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3 2023-06-01   19169

[기획2] 장애인의 문화접근성 실태와 개선 방향

서원선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부 부연구위원

서론

장애인 ‘문화접근권’에 대한 법적 근거는 2021년 제정된 문화기본법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문화기본법에 의하면 문화는 민주국가의 발전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임을 인식하고, 문화의 가치가 교육, 환경, 인권, 복지, 정치, 경제, 여가 등 우리 사회 영역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다하도록 하고 있다. 문화의 정의는 문화예술, 생활양식, 공동체적 삶의 방식, 가치 체계, 전통 및 신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를 말한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정치적 견해,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문화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문화·예술활동을 포함해 여가활동, 관광활동 등 다양한 생활양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장애인은 문화권을 향유함에 있어 비장애인과 비교해 차별 혹은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문화시설로의 이동수단 부족, 문화시설의 물리적 접근성 부족, 문화 컨텐츠의 접근성 부족 등의 이유로 장애인은 다양한 형태의 차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장애인의 문화활동에 대한 비접근성은 장애인의 사회참여 및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이며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장애인의 문화활동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 장애인 문화활동 참여 현황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는 3년마다 등록 장애인의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장애인 인구 기본 특성, 일상생활, 문화, 직업, 교육, 차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장애인 실태를 보고하고 있다. 장애인의 문화와 관련해서도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의 일반적인 문화활동 양태 및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1) 장애인 문화활동 참여 정도

지난 1주일 동안 어떤 문화적인 활동에 참여하였는지에 대해서 알아본 결과, 대다수인 89.4%의 장애인이 ‘TV 시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휴식(사우나 등)’ 32.4%, ‘사교일 친구, 친척 만남, 모임 등)’ 30.6%, ‘가족 관련 일(외식, 쇼핑, 주말농장 등)’ 24.0%, ‘컴퓨터 및 인터넷 활용’ 22.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여행’ 0.9%, ‘승부놀이’ 1.6%, ‘문화 예술 관람’ 2.0%, ‘문화 예술 참여’ 3.0%, ‘취미·자기계발 활동’ 3.8%, ‘스포츠’ 3.1%, ‘여행’ 5.4%와 같은 문화·여가 활동은 매우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었다. 

2) 문화활동에 대한 만족도 

문화활동에 대한 만족 정도에 대하여, ‘매우 만족’2.6%, ‘약간 만족’ 46.3%, ‘약간 불만족’ 41.2%, ‘매우 불만족’ 9.9%로 나타났다. 문화 및 여가활동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장애인은 48.9%,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장애인은 51.1%로 나타났다. 장애 유형별로는 뇌병변 장애, 정신 장애, 신장 장애, 호흡기 장애, 뇌전증 장애에서 불만족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3) 문화활동 불만족 이유 

문화활동에 불만족하는 경우 그 주된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적 부담’ 26.3%, ‘건강이나 체력의 부족’ 24.3%, ‘이동의 불편’ 15.2%, ‘적당한 취미의 부재’ 7.3%, ‘의사소통의 어려움’ 5.3% 등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4) 문화행사 관람 실태 

지난 1년 동안 문화행사 관람실태를 보면 ‘대중음악’(9.8%)과 ‘영화’(9.3%)를 제외한 ‘문학 행사 및 미술 전시회’, ‘서양음악’, ‘연극, 뮤지컬, 무용’은 97% 이상이 관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유형별로는 ‘영화’관람은 자폐성 장애와 간 장애에서, ‘대중음악’은 정신장애, 장루·요루 장애, 심장 장애, 간 장애에서 다른 유형의 장애인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장애인의 문화예술행사 관람 비율은 매우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5) 문화행사 관람 시 어려움

문화행사 관람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비용이 많이 든다’ 27.1%,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와 ‘관심있는 프로그램이 없다’가 각각 14.1%, ‘가까운 곳에 시설이 없다’ 12.4%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 9.6% ‘편의시설이 불편하다’ 6.5%, ‘교통이 불편하다’ 5.4%, ‘편의지원이 부족하다’ 4.1%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도 있었다. 장애유형별로 ‘편의시설의 불편함’은 뇌병변 장애, 자폐성 장애에서, ‘편의지원 부족함’은 시각 장애, 자폐성 장애, 안면 장애에게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장애인의 문화 접근성 차별 사례

보건복지부에서는 우리나라 장애인이 경험하는 일상생활 속 차별의 정도와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3년마다 장애인 차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차별 실태조사를 통해 장애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고 있는 여러 종류의 차별을 파악할 수 있으며 특히 문화활동 참여 및 문화접근성과 관련된 세부적인 차별 내용과 실제 경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1)

1) 문화시설의 접근성 부족

장애인은 문화활동의 참여에 있어 기본적인 건물이나 시설물 접근이 어려워 문화활동을 자유롭게 즐기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연장에 계단이 많아 휠체어가 접근하지 못하거나 점자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이동 방향을 찾지 못해 공연장 내부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공연장, 극장 입구 통로 진입 시 턱이 높고 계단이 있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어 어렵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에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어 이용을 못 해 옆 건물로 가서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했어요.” (뇌병변장애인)

2) 장애인 접근 영화 부족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영화나 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영화가 상영되고는 있으나 배리어프리 영화의 수가 매우 적고 상영 시간도 제한적이어서 실제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데 많은 불편함이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의 제한적인 수와 상영 시간은 장애인의 영화 구매 기회를 축소시키고 있다. 

