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03-10   585

[복지동향 185호] 편집인의 글

편집인의 글

장지연 l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

 

박근혜 정부 복지정책 1년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 한가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옛 구호인줄로만 알았던 “공명선거!”를 다시 꺼내서 내걸고, 부정선거 감시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만 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그렇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기본 중에 기본인 선거조차도 투명하게 치르지 못하는 나라에서 복지국가 만들기를 논의하는 것이 허망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어찌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뿐이겠는가 만은… 

 

그래도 이번 호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 1년을 평가한다. 새누리당은 열심히 현수막을 내건다. 과거 스웨덴 사민당의 캐치프레이즈였다는 ‘성장하는 복지국가’가 새누리당 이름으로 지금도 걸려있다. ‘기초연금 시간 끌기 NO! 어르신들 하루가 급합니다’라는 현수막도 보이고, 기초연금 7월 지급 무산 위기 어쩌고 하면서 마치 뭔가 주려고 하는데 민주당이 발목 잡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언론 플레이 기술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복지동향 이번 호에 실린 주은선 선생님 글 보시고 판단하시라. 우리들의 노후생활에서 공적연금이 차지하는 역할이 줄어들게끔 설계한 것이 이번 개편이라는 점, 그리고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의 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킨 것이 이번 개편이라는 점을 꼼꼼히 읽어보고 널리 알려주십사.

 

겉으로는 더 주는 척 하지만, 알고 보면 재정삭감의 칼을 숨기고 있기는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도 마찬가지이다.  더 주는 거 고마운데 그걸 지금처럼 시민의 권리로 법에 못 박자고 하니까 그건 안 된다는데,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기껏 물가인상분 정도로 해 놓았으면서 수급자도 늘리고 급여액도 올린다는 정부계획에 숨은 마법은 무엇인지 궁금하실 터이다. 죄송하지만 허선 선생님도 그 비법은 알려드리지 못한다. 이 분야 전문가이신 선생님도 통 모르시겠단다. 하지만 비극적인 세모녀 사건이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는 얘기 듣고 한번 더 분루를 삼키셨던 분들에게는 허선 선생님 글이 대답을 드린다. 

 

안진걸 처장의 노란봉투 이야기가 마음을 헤집는다. 민주주의가 흔들리면 복지국가는 턱도 없는 것처럼, 노동권이 바로 서지 않는 나라는 그 무슨 온정과 시혜가 넘쳐나도 복지국가라고 할 수는 없다. 해고철회를 위한 파업이 불법이고 모든 정치파업은 다 불법이라는데, 도대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 악법도 법이라며 ‘돈으로 해결하자’고 달려드는 기업도 기가 막히지만, 그걸 두둔하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가능하게 해 주는 대한민국 국가기구는 도대체 누굴 위해 존재는 걸까. 몇 몇 희생양은 손해배상금액에 깔려 죽는다. 노동자는 노동권의 일부로서의 파업권을 상실하고 자본 앞에 무릎 꿇는다. 우리 모두는 약육강식의 정글에 내던져진다.

월간 <복지동향> 2014년 03월호(제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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