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03-10   1537

[기획주제1] 박근혜 정부의 1년 평가: 수급자수 감소와 예산 동결

박근혜 정부의 1년 평가: 수급자수 감소와 예산 동결

 

허 선|순천향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어가며

 

이제 박근혜정부도 1년이 지났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대통령의 인기는 역대 대통령보다 더 높다고 한다. 높은 인기의 요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 간의 복지공약의 차이를 크게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공약은 이전 보수정당의 후보에 비해 파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몇가지 보편적 복지를 공약에 포함시켰고 1년이 지난 지금 예산조달방법의 논란은 있지만 ‘전계층 무상보육’과 같은 정책은 이미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노령연금과 같이 공약의 후퇴 등 복지 공약의 그 진정성에 많은 사람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과연 박대통령의 공약은 임기 중 어떤 것이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박근혜대통령의 복지공약 중의 하나가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 혹은 ‘개별급여’라고 불리는 공공부조제도의 개혁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4년 10월에 시행될 예정으로 있고 현재 국회에서 법안 개정을 둘러싸고 논의 중에 있다. 다른 공약도 그러하듯이 개편안은 매우 그럴듯하고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법 개정을 비롯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공약의 이행 정도를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을 볼 때 어느 정도의 예측은 가능하고 지금은 잘못된 개편안이 나오지 않도록 모두다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 시점이다. 박근혜정부의 기초생활보장제도 1년 운영을 되짚어보고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의 준비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박근혜 정부 기초보장정책의 특징

 

지금까지 나타난 박근혜정부 기초보장정책의 특징은 수급자수의 감소와 예산의 동결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표1>에서 볼 수 있는바와 같이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년의 경우 158만명에 달하던 수급자수가 점차로 감소하더니 2013년에는 135만명으로 감소하였다. 그리고 보통 1월이 되면 인상된 최저생계비가 적용되어 수급자수가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2014년의 경우도 수급자수는 증가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빈곤율이 감소한다는 통계는 나오지 않는데 어찌하여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일까? 그것은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부정수급자 발굴에 노력하는 것 보다 현실화된 선정기준의 적용에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 도입에 따라 수급자 및 부양의무자의 소득 및 재산을 파악하기가 훨씬 쉬워지면서 수급 중지 및 급여감소자가 대거 늘어나게 된 것이 수급자수가 감소한 주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수급자의 불규칙한 아르바이트나 일용 소득까지 사통망에 잡히게 되면서 기계적으로 수급자를 탈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2014년 기초생활보장예산은 약 3.1% 수준 증액되었다. 이는 전년도 인상률 9.0%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계획을 볼 때 60~80만명의 수급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한 소위 “맞춤형 개별급여”로의 제도 개편이 2014년 10월에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9월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발표한 정부 계획대로라면 개별급여 선정기준을 기존의 기준보다 올려서 수급자는 늘리고, 각급여의 보장성도 강화하며,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부양의무자기준 완화 효과로만 12만명 증가 예상)할 계획인데, 기초보장예산의 평균 인상률과 최저생계비 인상률(5.5%)에도 못 미치는 적은 예산만 인상하였을 뿐이다. ‘2014년 7월부터 기초노령연금이 확대되어 기존의 노인수급자에게 지급되던 생계급여의 예산 일부가 줄어들 수 있고’, ‘교육급여의 경우는 2015년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는 정부의 해명을 감안한다고 해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산증액없이 보장성도 강화하고 수급자수를 대폭 늘리는 마법이 도대체 무엇일지가 궁금할 뿐이다.

 

각 급여별로 선정기준을 다층화하여 현재 보다 높이는 것은 법 개정이후에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다른 선정기준 특히 부양의무자기준의 경우는 현행법상으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노무현정부는 그 해 편성된 기초보장예산이 남을 경우 하반기에 일부 기준을 완화해서라도 기 편성된 예산은 집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해 온 반면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는 선거가 있는 해를 제외하고는 일제조사로 인해 줄어든 수급자수와 덜 집행된 예산은 그대로 둔 채 줄어든 수급자수와 예산을 기준으로 다음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박근혜정부에서 1년이 지난시점 수급자수가 줄어든 채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일부 전문가들은 2014년 10월에 예정된 개별급여 시행시 보다 많은 인원을 늘린 것처럼 보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 답은 ‘맞춤형 개별급여’라고 부르는 제도의 구체적 시행 방안이 나타나는 법 개정이 완료되고 나면, 그리고 새 제도가 시행되는 10월이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3. 서울시의 사례가 주는 시사점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국적으로 2012년 보다 2013년의 기초보장수급자수가 감소하였지만 서울시의 경우는 조금 늘었다. 전국 수치와 서울시의 수치가 커다란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어서 속단하기는 이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여 진다.

