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6 2016-02-10   2603

[동향2]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과 빈곤층 의료보장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과 빈곤층 의료보장

유원섭 l 한양대학교 건강과사회연구소 연구원

지난 2015년 7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골간을 구성하는 주요 내용이 개편되었다. 제도개편의 큰 틀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에 대한 급여 보장 방식을 기존 통합급여에서 맞춤형 급여(또는 개별급여)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변경 내용은 수급권자 선정 시 기준소득을 기존의 최저생계비&에서 중위소득으로 대체하고, 급여종류별로 수급권자 선정기준을 차등화하여 대상자를 선정하며,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것 등이었다.

이러한 제도 변화에 따라 의료급여 수급권자 선정기준 중 소득기준은 중위소득 40% 이하로 변경되었고, 이와 아울러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로 인해 의료급여 수급권자 규모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빈곤계층의 의료보장에 있어서 의료급여가 기여하는 역할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글은 최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내용을 의료급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빈곤층의 의료보장 강화를 위한 의료급여와 국민건강보험의 향후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맞춤형 급여’ 제도개편이 의료급여에 미치는 영향

2014년 말 기준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440,762명이며 그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는 91.5%(1,318,367명)로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선정기준의 변화는 의료급여 수급권자 규모의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빈곤층 의료보장 강화의 관점에서 2015년 7월 1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 급여 제도 변화 내용 중 관건은 수급권자 전체 규모를 결정하는 수급권자 선정기준의 변화, 즉 소득기준,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 여부였다. 제도 변경에 의해 의료급여 수급권자 선정을 위한 소득기준은 기준중위소득 40% 이하로 결정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최저생계비 수준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기준소득 변화(기존 최저생계비 기준을 중위소득으로 대체)로 인한 수급권자 규모의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표 1). 그러나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인해 2015년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지난 2014년 수급권자 대비 약 10%(약 13만 7천 명)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기준 및 부양의무자 기준이 빈곤계층 중 의료급여 수급권자 규모를 결정한다면, 수급권자의 근로능력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종별(1종, 2종)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진료비 본인일부부담을 차등화함으로써 의료급여의 보장성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의료급여 2종 수급권자는 1종 수급권자와 동일한 소득 기준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근로능력이 있다는 사유로 1종 수급권자보다 더 많은 본인일부부담을 부담하고 있어 의료급여제도의 불합리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번 제도 개편 후에도 계속 적용된다.

결론적으로 맞춤형 급여 제도 개편으로 인해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 최저생계비 기준 비수급빈곤층 규모가 적어도 전체 인구의 약 5%인 250만 명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존 비수급빈곤층의 약 5% 정도만이 추가로 의료급여 수급권을 보장받는 셈이다. 또한 절대빈곤 인구를 전체 인구의 약 10%(약 500만 명)으로 가정한다면, 절대빈곤 인구 중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약 30%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약 2배가 넘는 절대빈곤층의 의료보장은 국민건강보험이 담당하고 있다.

의료급여와 빈곤층 의료보장

최근 의료급여가 빈곤층 의료보장에 기여하는 정도를 크게 수급권자 규모와 급여 수준별로 나누어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급권자 규모

2014년 12월 말 기준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440,762명으로 전체 의료보장인구의 약 2.8%를 차지하며 의료급여 종별로는 1종 수급권자가 1,035,713명(의료보장인구 대비 2.0%)으로 전체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72%를 차지한다.

