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9-10   848

다양한 복지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다복이'란 '다양한 사회복지 이야기'를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복지의 취지를 가장 잘 말해주는 것이 바로 이 '다양한' 이란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11월 쯤, 대학원에서 같이 사회사업을 공부했던 수미언니가 아주 조심스럽게 '다복이' 일을 제의해 왔다. 그때 당시는 '다복이'란 이름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사회복지라는 타이틀을 걸지 않았더라도, 사회복지 기관에 종사하지 않아도, 복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나 기관들을 소개하는 웹사이트(www.socialwork.ne.kr)를 만들고 싶다며 같이 일하자고 언니가 제의해 왔다.

결혼하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바로 '여유'였다. 이는 남편의 직장 때문에 결혼생활을 안동에서 시작했기 때문으로 치열함 속에 늘 밤 늦게까지 일하느라 긴장의 연속이었던 서울에서의 복지관 생활과는 달리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밤 9시 정도만 되면 거리가 한산한 안동에서의 생활은 참 여유로웠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앞으로 사회복지 일을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사회복지에 대한 갈등이나 치열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현실에 만족하고 있는 터라, 선뜻 제의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거절하기엔 취지가 너무 좋았다.

사회복지에 있어 사회연대 의식은 필요충분조건이면서 목표이기도 하다. 사회연대의식의 확산은 바로 서로의 다양함과 다른 점을 인정할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시작한 다복이.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과 단체, 기관들을 만나고 섭외하는 과정은 발견의 과정이었다. 너무나 다양한 곳에서 우리 사는 사회가 좀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모습들이 있었다.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성남 외국인노동자·중국동포의 집, 도시지역의 토지·주택·산업·환경문제 등에 대한 연구와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한국도시연구소,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더불어 실천하는 치과의사들의 모임인 건치(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권 운동의 중심이 되는 인권운동사랑방, 지하철노조 활동가인 박기효님(현재 그는 직장을 그만둔 상태입니다만), 신라대 사회복지학과의 박광준 교수와 민중복지연대의 한진님의 칼럼, 전신마비장애를 이겨내며 시와 수필 작업을 하시는 임종욱님의 수필, 참여연대 등과 함께 시작한 다복이.

그러나 '지난 3월 5일 다복이가 오픈한 이후로 충분히 이들의 모습을 알리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부분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었는가?' 자문해 보면 많이 부끄럽다. 수미언니와 둘이서 시작한 다복이. 두 운영자가 공부와 직장문제로 한 명은 미국에, 한 명은 한국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 긴밀히 연락을 취하기 어려운 점에서부터 시작하여 원고 취합과, 사례와 기관 발굴, 섭외 등 사소한 모든 일들이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웠던 건, 자꾸 자신이 없어지는 심리적인 문제였다.

그럴 때 마다 생각해 본다. 다복이를 시작하게된 동기를 말이다.

다복이를 보면서 어떤 이들은 "이게 복지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린 "복지야"하고 웃으며 말하겠다. 대학원에서 '사회사업'을 전공하면서 실습을 나가야했다. 수미언니는 이주노동자 상담소로 실습을 나가려 했으나 나갈 수 없었다. 그곳엔 슈퍼바이저를 해줄 사회사업가가 없기 때문에 교수의 허락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이주노동 분야가 사회문제로 인식될 뿐 복지문제로는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허락을 받기는 더 어려웠다. 그때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주노동자 복지'는 누가 만들지?

사회복지는 사회복지라는 테두리를 넘어, 각 계 각 분야에서 이뤄지는 모든 전문 지식과 노력들이 결국엔 사람을 위한 지식과 노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들과 수혜자들, 일부 참여자들만의 사회복지가 아닌, 우리 모두가 누리고, 참여하는 사회복지가 되어야할 것이다.

세상을 넓게 보고, 사회문제에 민감하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발생한 일에 대해서 뒤늦게 뒤치닥거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을 예견하면서 복지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하고, 요구할 것에는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어야겠다.

다복이도 다양한 요구와 목소리를 담아내고, 당당하게 사회에 발언하며,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남기화/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경북지부 사무국장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9월호(제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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