사회보험제도에서는 비록 최저 급여제도는 존재하지 않지만 소득이 낮은 근로자에 대해 보험료 납부와 급여 양 측면에서의 보호적 조치를 통해, 그리고 공적부조제도에서는 영미와는 달리 근로능력 유무와 관계없이 남성 가구주에게도 보호를 행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사회보험제도에서의 비정규직 근로자 중 일부를 한계근로자라 규정하여 보호하는 장치와 나머지 비정규 근로자에 대한 보호장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비정규 근로형태 중 일부를 한계적 고용으로 분류
독일에서는 비정규 근로형태 중 일부를 사회법전 4권 8조에 의거 한계적 고용(geringf gige Arbeit: insignificant employment)이라 분류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해서는 개별 사회보험법에서 규정된 최저기준에 미달할 경우 산재를 제외한 사회보험에의 가입의무가 면제되고 보험료도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한계적 고용은 단기적 고용과는 구별되는데, 주당 15시간 미만(1998년 1월 1일 이전 실업보험에서는 주당 18시간 미만)의 근로시간과 임금이 연금보험 가입자 전체의 월 평균임금(1997년 현재 약 4,100DM, 동독지역 3,550DM)의 1/7에 미달할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데, 1997년의 경우 이의 기준 소득액은 610 DM(동독지역 520 DM; 1999년 630 DM)이 되고 있다. 임금 이외 여타 소득이 있어도 한계고용에 의한 임금이 총소득의 1/6이 되지 못할 경우(총소득이 월 3,600 DM)에는 이 규정이 적용된다.
한편, 단기적 고용은 1년 중 2개월 이상을 근로하지 않는 경우이며, 여기에서 2개월이란 주당 적어도 5일 이상은 계속해서 일하는 경우에 기준한 것으로, 주당 5일 미만을 근로할 경우 년 50일 이하의 기준이 적용된다. 물론, 단기적 고용 근로자 중 임금이 평균임금의 1/7이나 전체소득의 1/6에 미달할 경우에는 한계근로라 인정된다. 반면, 소득이 기준 이상일 경우에는 유의미한 경제활동자로 분류되어, 한계근로가 아니라 직업적인 근로로 인정되고 있다. 학생의 경우는 근로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직업적인 근로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편, 한계근로가 여러개 병행될 경우 이들의 임금과 근로시간을 합산하여 기준에 미달 또는 초과 여부를 평가하여 보험가입 의무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료와 급여로 본 사회보험제도에서의 보호
한계근로자 등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제도에서의 보호는 보험료와 급여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보험료 부담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1999년 이전에는 한계 근로자의 경우 근로자 본인은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반면, 사용자에게는 한계 근로자에 대해 보험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는데, 연금보험의 경우는 근로자 임금의 12%를, 실업보험에서는 보험가입선의 임금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사용자가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사용자가 보험료를 납부하더라도 이것만으로 근로자의 수급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한계근로에 해당하지 않지만 월 임금이 610 DM에 미달하는 경우 사용자는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1999년 4월 이후 독일에서는 한계근로자에 대해 연금에의 임의가입 규정을 추가하였는데, 임의가입시 사업주는 한계근로자 임금의 12%를 보험료로, 근로자 본인은 7.3%의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보험의 경우는, 한계근로자에 대해 사업주가 임금의 10%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초기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9년말 현재 독일에서는 한계근로자 중 약 350만명이 연금보험에 임의가입한 것으로 나타나,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 급여측면에서의 보호조치를 살펴보면, 실업보험의 경우에는 일반 근로자는 1년 가입기간에 대해 6개월의 급여기간이 적용되는데 반해, 건설근로자나 계절근로자에 대해서는 6개월 가입에 대해 3개월 또는 8개월 가입에 4개월의 급여기간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연금보험의 경우에는 연금 산정에서 군복무기간, 직업훈련기간 등이 가입기간으로 산정되며, 저소득 근로자에 대해서는 '최저소득에 따른 연금', 곧 "장기간 최저 보험료 납부 저소득 근로자들에게는 근로자 평균임금의 75%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낸 것으로 간주하여 연금을 산정하는 제도"가 도입되어 있다. 또한, 연금보험에서는 한계근로로 인해 보험가입이 이루어지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사용자 부담분의 보험료를 가입기간의 소득으로 간주하여 임금을 상향조정하여 주기도 한다. 한편, 의료보험에서는 피보험자의 부담이 지나치게 클 경우 입원부담금을 제외한 약품, 보조기, 교통비, 예방 및 요양비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면제하여 주기도 한다.
한계고용에 대한 보험가입의무 면제의 정치적 논란
한계고용에 대한 보험가입의무 면제는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다. 입법부에서는 한계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의 적용이 생활보장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들을 사회보험에 가입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왔다. 그러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보험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정규 일자리를 다수의 한계 근로자들로 고용토록 하는 유인력을 갖으며, 실제로 하나의 정규 일자리에 여러 사람을 고용한 것처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허위보고를 막기 위해 독일에서는 한계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 관련 신고의무가 도입되어 있다.
한편, 1999년 4월에 도입된 한계근로자의 임의가입 규정은 도입 당시 상당히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다. 630 DM의 기준에 미달하는 소득자에 대해서도 임의가입을 통해 사용자에게 보험료를 추가부담하게 하는 것은 ① 창업을 하는 자영자에게 창업의지를 약화시키며, ② 총 일자리 수를 감소시킴으로써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반대도 상당히 있어 왔다. 그렇지만, 자영자가 아니면서 자영으로 위장하여 사회보험 가입의무를 회피하는 근로자를 가입시키고, 보호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이와 같은 조치들이 도입되었으며, 현재로서는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료: BMA, bersicht ber das Sozialrecht, Bonn, 1997; Der Spiegel, 1999; Sozialpolitische Informationen, 1999 & 2000.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5월호(제31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