2000년 이후 전체 의료급여 수급권자 규모는 2007년 말 185만 명을 정점으로 이후 감소하여, 2014년 수급권자 규모는 2002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2년 수급권자와 비교할 때 2014년 1종 수급권자 인원은 20만 명이 더 많아, 근로능력이 없는 절대빈곤층에 대한 의료급여의 역할은 증가한 반면, 2종 수급권자, 즉 근로 능력자에 대한 의료급여의 역할은 그만큼 감소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이후 수급권자 감소는 주로 2종 수급권자가 크게 감소하였기 때문이며, 2종 수급권자 인원이 가장 많았던 2008년 약 80만 명에 비해 2014년 2종 수급권자는 약 40만 명 수준으로 2008년 대비 거의 절반수준으로 감소하였다. 반면 1종 수급권자는 2011년 약 109만 명까지 증가한 이후 100만 명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그림 1).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차상위계층 일부(희귀난치성질환자, 만성질환자, 18세 미만 아동)에게 의료급여 수급권이 확대되었다가,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이들을 다시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시키면서 새로운 의료보장 유형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차상위 의료급여 수급권자였던 이들이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도 의료급여 수급권자였을 때와 동등한 보장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이들의 국민건강보험 보험료와 본인일부부담 차액(의료급여 적용시 본인일부부담금과 국민건강보험 적용시 본인일부부담금의 차액)을 국고로 지원하는 차상위 본인부담경감대상자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의료급여 수급권자라는 사회적 낙인 없이, 국민건강보험에 비해 의료급여가 갖고 있는 차별(예, 의료급여의 엄격한 3단계 의료전달체계)을 받지 않으면서 의료급여 수급권자 수준의 보장성(보험료 면제, 의료급여 수준의 본인일부부담율)을 보장받는 절대빈곤층이 2014년 기준 약 34만 명이 존재한다. 의료급여 통계에 의하면, 2014년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44만 명으로 2007년 185만 명보다 약 41만 명 감소하였다. 그러나 차상위 본인부담경감대상자가 2014년 9월 현재 약 34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표 2), 의료급여 수급권자 또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와 동일한 수준의 보장을 받는 빈곤계층은 2007년 이후 약 18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지만 이는 절대빈곤인구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이후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가장 많았던 2007년 의료급여 수급권자 185만 명(전체 인구의 약 3.3%)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같은 해 최저생계비 이하 1인 이상 가구의 빈곤율 7.8%를 고려하면,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절대빈곤계층 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친고 있는 것이다.

급여 수준

의료급여는 국민건강보험과 거의 동일한 급여범위 내에서 국민건강보험보다 상대적으로 더 낮은 본인일부부담율을 적용하고 있어(표 3) 동일한 진료비라면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금이 더 적다. 그러나 의료급여 수급권자(특히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의 경우 질병부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성질환 유병률 및 질병의 중증도가 국민건강보험 적용인구에 비해 더 높고 전체 진료비 중 비급여 항목 진료비 등으로 인한 본인부담 수준이 높다. 때문에 의료급여 수급권을 보장받아도 감당하기 어려운 본인부담 진료비를 부담해야만 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실제로 연간 지불능력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의료비-과부담 의료비를 지출하는 빈곤가구는 전체 빈곤가구의 57.5%에 달할 정도로(송은철과 신영전, 2010) 과중한 의료비 부담은 빈곤가구가 경험하는 흔한 문제이다. 이러한 현실은 현행 국민건강보험은 물론 의료급여제도가 빈곤층, 특히 의료이용 필요가 높은 이들의 기본적인 의료이용을 보장하고, 탈수급은 물론 빈곤 악화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이 여전히 크게 미흡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의료급여 2종의 경우, 단기간 고액의 진료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장성이 필요한 입원 서비스 이용에 대한 보장성(급여율)이 오히려 외래 또는 약국 의료이용보다 더 낮아 제도개선이 필요하다(표 3).

의료급여 1종과 2종은 근로능력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소득 및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에 진료비 부담능력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종 수급권자의 입원 진료비 본인일부부담율을 낮추는 것보다는 종별구분을 폐지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정책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빈곤층 의료보장 강화를 위해

빈곤층 의료보장 사각지대 해소

빈곤층 의료보장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고려해야할 사항은 국민건강보험 보험료 장기체납과 급여정지로 인한 문제이다. 2014년 7월 기준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지역가입자는 약 150만 세대로 그 중 2/3 이상은 보험료가 월 5만 원 이하로 소득과 재산이 거의 없어 납부능력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생계형 체납자다. 인구 규모로 보면 현행 의료급여 수급권자보다 더 많은 빈곤층이 건강보험료 장기체납 및 그로 인한 급여정지 문제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의료급여 또는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필요한 의료이용을 보장받고 있는 이들의 보장성 강화에 앞서서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 생계형 장기체납자들에게 국민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체납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급여 수급권자 확대 vs.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빈곤층 의료보장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 적용인구 중 일정 소득 및 재산기준 이하 빈곤계층에게 의료급여 수급권을 보장하거나 기존 차상위 본인부담경감지원 사업 형태를 활용하여 국민건강보험 적용인구 중 보험료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의료급여 수준의 본인일부부담률을 적용하는 인구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절대빈곤계층 중 약 1/3 정도만이 의료급여 수급권자이고, 짧은 기간 동안 절대빈곤계층을 모두 포괄할 정도로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2015년 말까지 누적된 국민건강보험 흑자가 약 17조 원에 달하고, 절대빈곤층의 약 2/3가 국민건강보험 적용인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누적된 흑자를 활용하는 방안의 하나로 국민건강보험 적용인구 중 빈곤층의 본인부담을 낮추는 제도개선을 고려할 수 있다.

