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복지계에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중앙대에서 '사회복지관 직원 총궐기대회'가 열려 수백명의 사회복지사들이 모여 서울시의 사회복지관 정책에 대한 항의 집회를 가졌다. 모인 사회복지사의 수도 그렇지만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서울시의 정책에 이렇게 공개적이고 집단적인 방법으로 항의 의사와 요구를 밝힌 적이 없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사회복지계에서 정부에 대해 불만이나 요구가 있을 때 이처럼 시위를 통해 의사를 밝힌 적은 거의 없다. 사회복지계가 장외 집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 적은 몇 년 전의 사회복지사 자격과 관련된 문제로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한 것이 거의 처음일 것이다. 그리고 작년의 장애인 생활시설 생활지도교사 2교대 문제로 집회를 가지고 시설장들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한 정도가 전부이다.
그러나 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밝히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 내용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내용의 핵심은 복지관 평가제도의 개선과 복지관 운영을 위한 기본 예산의 확보로, 이들 문제는 항상 사회복지관에 대해 논의할 때마다 거론되던 사항으로 전혀 새로운 문제가 아니며, 다만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의 지침과 다른 지침을 적용함으로써 문제의 정도와 내용이 다른 지역과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백명의 사회복지사가 모여 궐기대회를 하는 전에 없던 의사 표현 방법이 나타나게 된 것은 문제 그 자체보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울시의 대처 방안이 부적절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번 궐기대회를 촉발시킨 것은 평가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궐기 대회의 요구는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상위 20%에 대한 인센티브를 거부하고, 이에 따라 복지관 예산의 100%를 지원할 것과 평가지표 개선과정에 실무자들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담고 있다. 사실 이런 정도의 요구 사항은 당연한 것으로 궐기대회를 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서울시의 복지관 평가는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복지부가 전국적인 복지관 평가를 하기 이전에 이미 도입되었다. 서울시가 복지부나 다른 지역에 앞서 평가제를 도입한 것은 필요한 조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입 당시부터 평가지표의 구성이나 평가자의 선정, 평가 결과의 활용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현 시점에서 복지관 사업에 대한 평가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지표로 누가, 언제,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최선의 평가를 위해서는 많은 수의 학자와 실무자들이 논의를 거쳐 합의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복지관 현장으로부터 많은 개선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이러한 의견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고 매년 평가를 밀어 부치면서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서울시 지침에 대해 사회복지관협회 등에서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서울시의 입장은 별로 변화가 없었고 경실련에서도 평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공청회를 열 것을 제안하였지만 서울시의 무반응으로 무산되었다. 이러한 서울시의 부적절한 대응이 서울시 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을 궐기대회라는 장외집회로 밀어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복지관 평가는 서울시와 복지부의 평가가 2원화 되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복잡하다.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반드시 중앙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더욱이 중앙정부의 정책이 지방자치단체의 정책보다 항상 우수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복지관 평가에 있어서는 서울시의 입장이 더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 지역의 복지관과 다른 지역의 복지관들이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운영자나 재정, 그리고 복지관이 하는, 또는 해야 하는 업무들이 다르다고 보기 어려우며(물론 지역적 특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동일한 원칙아래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평가에 있어서도 지표의 구성이나 평가주기, 평가방법 등에 있어서 서울시가 복지부와 다른 기준으로, 그것도 매년(다시 격년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2년이라는 주기의 타당성도 약하다) 시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년에 이루어진 평가를 보면 지표구성이나 평가단 구성 등에 있어 커다란 차별성도 없이 복지부와 서울시가 별도로 평가를 함으로써 복지관에 2중의 부담을 주었을 뿐이다.
이제 서울시가 아집을 버리고 독자적인 평가를 고집하지 말고 복지부와 사회복지관 협회 등과 협의를 거쳐 보다 바람직한 평가 방안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8월호(제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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