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06-10   2230

[동향1] 국민연금제도의 향후 개선과제

국민연금제도의 향후 개선과제
– 성인지적 관점에서

김영미 l 동국대학교 강사

들어가며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경제활동을 기반으로 설계된 제도라는 점에서 취업에 따른 소득을 기초로 구축되었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여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노후소득보장제도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1999년 국민연금제도가 명실공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제도로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출산크레딧과 유족연금, 분할연금 등 여성의 연금수급권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남성에 비하여 20% 이상 낮고, 납입하는 보험료가 적어 연금급여의 소득대체율도 현저히 낮은 상황에 기인한다. 특히, 현행 국민연금제도가 남성부양자를 중심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여성이 피부양자의 위치에서 국민연금 가입대상에서 제외되고, 결혼과 출산 등의 사유로 노동시장에서 벗어나게 되어 연금수급을 위한 최소가입기간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제기는 국민연금제도가 전통적으로 정규직의 임금노동자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이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과 여성들이 저임금의 비정규 일자리에 취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여성의 평등한 연금수급권 확보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민연금제도가 남성부양자 중심에서 개인중심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성인지적 관점에 입각하여 국민연금제도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개선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여성의 수급권 확대는 물론 보다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향후의 개선과제

당연가입 대상의 확대

국민연금제도의 광범위한 사각지대는 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실상 사회보험혜택에서 벗어나 있는 자들에 대한 문제이다. 즉 사각지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사회보험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 의무가입자의 범위를 현행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18세 미만의 근로자는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 임의가입의 형태로 연금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적어도 9년의 의무교육기간을 마친 18세 미만의 근로자는 사용자 동의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국민연금 가입대상을 확대시킴으로써 조기가입을 용이하게 하고, 장기간의 연금가입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해를 제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시간 근로자나 단기계약에 의하여 고용되는 근로자도 당연가입대상에 포함시키되, 이들이 지속적으로 가입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안을 함께 제공하여야 한다. 예컨대 고용률 증가를 위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이나 유연한 납입 가능성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그 밖에 가족으로만 구성된 사업체나 무급가족종사자의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의무가입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일정한 범위 내에서 가입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최소가입기간의 축소

국민연금수급권이 인정되기 위한 최소가입기간은 현재 10년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에서의 열악한 지위에 있는 여성의 경우 가입이력이 짧아 최소가입기간을 충족하지 못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에 비해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의 최소가입기간을 충족한 여성가입자는 제도적으로 남성에 비해 유리하다. 반대로 최소가입기간을 충족하지 못해 수급권을 확보하지 못한 여성은 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제도가 장기가입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의 취업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가입기간의 장기성만 강조한다면 남성과 여성의 급여수준은 좁힐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행 10년의 최소가입기간을 독일의 법정연금과 같이 5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한다. 적어도 10년 미만으로 최소 가입기간을 설정함으로써 보다 많은 여성들이 연금에 가입하여 연금수급권을 취득하게 되면, 그 만큼 연금사각지대는 감소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가입기간의 축소만으로도 충분히 연금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된다.

출산․양육기간과 돌봄노동의 가입기간 인정

현행 국민연금법은 출산크레딧을 인정함으로써 출산을 원인으로 한 가입기간의 추가산입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출산에 의한 추가산입은 추가산입의 대상자를 부부가 합의하거나 배우자간에 균분하지 않고 실제로 양육을 한 배우자 일방의 가입기간에 산입하도록 함으로써 여성의 가입기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추가산입제도는 모든 자녀에 대해 적용되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자녀양육을 위해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 사회보험법적으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행 출산크레딧을 보완하여 양육크레딧이 인정될 필요가 있다. 물론 현행 출산크레딧이 단지 산전·후의 모성보호기간에 한하여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12개월 이상 50개월 미만으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양육크레딧을 인정할 경우 중복되는 측면이 발생한다. 이에 대한 조정은 양육크레딧이 출산크레딧을 포괄하거나 별도로 구분하여 정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는 출산크레딧이 출산한 모든 여성에 대해 인정되는 것과 달리 양육기간에 대한 추가산입은 실제 양육기간 동안 취업을 하지 않은 여성에 한하여 인정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추가적으로 돌봄노동을 사회적 참여의 한 형태로 인정한다면 사회보험혜택이 동반되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돌봄노동을 제공한 가족구성원에 대해 그 기간의 일부를 연금가입기간으로 산입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연금분할조건의 완화와 분할방식의 개선

이혼으로 취득하는 분할연금청구권은 3년 이내에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하여야 하고, 60세에 도달한 때 분할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국민연금법은 분할연금청구권의 성립조건으로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연금분할의 요건으로 혼인기간을 3년으로 축소하여 여성의 연금수급권을 제약하는 요인을 제거할 필요성이 있으며, 다른 직역연금과의 관계에서도 국민연금법상의 연금분할청구권이 동일하게 인정되도록 명문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연금분할은 현가산정방식에 따라 장래 수령할 노령연금의 일시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그 절반의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률이 증가하면서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현가산정방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대해 이혼판결이 선고될 당시에 특정한 연금액을 정하지 않고, 연금분할비율만을 결정한 후에 실제 연금을 수령할 때에 분할연금수급권자인 상대방 배우자에게 그 비율에 상응하는 연금액을 지급하는 방식, 즉 ‘비율인정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수정적립방식의 연금재정방식에 있어서는 ‘현가산정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분할연금 수급권자에게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으나, 연금기금의 적립규모가 감소되고 부과방식에 의한 연금재정비율이 증가하게 되는 시점에 이르면, 비율인정방식이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인정될 것이다.

