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5 2015-10-10   7223

[동향2]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의미와 시민사회의 과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의미와 시민사회의 과제

김남희 l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

지난 9월 27일 유엔총회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라 함)가 합의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관련하여 발언하면서 국내 언론에는 많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사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몇 년에 걸쳐 논의되어 온 국제적인 이슈이다.

2000년 이후 15년간 유지되어 온 새천년개발목표(Millinium Development Goals, 이하 “MDGs”)가 2015년으로 종료되면서, MDGs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사회의 개발목표가 필요했으며, 수년에 걸친 국제회의와 논의의 결과로 SDGs가 드디어 채택된 것이다. SDGs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15년간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빈곤퇴치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새로운 목표이자 지침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SDGs는 모두 17개의 목표(Goal)와 169개의 세부목표(Target)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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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ustainabledevelopment.un.org

SDGs의 17개 목표들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End poverty in all its forms everywhere)
2. 기아의 종식, 식량안전 확보, 영양상태 개선 및 지속가능한 농업 증진 (End hunger, achieve food security and improved nutrition, and promote sustainable agriculture)
3. 모든 사람의 건강한 삶 보장 및 웰빙 증진 (Ensure healthy lives and promote well-being for all at all ages)
4.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적이고 형평성 있는 양질의 교육 보장 및 평생학습 기회 보장 (Ensure inclusive and equitable quality education and promote life-long learning opportunities for all)
5. 성평등 달성 및 여성과 여아의 역량강화 (Achieve gender equality and empower all women and girls) 
6. 모두를 위한 식수와 위생시설 접근성 및 지속가능한 관리 확립 (Ensure availability and sustainable management of water and sanitation for all)
7.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에너지 보장 (Ensure access to affordable, reliable, sustainable and modern energy for all) 
8. 지속적, 포괄적,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생산적 완전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증진 (Promote sustained, inclusive and sustainable economic growth, full and productive employment and decent work for all) 
9. 인프라 구축,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화 진흥 및 혁신 (Build resilient infrastructure, promote inclusive and sustainable industrialization and foster innovation) 
10. 국가 내, 국가 간 불평등 완화 (Reduce inequality within and among countries)
11. 포용적인, 안전한, 회복력있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거주지 조성 (Make cities and human settlements inclusive, safe, resilient and sustainable)
12.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 패턴 확립 (Ensure sustainable consumption and production patterns)
13. 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대처하는 긴급 조치 시행 (Take urgent action to combat climate change and its impacts)
14.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해양, 바다, 해양자원 보전과 지속가능한 사용 (Conserve and sustainably use the oceans, seas and marin resources for sustainable development)
15. 육지생태계 보호와 복구 및 지속가능한 수준에서의 사용 증진 및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 사막화 대처, 토지황폐화 중단 및 회복, 생물다양성 손실 중단 (Protect, restore and promote sustainable use of terrestrial ecosystems, sustainably manage forests, combat desertification, and halt and reverse land degradation and halt biodiversity loss) 
16.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평화적 포괄적인 사회 증진과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사법제도, 모든 수준에서 효과성 책무성 있고 포용적인 제도 구축 (Promote peaceful and inclusive societies for sustainable development, provide access to justice for all and build effective, accountable and inclusive institutions at all levels)
17. 이행수단 강화 및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쉽 재활성화 (Strengthen the means of implementation and revitalize the global partnership for sustainable development)

SDGs의 구체적인 목표들을 보면 사회발전, 경제, 환경 측면에서 상당히 진보적이며 포괄적인 내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기존의 MDGs가 빈곤 문제를 개발도상국의 문제로 간주하고 좁은 의미의 사회개발 의제로 축소하여 인권, 민주적 거버넌스, 환경 및 평화와 같은 다양한 측면이 충분히 대처하지 못했으며 불평등이나 부정부패 문제에 대하여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SDGs는 MDGs에 대한 이러한 비판을 반영하여 사회개발 뿐만 아니라 불평등의 해소, 민주적 거버넌스, 평화와 같은 이슈도 포괄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MDGs에 비하여 진일보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빈곤은 단순히 개발도상국의 문제가 아니며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모두 부의 편중으로 인한 불평등이 심화되고 사회불안요인이 되어 지속가능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바, MDGs는 국가 내의 불평등 해소,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 진보적인 특성이 보인다.

한편 169개의 세부목표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목표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는 빈곤율 감축,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 노동권보호, 소득 하위 40%의 소득증대를 평균보다 높일 것 등과 같이 사회권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진보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세부목표 1.2. 2030년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가별 빈곤정의에 따라 모든 면에서의 빈곤인구 최고 50% 감축 (By 2030, reduce at least by half the proportion of men, women and children of all ages living in poverty in all its dimension according to nation al definitions)

세부목표 8.5 2030년까지 생산적인 완전고용, 청년 장애인을 포함한 남녀 모두에게 제공되는 양질의 일자리 확보 및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달성 (By 2030, achieve full and productive employment and decent work for all women and men, including for young people and persons with disabilities, and equal pay for work of equal value)

세부목표 8.8 노동권 보호와 이주노동자, 특히 여성이주노동자와 불안전 고용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근무환경 증진 (Protect labour rights and promote safe and secure working environments for all workers, including migrants workers, in particular women migrants, and thouse in precarious employment)

세부목표 10.1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하위 40% 인구의 소득증대를 국내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달성하고 이를 유지 (By 2030, progressively achieve and sustain income growth of the bottom 40 percent of the population at a rate higher than the national average)

이처럼 SDGs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노동권의 보호, 소득보장제도, 복지확대와 같은 진보적인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이행에 관한 시민사회의 과제

필자는 지난 8월 방콕에서 열린 Glocal Advocacy Leadership Academy in Asia(“GALAA”)라는 제목의 국제 워크샵에 참석하여 아시아 엔지오들과 함께 SDGs에 관하여 배울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SDGs와 관련하여 유엔에 제출하거나 발언한 내용들을 모두 정리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정부는 SDGs를 인권이나 민주주의, 불평등해소, 복지확대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국제개발 및 경제발전의 기회로 보고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SDGs가 유엔총회에서 합의되고 2016년부터 이행되며 정기적으로 이행목표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질 예정이나, 한국 사회는 이에 대하여 충분히 준비하고 있지 않다. 당장 한국 정부는 SDGs의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논의하며 집행을 점검할 정부 차원의 소관 부처조차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다. 한국 정부는 SDGs를 국제개발과 관련된 이슈로 한정하여 접근하거나 국내이행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일련의 정책들은 SDGs의 목표와는 오히려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 지역복지 삭감, 복지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등 노동을 불안정하게 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복지를 축소, 억제시키는 방향이다.

이러한 시기에 시민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불평등의 해소나 복지의 확대가 단순히 국가적 과제가 아니라 지구적 차원에서 합의된 과제인 이상, SDGs를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 및 정책제안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사회 차원에서 SDGs의 내용에 대하여 이해와 공유가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SDGs에 반하는 정부 정책을 지적하고 실효성 있는 SDGs 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 정부에게 SDGs 대응을 위한 부처 및 대응조직과 같은 체계를 갖출 것과 이행과정에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영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SDGs 이후인 2030년에 우리는 빈곤과 기아가 종식되고 좀 더 평등하고 환경친화적인 그런 세계를 맞이할 수 있을까? SDGs가 공허하고 원칙적인 구호가 아닌 모두의 존엄한 삶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월간 <복지동향> 2015년 10월호(제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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