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4 2024-05-01   1987

[동향1] “M과 함께한 시간, 앞으로 나아갈 길”-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활동 종료 공유회 –

김지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이 글은 지난 2024. 3. 14.에 진행된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활동 종료 공유회에서 공유된 내용들을 재구성하고, 필자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홈페이지에 기재한 글을 보완하여 작성하였다. 대책위원회의 활동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더 상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활동 종료 공유회의 자료를 참고해 주시길 바란다.

2021. 9. 29. ~ 2024. 3. 14.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보호외국인에 대한 ‘새우꺾기’ 등 고문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활동한 시간이다. 약 3년의 여정에 함께 했던 사람들, 그 여정을 지켜봐 왔던 사람들이 2024. 3. 14. 모두 모여 ‘활동 종료 공유회’를 가졌다. 결코 짧지 않았던 시간 동안 우리가 함께 이뤄낸 변화들에 뿌듯하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다. 이 밀도 있는 시간을 그냥 마무리하기에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대책위원회는 조금은 낯선 개념일 수 있는 ‘활동 종료 공유회’를 통해 지난 3년의 활동과 성과, 향후 과제를 총정리하였다. 

2021년 6월경, ‘외국인보호소에서 고문을 당했다.’라는 M의 진술을 듣고 법원 증거보전 절차를 통해 CCTV를 확보한 뒤, 법무부에 피해자의 신속한 보호 해제를 요청하는 면담을 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새우꺾기는 난동을 부리고 자해하는 M과 보호소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인권침해는 없었다.’라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발표하였다. 인권침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이상 고문 피해자를 즉시 외국인보호소에서 나오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진정 및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때 모인 이주·난민 인권단체 활동가, 연구자, 변호사들이 함께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동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십수 개의 단체가 모인 규모가 큰 대책위원회였기 때문에 ①피해자 지원팀 ②기자회견·법무부 대응팀 ③연구팀 등으로 세세한 역할 분담을 하였고, 다음과 같이 대책위원회의 활동 목표도 세웠다.

1.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고문 등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하여 피해자를 지원하고

2.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3. 책임자 처벌, 관계 당국의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간다

피해자 지원

첫째, ‘피해자 지원’의 경우, 고문 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관계 직원을 경고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례(국가인권위원회 21진정0451000·21진정0477800병합) 및 당사자에 대한 보호를 해제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례(국가인권위원회 21진정0520600)를 이끌어 냈다. 그뿐만 아니라 피해 당사자를 상대로 제기된 형사 고발 사건을 조력하였고, 지금은 법무부를 상대로 하는 국가배상 청구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79759 사건)을 대리하고 있다.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안의 공론화

둘째,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안의 공론화’의 경우, 대책위는 3년간 고문 사건을 알려야 하는 순간, 잘못된 제도 변화의 시도가 있는 순간, 문제 제기가 필요한 순간 등 외국인보호소와 관련된 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총 10차례가 넘는 기자회견·토론회·증언대회 등의 대중 행사, 총3번의 모금, 서명 등 대중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사건을 공론화하는 데 힘썼다.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언론보도가 이루어졌고, ‘외국인보호소’라는 곳의 존재, 그리고 그곳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 행위들을 한국 사회에 각인시키고자 노력해 왔다.

– 2021. 9. 29. ‘새우꺾기 고문, 징벌적 독방 구금, 공문서 조작 사건 등 외국인보호소 내 인권유린 규탄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기자회견’

– 2021. 11. 18. ‘외국인보호소인가 강제수용소인가 – 새우꺾기 고문을 비롯한 인권침해 증언대회’

– 2021. 12. 16.~23. ‘보호소 안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한 M 씨와 함께하는 하루 연대 단식’ 캠페인

– 2021. 12. 23. ‘외국인보호소 인권침해사건 해외 인권 단체 항의서한 전달 및 정부 규탄 기자회견’

– 2021. 12. 28. 대책위원회 자체 워크숍 ‘외국인보호소의 이해 및 대안’

– 2022. 2. 10.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15주기 추모 공동 행동’ 기자회견