한편, 분할연금이 사실혼 확인을 포함하여 재판상 이혼이나 협의이혼과정에서 이혼조정절차를 거치면서 가정법원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가정법원의 확인결정에 의해 분할연금이 확정되면, 수급권자가 국민연금공단에 별도로 신청할 필요 없이 이혼의 성립과 연금분할이 관할 관청에 통보되도록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절차적 개선은 분할연금수급권이 신청기간인 3년의 소멸시효를 벗어나게 함으로써 법률서비스에 취약한 여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보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다만, 가정법원과 국민연금공단 사이에 업무연계가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방안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유족연금 및 부양가족연금의 개선

유족연금의 급여액은 가입기간에 따라 기본연금액의 40%에서 60% 수준으로 지급된다. 20년 가입 평균소득자의 경우 기본연금액의 소득대체율이 30%임을 고려하면 유족연금의 실질적인 급여수준은 평균소득의 12%에서 18%에 부양가족연금을 더한 액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 40년 가입을 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이 40%까지 낮아지게 되면 유족연금의 급여수준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유족연금 급여수준으로는 남성부양자의 사망이라는 위험에 대해 피부양자인 여성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

따라서 10년 미만의 가입기간에 대해서는 기본연금액의 50% 수준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10년에서 20년 미만의 가입기간에 대해서는 기간에 비례하여 상향조정하고, 20년 이상 가입기간에 대해서는 기본연금액의 70% 수준까지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현행 유족연금이 자녀유무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최우선 순위자인 배우자에게 지급되고 있는데, 가족지위에 근거하여 적어도 학업 중이고 25세 미만인 자녀가 있는 배우자에게는 이를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연금액이 지급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유족연금 수급권자의 범위는 배우자와 자녀로 한정하되 자녀의 수급요건을 완화하여 18세 이상이어도 별도의 장애등급 여부와 관계없이 학업 등 개별적인 수요가 있을 경우 25세까지는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녀의 안정적인 생활보장을 위하여 배우자연금과 별도로 자녀연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자녀연금은 입양과 파양과 같은 가족법상의 지위변화에 관계없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양가족연금 역시 급여수준이 매우 낮아 노후소득보장이라고 하기에는 실효성이 적다. 따라서 피부양자인 여성배우자의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여 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는 가구원의 필요소득 수준을 반영하여 여성의 연금수급권이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즉 기본연금액과 연계하되 가구형태에 따라 부양가족연금 수준을 보다 높게 책정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행 부양가족연금을 폐지하고 유족연금을 배우자연금 및 자녀연금으로 구분할 경우에는 기본연금액의 상향조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나오며

국민연금제도는 외적인 환경, 특히 노동시장, 저출산·고령화 등의 사회적 또는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취업활동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이 국민연금에의 가입과 연금수급권 취득 및 급여수준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체제가 잔존해 있는 상황에서 여성은 가사노동을 중심으로 피부양자의 지위에 있거나 취약한 근로여건으로 국민연금 가입자의 지위를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고, 낮은 연금액을 수령할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노후소득보장혜택을 받게 된다. 물론 국민연금제도의 소득재분배 기능에 의해 저소득층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소득의 장기가입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제도를 1인 1연금체계로 전환하고, 실질적으로 결혼, 출산, 양육 등을 이유로 단절된 기간을 분할연금이나 추가산입제도를 확대하여야 한다. 또한 유족연금과 부양가족연금의 개편 및 연금분할을 위한 조건을 완화하고, 당연가입 대상의 확대, 최소가입기간의 축소, 법원에 의한 연금분할 등을 실현할 때 취약한 여성의 국민연금법적 지위가 향상될 수 있다.

참고문헌

강성호·김철주·최은아, 여성의 연금수급권 강화를 위한 국민연금 개선방안 연구 – 유족, 부양가족연금 중심으로, 국민연금연구원, 2007.

권문일, 이혼여성과 연금수급권 – 분할연금을 중심으로, 상황과 복지, 통권 제15호, 2003.8., 243-273면.

김용하, 국민연금제도의 장기적 구조조정 방안, 보건복지포럼 통권 제4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997, 35-43면.

유호선, 국민연금에서 분할연금제도의 성평등적 발전방안, 2013년 봄호, 45-51면.

주소현·정순희·최혜경, 여성의 노후소득안정화 방안연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0.

월간 <복지동향> 2014년 6월호(제1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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