빈곤층 의료보장에 있어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의료보장제도의 재원조달과 관련된 문제이다. 의료급여의 재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각 국고 및 지방비로 전액 부담하며,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재정수익의 약 83%는 보험료이다. 따라서 기존 국민건강보험을 적용받던 빈곤계층이 의료급여 수급권을 보장받게 되면, 국민건강보험 보험료를 부담하는 주체들의 부담은 감소하겠지만, 의료급여 재원을 부담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담은 그 만큼 증가하게 된다. 역으로 의료급여 수급권자 규모가 증가하게 되면 보험료 부담 주체들의 부담은 증가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담은 감소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비급여를 제외한 국민건강보험 급여대상 진료비가 연간 500만 원이 발생하는 사람이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로 전환될 경우(의료급여 자격 전환 이후 연간 진료비가 국민건강보험 적용 당시와 동일한 500만 원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국민건강보험 적용 당시 총진료비 500만 원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은 374만 원(2013년 국민건강보험 평균 급여율 74.8% 적용)이고, 그 중 국고 부담을 제외한 보험료 부담분은 309.5만 원(2013년 국민건강보험 수익 중 보험료 비중 82.7% 적용), 국고부담금은 64.5만 원(17.3%)이다. 의료급여 1종으로 자격이 전환되면 급여대상 진료비 500만 원 중 495만 원을 의료급여기금에서 부담하게 된다. 이 때 의료급여 중앙정부 부담금은 보장기관이 서울시인 수급자라면 247.5만 원(495만 원*50%), 그 외 지역은 396만 원(495만원*80%)이며, 국민건강보험 적용 당시 중앙정부 부담금에 비해 각각 3.8배(247.5만 원/64.5만 원), 6.1배(396만 원/64.5만 원)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의료보장 자격 변동에 따라 빈곤층의 보험료 및 본인일부부담금,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부담이 크게 변화되고, 이해관계도 상충될 수 있으므로 빈곤층 의료보장 강화 방안 및 필요한 재원조달 방식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한정된 재정적 조건 하에서 대규모의 추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체계를 개편하고 동시에 의료급여의 큰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의료급여에 소요되는 재정 규모를 축소하고(따라서 수급권자를 감소시키고) 그 대신 다른 급여의 보장성을 높이려고 하였다면, 전체 급여체계 개편에 대한 사회적인 큰 저항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추가재원을 투입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성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수급권자 1인당 연평균 진료비가 340만 원에 이르는 의료급여보다는 다른 급여의 보장성 수준을 더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제도개편 내용 중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수급권자를 크게 늘린 교육급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2015년 7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 결과,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약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변화 결과는 과중한 치료비 부담으로 필요한 의료서비스 마저 포기하는 경우를 흔히 경험하고 있는 빈곤층의 현실과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크게 미흡하다.

그 동안의 의료보장제도 운영경험에 비추어 보면 의료급여제도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빈곤층을 모두 포괄할 수 있을 정도로 의료급여 재정을 크게 증가시키기 어렵고, 합리적 의료이용과 재정절감을 명분으로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대한 차별을 제도화하고 있다. 향후에는 국민건강보험과 의료급여제도 모두 빈곤층의 기본적인 권리를 차별하지 않고 존중하며, 사회적 연대와 책임을 강화하면서 그들의 건강권을 개선하는데 보다 더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박능후. 빈곤층 소득보장정책의 현황과 과제-개별급여로의 개편을 중심으로. 보건복지포험. 2014;1: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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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2013 국민건강통계. 2014
송은철, 신영전. 과부담 의료비 지출이 빈곤화 및 빈곤 지속에 미치는 영향. J Prev Med Public Health. 2010;43(5):423-435
임완섭, 이주미. 2014년 빈곤통계연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월간 <복지동향> 2016년 2월호(제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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