 

서울시의 경우 1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시민참여형으로 2012년 10월에 ‘서울시민복지기준’을 마련하였고, 소득보장분야의 최저기준달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를 2013년 7월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시행 이후 시민단체로부터 예상이나 계획보다 수급자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긴 하였지만 서울형기초보장제도 시행을 통해 사각지대를 찾고 수급신청을 받다가 새로운 국민기초보장자격자들을 찾게 된 것이다.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는 현행 국민기초보장제도에 비해 부양의무자를 대폭완화한 전액 서울시의 시비로 운영하는 제도이다. 재산이 5억원이 되지 않고, 소득이 500만원이 넘지 않는 부양의무자는 부양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수급신청가구의 재산과 소득만을 가지고 서울형수급자로 선정한다.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에서는 소득기준을 최저생계비의 3/4수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재산기준은 국민기초보장제도보다 더 완화한 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의 새로운 시도가 중앙정부의 정책에 주는 또다른 시사점은 부양의무자기준을 대폭완화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적용해 보니 수급자수가 예상보다 훨씬 적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수급자로 선정되기 위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세가지 기준(소득기준, 재산기준, 부양의무자기준) 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조건 및 기준과 전달체계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각지대 규모 추계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여건상 부양의무자기준을 대폭 완화해도 수급자수는 쉽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박근혜정부는 이점을 깊이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 나가며

 

얼마전 송파구에서 발생한 세모녀자살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 지를 보여주고 있다. 수급신청을 했더라면 기초보장수급자나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지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법 개정 논의중인 국회에서는 세모녀의 사례도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에서 법을 개정하고자 하는 세모녀법이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과연 현행제도상 세모녀 가구는 수급자가 될 수 있었을까? 그 답은 정부에서 주장하듯이 ‘될 수 있다’일 것이다. 기초보장사업안내에 나와 있는 엄청나게 많은 예외규정과 특례기준을 적용하면 우리나라에 수급자가 되지 못할 가구는 많지 않다. 한가지만 예를 들자면 담당 공무원이 기준에 맞지 않지만 특별히 보호하고자 마음 먹는다면 지방생활보장위원회에 그 사례를 논의에 부쳐 수급자로 선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이러한 예외규정과 특례기준이 얼마나 적용받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예외 규정과 특례규정은 매년 변하고 있고 공무원들도 그 기준을 따라가기 힘들지언데, 일반 국민이 그 기준을 어떻게 알고 신청한다는 말인가? 현장에서 자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 적용하여 수급자에서 탈락시키는 많은 사례를 보아왔기에 현장 전문가들은 ‘세모녀가구가 수급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세모녀 가구에 친정부모나 시무모 중 소득은 전혀 없고 중소도시에 살면서 1억7천만원정도 되는 재산을 가지고 계신 분이 계셨더라면 그때는 정부는 어떤 반응을 했을까가 궁금하다. 그 정도의 재산도 팔아서 자녀가구를 부양하라고 하는 것이 수급자 선정기준의 일반적인 지침이다. 현실 적용은 지침상의 예외 규정과는 매우 다르다. 

 

세모녀와 비슷한 가구를 모두 수급자로 선정할 수 있었다고 강변하려면 현재의 수급자수는 전체 인구의 5% 이상 은 되었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침상 기준은 완화하는데 왜 수급자가 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더 이상 궤변을 늘어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매우 비현실적인 기준을 운영하면서 안타까운 사례가 나타날 경우 그 사례에만 적용될 수 있을 정도로 기준을 예외적으로 완화하는 소극적인 정책은 이만 끝내고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단순하게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기준을 현실화 하여야 할 것이다.

 

기초법 제정의 의의가 빈곤의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점에 있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 기조는 여전히 개인에게 다 떠넘기고 있다. 빈곤을 가족간의 연대 책임으로 몰아 가고 있다. 세모녀 두 딸의 가난은 절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아버지 치료비용으로 인해 주어진 가난이 있었고, 정부의 신용카드 남발 정책의 문제이고 신용불량자 대책과 근로빈곤층 대책의 실패로 봐야 한다. 복지 선진국이라면 60넘은 가난한 노모에게 병든 30대 딸의 기초생계와 치료비용을 모두 책임지도록 내버려 두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법 개정안에 진정으로 세모녀가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기준들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월간 <복지동향> 2014년 03월호(제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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