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래미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작년은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해였고, 재작년인 2021년은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30주년 인 해였다. 한국 사회가 아동청소년의 삶에 관심을 가진 지도 오래되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한국 사회는 ‘모든 아동청소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목표로 제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그런데 지 금 우리의 제도는 다양한 아동청소년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가? 아동청소년 중에서도 교환자원이 적 거나 여러 소수성을 교차적으로 갖고 있는 아동청소년을 제도가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가? 대답은 ‘아니다’이다. 소수성이 강한 아동청소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회 인식 등을 이유로 오랜 기간 모른 척하고 있기도 하고, 최근의 사회변화로 인해 등장한 제도권 밖 아동청소년을 충분히 인 지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한계를 고려하여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19년 10월 발표한 제5·6차 최종견해에서 한국의 핵심 개선 과제 중 하나로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아동권리의 보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모든 아 동이 배제되지 않고 보편적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차별 없는 권리 보장을 위 해 특별히 취약한 아동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 다. 이러한 아동권리 개선 과제에 주목하여 이번 복지동향에서는 누가 제도권 밖에 있는지를 적극적 으로 탐색하고, 이들을 어떻게 제도권으로 진입시킬 것인지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취약한 아동 중 더 배제되어왔던 학교밖청소년 중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 미출생등록 아동청 소년, 경계선 지능 아동청소년, 가정 밖 아동청소년의 현황과 개선 과제에 대해 다룬다.
먼저, 윤철경 G’L 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는 대표적인 제도권 밖 청소년인 학교밖청소년 중에서도 고립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에 대해 논의하였다. 학업 중단 이후 검정고시, 취업 등으로 이어지지 않 고 부정적 경험이 쌓이면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이 되는데,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의 문제가 더 커지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에 윤철경 상임이사는 은둔형 외톨이 발생 예방, 은둔의 장기화 예방, 은둔의 고착화 방지의 측면에서 이들을 제도권으로 포함시키기 위 한 노력들을 제안하였다.
둘째, 강미정 세이브더칠드런 부장은 제도권에 아예 진입하지 못한 미출생등록 아동의 ‘권리를 가질 권리(right to have rights)’가 박탈된 문제를 지적하였다. 2021년 실시한 출생 미신고 실태조사 결 과를 기반으로, 혼인 외 출생, 미혼부, 미혼모, 베이비박스 유기, 미등록이주 등의 상황으로 출생등 록을 하지 않는 실태를 제시하고, 이들을 제도권 내에 포함시킬 수 있는 방안인 보편적 출생등록제 의 추진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하였다.
셋째, 임한결 경기장애권익문제연구소 변호사는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안 되 어 있으며, 기본적 성격의 법률도 존재하지 않고, 관련 제도도 매우 제한적임을 비판하였다. 다행히 최근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지 적하고, 임변호사는 경계선 지능 아동을 위한 개인별 맞춤 지원, 경계선 지능인 지원법 제정, 일부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경증 지적장애 인정의 제도권적 노력을 제안하였다.
넷째, 정선욱 덕성여자대학교 교수는 가정 내 적절한 보호가 어려워 국가가 보호하고 있는 가정 밖 아동청소년들에 주목하였다. 가정 밖 아동청소년들이 실질적 제도 적용 범위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지를 아동보호체계, 청소년보호체계, 소년보호체계 사례를 들어 보여주었 다. 그리고 이러한 사각지대에 대한 논의가 무수히 진행되어 왔음에도 행재정의 한계를 들어 적절히 대응해오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향후 가정 밖 아동청소년에 대한 핀셋 보호와 지원을 더 이상 미루 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번 복지동향은 제도권밖 아동청소년을 제도권으로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도권밖 아 동청소년의 가시화를 시도하였다. 이를 계기로 독자들께 앞으로 이들을 가시화 해주시길 요청드리 고자 한다. 특별히 취약한 조건에 있는 아동청소년을 포함하여 모든 아동청소년이 그 존재와 권리를 제도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주시리라 기대한다.
월간 <복지동향> 2023년 5월호(제2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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