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9-10   1409

의료사회사업 경험하기

'의료사회사업'라는 단어를 들은 것은 지난 1학기 '사회복지실천론' 시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학교에 '의료사회사업론'이 개설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다만 의료사회사업은 복지 선진국에서는 많이 보편화되어 있는 사회복지분야 중 하나이며 우리 나라에서도 점차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실천론 시간에 들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나의 관심이 가는 사회복지분야임은 틀림이 없었다.

그러던 중 방학 때 실습기관으로 친구와 수녀님의 소개로 부천(소사역 부근)에 있는 '가톨릭대성가병원'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비록 의료사회사업론을 배우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지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실습을 한다는 것이 기쁘고 설레었다.

가톨릭대성가병원 진료부에서의 5주

가톨릭대성가병원의 사회사업과는 본원 옆 성요셉관 3층에 행정 부서들과 함께 위치하고 있었다. 사회사업가는 사회사업을 전공한 병원 재단 성가소비녀회 소속 수녀님 6분들이었다. 실습기간은 7월11일부터 8월9일까지 5주간이었으며 주로 병원 내 일반의료사회사업 업무를 보고 익혔다. 실습지 필독서는 모두 6권으로 알콜중독 관련 4권, 호스피스 관련 1권, 의료윤리 관련 1권 등이었다. 특히 여기서 알콜중독 관련 책이 많은 이유는 병원 내에 사회사업과가 운영하고 있는 알코올의존치료센터가 있었고 실습기간 중 센터 프로그램을 참관하는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병원에서는 청소년 자원봉사교육/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었는데 사회사업과에서 맡아서 하고 있었다. 특히 청소년 자원봉사자교육은 봉사 전 사전교육과 봉사 후 평가회를 실시하는 등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교육은 실습기간동안은 사회사업가수녀님의 지도하에 실습생들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 이루어져

전반적인 가톨릭대성가병원 내 의료사회사업의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았다.

첫째, 병원 재단 자체가 '사회복지'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인지 우리가 배운 이론이 대부분 실천되고 있었다. 이것은 기구편제에서 사회사업과가 타 병원처럼 행정관리부나 원목실 밑에 속한 것이 아니라 진료부에 속해 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둘째, 경제적인 문제는 의뢰한 사람의 요구에 따라 경제능력 조사 및 사정, 진료비/경제적 지원, 사회보장/법적 제도에 대한 정보제공과 지원, 병원 외적 자원과의 연결 등을 해주고 있었다.

특히 이 병원은 자선진료와 현금진료가 동시에 병행되고 있어서 클라이언트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경제적 의료비지원은 크게 자선진료, 현금진료, 외국인노동자지원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선진료는 본 병원에서 연 약 1-2억 정도를 지원하는 진료로서 이 병원에 클라이언트가 입원해 있을 경우에 해당되었다. 현금진료는 '성가자선회'라는 병원직원들의 모금으로 매월 약 270만원이 모아지고 있으며 바자회 때 모았던 원금 1억의 이자를 사용하여 혜택을 주고 있었다. 주로 사정이 좋지 않은 외래환자들의 약값 등을 현금의료비로 내주거나 입원환자의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는데 쓰이고 있었다. 또한 퇴원 후 필요한 재활보조기구 등을 지원해주는데도 사용하고 있었다.

의술은 인술, 복지는 인술의 수단

셋째, 병원 내에 알콜의존치료센터가 있어서 사회사업과 수녀님들이 수련생들에게(알콜중독자들)낮 시간동안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타 병원에 비해 정신보건사회사업의 비중이 약간 높은 편이었다 .

넷째, 병원 전체 신규직원의 교육을 맡고 있었다. '의술은 인술이다.'라는 말은 이 병원에서 실습을 하면서 들은 말 중 가장 뇌리에 남는 말이다. 이처럼 카톨릭대 성가병원에서는 한사람을 인간으로의 존엄을 중시하고 나아가 '사회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또한 이 병원 사회사업과는 전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업무흐름 과정을 가지고 있었다.

가톨릭대 성가병원 사회사업과 업무흐름

의료진/가족이나 환자/사회사업가의 Screening/지역사회/기타(직원이 소개) 등에 의한 문의나 의뢰
초기 면접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상태를 파악
사례에 대한 각 전문가들의 회의
사례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연결 및 시행

또한 이 과정에서 의료진이 사회사업과의 의뢰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 역시 이 병원의 신규직원의 교육을 비롯한 평소에 병원에서 사회사업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이러한 현상을 조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듯했다.

이 밖에도 이 병원에서는 지역 내의 사회복지사들의 정기적인 모임을 위한 장소 제공, 외국인들의 의료혜택을 위해 white card를 제작 & 제공하여 의료비 지원의 혜택을 주는 등의 이 병원만의 특색 있는 사회사업을 하고 있었다.

실습5주. 짧지만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실습 마지막 때 외국인 사례를 맡아 사례회의를 한 것, 의료사회 면접 기록법을 배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실습을 하면서 차츰 '의료사회사업'이 우리 나라에도 머지않아 보편화 될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의료 역시 하나의 서비스직종으로서 '소비자 중심'으로 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히 의료사회사업은 점차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기관 방문 시 가게된 카톨릭대 의정부 성모병원의 윤기영 팀장님께 들었던 강의에서 느낀 것으로, 곧 다가올 그러한 미래를 위해 우리는 지금부터 의료사회복지계의 전문적인 역량을 기르기 위해 의사처럼 인턴이나 레지던트 제도 등 전문인으로의 양성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준비가 시급하다고 느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칫하면 인간의 존엄성을 경시하기 쉬운 의료계에 있어 의료사회복지는 클라이언트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각 사람을 대하는 '진정한 인간존중'이라는 정신과 함께 이론적이고 피상적인 사랑이 아닌 실천적이고 진정한 사랑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톨릭대성가병원의 사회사업과에서 실습을 마치게 되면서 이 병원이 클라이언트를 위한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 거의 대부분의 이론이 실천되고 있는 실습지라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수녀님 이외의 일반인 사회사업가도 채용되고, 재활의학과와의 연계가 활발해진다면 더욱 질 좋은 사회복지서비스로 클라이언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예비사회복지사로서 아직은 열악한 우리 나라 의료사회사업의 실정이 진정 클라이언트를 위한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게 될 머지 않은 밝은 미래를 꿈꾸어 본다.

한영은/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3학년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9월호(제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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