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8 2008-08-02   774

[편집인의 글] 희한한 ABR 정책


 

 

희한한 ABR 정책

 



 

 

이태수
복지동향 편집인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 보건복지정책이 도통 보이지를 않는다.
  보건복지가족부 초대장관은 임명의 문턱은 넘었으나 끝내 문고리에 걸린 옷자락 때문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복지계에서 “제발 처우개선 하나만이라도 해결했었으면…”하는 뒤늦은 한숨이 나온단다.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을 모두 다 뒤집을 것 같은 기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의료산업의 선진화란 미명하에 의료민영화를 시도한 것도 참여정부요, 바우처  사업을 통해 전체 복지서비스 시장을 영리의 장으로 내몰 수 있는 화근을 제시한 것도 참여정부다. 보육료 자율화의 덫도 참여정부에서 시작하였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설계도면도 참여정부에서 그렸다. 국민연금기금운용체계도 참여정부 말엽에 내놓은 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로 재현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참여정부에서 진보진영에 의해 문제로 지적된 것만큼은 꼬박꼬박 아무런 소리 없이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에서나 지금이나 화두가 되고 있는 보건복지계의 과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전 제시나 청사진도 없다. 신빈곤의 해소, 사회보험의 사각지대 해소, 기초연금제 도입을 비롯한 노후소득보장체계의 정비, 저출산․고령화사회에 대한 대비책, 양성평등사회의 실현, 아동투자정책, 보편적 복지를 위한 전달체계의 혁신,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책, 의료급여 개악조치의 환원, 전문직 사회적 일자리 창출, …. 등등 수많은  아젠다가 실종되고 있다. 오로지 효율적인 전달체계의 집행이란  말아래 무엇가 깜짝쇼를 준비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이명박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간간히 이야기되는 ABR(Anything But Rho, 노무현만 아니면 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사회복지정책에서 진작 반전시켜야 할 정책은 NBR(Nothing But Rho, 오직 노무현 따라하기)로 일관하고 있고, 계승해야 하는 정책에서는 ABR이다. 매우 해괴하고 희안한 풍경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번 호에서는 작년 7월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한 평가를 시도해 보았다. 특히 사회복지계에도 ‘비정규직의 바다’가 이미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실상과 영향력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 보려 하였다. 사회복지인력의 불안정성 하에서 질높은 공공서비스가 기대될 수 없는 터에, 기존 인력의 소진과 유출현상까지 지속되면서 여전히 현장에는 시름만이 가득하다.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후보시절이나 인수위시절, 그리고 물론 취임이후 현집권층으로부터는 어떤 적극적인 해결의지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비정규직이 범람하는 눈물의 바다가 언제 해일이 되어 우리 시대에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낼 지 모를 일이다. 두려운 현실에서 시민사회복지계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때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08월호(제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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