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1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법 제정 과정에서부터 시민사회단체의 관심과 역할이 컸던 만큼 현재의 제도에 대한 개선요구도 큽니다. 그러나 정부측에서는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주장이고,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우리 사회의 마지막 그물망이고, 경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의 생존을 책임지는 제도입니다. 문제는 그 생존 수준의 적절성인데, 시민사회단체들은 미흡하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정부측에서는 현재의 수준이 최선이라는 주장인 것입니다.
12월이 되면 내년도 최저생계비를 다시 발표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수급자들의 보장수준과 선정기준도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최저생계비 결정의 타당성이 객관적으로 산출될 부분에 못지 않게 정부 나아가 우리사회의 의지에 달려있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우선적으로는 보건복지부의 정책의지와 예산 확보가 중요하고 나아가서는 우리사회가 공유하는 연대성의 크기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생활보호제도가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변화된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생활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복지정책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는 '일자리 나누기 정신'과 같은 사회적 연대성에 기초하는 것일 겁니다. 이번 복지동향에는 이러한 이슈를 둘러싼 내면적으로 치열한 이념적 갈등이 내재하고 있습니다.
동향에서 다루는 이슈들도 기본적으로 그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들이라고 봅니다. 우선은 사회복지종사자들의 권리찾기가 노동조합 결성의 모색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립니다. 90년대 초반 좌절되었던 사회복지노조운동이 성공할 수 있는 주객관적 조건이 성숙하고 있는지가 관심입니다. 다음으로, 영구임대주택의 추가적인 공급이 중단된 상태에서 서울시가 입주조건을 상실한 세입자들에게 일정기간 후 퇴거조치를 예고함에 따라 세입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은 없는지 답답한 마음입니다. 그 외 2003년에 100조원을 돌파하게 될 국민연금기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대안을 모색한 공청회 소식을 전하고, 최근 도입이 거론되고 있는 노인요양보험이 우리 사회 노령화에 대비하는 진정한 해법인지 진단해 보았습니다. 또한 몇 호에 걸친 유럽 각 국의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방안에 대한 기획을 마무리하면서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았습니다.
이번 호 논쟁에서는 최근 거론되고 있는 건강보험의 민영화 논의와 관련하여 그 선봉이랄 수 있는 의료저축계정(MSA)에 대한 찬반론을 다룸으로써 독자들의 판단을 돕고자 하였습니다. 신문고란에서 다루고 있는, 건강보험 보험료 체납으로 압류통지를 받은 한 시민의 경험과 연결시켜 보시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입자 나아가 국민의 권리 보장이 우선적인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외 일일이 언급하지 못한 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10월호 제작과 전달이 늦어져 책을 기다리는 독자님들께 미안한 마음도 함께 전합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1년 10월호(제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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