“한국 영화는 자막이 없으니까 외국 영화만 본다. 배리어프리라고 해서 있긴 한데, 그것도 사실 상영 수가 적어요. 시간도 안 맞고 저랑. 그래서 볼 수가 없어요. 배리어프리라고 이제 한국 영화를 시청각장애인을 위해서 해설도 해주고 동시에 자막도 띄워주는 그런 영화가 있는데 현저히 적어요.” (청각/언어장애인)

3) 공연 관련 안내지 및 키오스크 접근성 부족

시각장애인의 경우 문화 공연장이나 관람장에서 제공하는 인쇄 안내문의 글자가 작아 읽지 못해 관련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입장권 구매를 위해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음성지원이 되지 않아 이용하지 못해 스스로 입장권을 선택·결제하지 못하기도 한다.

“공연을 갔는데 점자 팸플릿이 없었고, 혼자 보기엔 어려운 거 같은 경우는 보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되면, 비장애인을 동행해야 하고 너무 불편했다.” (시각장애인)

“영화관에서 키오스크로 표를 예매하려고 하는데 그거를 못해서 영화를 못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키오스크 이런 거를 잘 못해서 직원들한테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못 보고 기분이 안 좋게 돌아왔습니다.” (정신장애인)

4) 안내인 장애인식개선 미흡

문화 공연장이나 관람장에서 안내인, 직원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장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안내인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장애인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 안내인이 장애인과 직접 의사소통을 시도하기보다는 보호자 혹은 주위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여 장애인과의 의사소통 대처가 미흡한 경우도 있고, 이로 인해 장애인이 불쾌감이나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안내인들이 발달장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안내를 잘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황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합니다.” (지적/자폐성장애인)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 관람을 간 적이 있었다. 각 특성의 장애인들이 오는 공연이었고 시각장애인도 포함됐었다. 화면 해설사분도 따로 섭외가 됐던 부분인데, 내가 공연장 입장할 때 직원 중에 한 명이 시각장애인이냐며 당황하더니 다른 분께 물어보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기본적으로 공연장에 있는 분이면 장애인/비장애인이 다 올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부분은 좀 갖췄으면 좋겠다.” (시각장애인)

장애인 문화접근성 개선 방향

결론적으로 장애인의 문화활동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장애인의 문화활동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동 편의의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화 소외계층이라 할 수 있는 장애인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또한, 장애인이 문화행사 관람 시 겪게 되는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문화시설로의 이동 개선 방안 마련과 함께 접근 가능한 모바일앱 등을 활용해 문화행사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며 개선 방안 마련 시 장애 유형별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첫째, 문화시설의 물리적인 편의시설 부족으로 이동, 건물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문화시설물의 물리적 접근성 및 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이 시행되고는 있으나 아직도 실제 생활에서는 장애인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문화시설의 물리적 접근성이 미흡하다. 특히 ‘편의시설 설치의무 면적기준’의 적용으로 인해 소규모 시설에는 편의시설 설치의 의무에서 제외되어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시설물의 물리적 접근성이 미흡하다. 

둘째, 장애인을 위한 문화시설로의 대중교통 접근성 및 인프라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의 확대, 특별교통수단 배차 시간 단축, 바우처택시를 활용한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장애인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별교통수단(휠체어사용 장애인)과 바우처택시(비휠체어사용 장애인) 이용자의 구분을 통해 특별교통수단 배차 및 대기 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바우처택시는 서울시, 부산시, 경기도, 전라남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운행하고 있으며 바우처택시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이 접근가능한 대중교통 수단의 종류를 다양화하여 장애의 유형과 특성에 따라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문화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장애인을 위한 문화 컨텐츠의 정보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문화시설 및 관람지 웹사이트 및 모바일앱 접근성 부족, 장애인 접근 가능한 영화 부족, 관광지 안내문, 모바일앱 접근성 부족, 비대면 프로그램 접근성 부족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 접근성 차별을 통해 장애인들이 정보 습득에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및 비장애인 모두 스마트폰 사용 빈도는 매우 높으며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앱의 접근성 개선은 시급하다. 장애인의 문화 컨텐츠 관련 모바일앱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능정보화기본법 시행령의 정보 접근성 관련 사항을 강제성 없는 표준에서 강제성을 부여하는 고시로 변경해야 한다.

넷째, 문화행사 등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공자 혹은 종사자의 장애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비록 장애인복지법 제25조(사회적 인식개선 등)에 의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생, 공무원, 근로자, 그 밖의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및 공익광고 등 홍보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도 여러 문화 행사장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시설 안내인 장애 인식 개선 미흡, 관광지 안내원 장애 인식 개선 미흡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장애인식 결여로 인한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시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며 대국민을 대상으로 대중매체를 활용한 공익광고 및 홍보물 배포 역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


  1. 보건복지부 (2023). 장애인 차별 실태조사. 세종: 보건복지부

월간 <복지동향> 2023년 6월호(제2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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