– 2022. 3. 1. ~ ‘한국의 새우꺾기 고문을 아세요?’ 네이버 해피빈 캠페인 진행

– 2022. 6. 20. ‘고문을 합법화하는 외국인보호규칙 졸속 개악 철회 요구’ 기자회견

– 2022. 6. 20. 난민의 날 영화제 ‘도쿄의 쿠르드족’ 상영회 관객과의 대화

– 2022. 8. 23.~24. 전국 이주민 인권대회 ‘외국인보호소, 미등록 이주민: 보호소 내 미등록외국인 문제와 구금 대안의 문제점’ 세션

– 2022. 10. 13. ‘외국인보호소 무기한 구금 허용하는 출입국관리법 조항 위헌결정 촉구 기자회견’ + 시민 6,000명 서명 전달

– 2022. 11. 15. ‘외국인보호소 밖의 삶을 지지하는 연대의 하루’

– 2022. 12. 16.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국가배상 소송 제기’ 기자회견

– 2023. 5. 19. 세계인의 날 맞이 ‘헌법불합치 결정된 외국인 구금 중단 촉구’ 기자회견

– 2024. 3. 14.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대위 활동 종료 공유회

책임자 처벌, 관계 당국의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

셋째, ‘책임자 처벌, 관계 당국의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의 경우, 일부분 성과는 거두었으나 여

전히 아쉬운 점이 남아있다. 물론 대책위의 끈질긴 문제 제기와 공론화 과정에서 외국인보호소 내 독방 구금의 시간에 명확한 제한이 생겼고, 다시는 ‘새우꺾기’같은 고문이 일어나지 않도록 장비사용에 대한 규격, 요건, 방법 등이 세세하게 명시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외국인에 대해 ‘무기한 구금’을 가능하게 했던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는 놀라운 일도 있었다. (헌법재판소 2023. 3. 23. 선고 2020헌가1, 2021헌가10(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하지만 정작 이 모든 변화의 계기를 제공한 고문피해 당사자에게 정식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해자인 국가는 사과나 배상은커녕 피해자를 형사고소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퍼뜨리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관련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뼈아프게 남은 과제이다.

이번 활동 종료 공유회에서는 17년 전 여수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하신 분들에 대한 추모 의식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다른 나라에 가 계신 새우꺾기 피해 당사자이자 동료 활동가인 M의 메시지를 함께 읽고, 지난 3년간 대책위가 기획한 모든 현장에 함께 해주었던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M을 위해 작곡한 “Freedom & Justice”를 함께 불렀다. 그간의 활동과 지금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없는 M을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동료들도 있었다.

아래는 성미산 학교 학생들이 M을 위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 “Freedom & Justice”의 가사이다. 이 노래는 외국인보호소와 관련한 여러 집회에서 여러 번 울려 퍼졌다.

이곳엔 돌아갈 수 없는 이가 있어

언제 떠날 수 있을지 모르는 그 철창 안에서

그의 청춘은 손발이 묶였고

그의 마음엔 쓰린 상처를 남겼네

우리 살아온 세상은 달라도 모두 같은 사람들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갇히고 나눠진 이들이 없는 곳

철창을 끊고 줄을 자르고

자유와 정의가 있는 곳으로

이 지구의 땅 어느 누가 가를 수 있나

어디든 누구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해

이 지구의 땅 어느 누가 가질 수 있나

어디든 누구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해

혐오와 편견의 시선은 걷어내고 진실을 봐

정당하다며 행하는 폭력을 멈추고

보고라는 이름의 감금을 멈추고

생명은 존엄하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려 봐

우리 살아온 세상은 달라도 모두 같은 사람들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갇히고 나눠진 이들이 없는 곳

철창을 끊고 줄을 자르고

자유와 정의가 있는 곳으로

Freedom & Justice 모두의 해방을 위해

Freedom & Justice 모두의 해방을 향해

이후 이어진 ‘대책위원회 활동 보고’ 및 ‘대책위원회 활동 평가 및 과제’ 발제를 통해 대책위의 목표와 과제를 톺아보며, 향후 어떤 활동으로 이어갈 것인가를 논의했다. 여전히 외국인보호소에서는 석연치 않은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인권침해를 제보해 오는 외국인들이 있다. 조금만 방심해도 제도를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시도들도 감지된다. 결국 새우꺾기 고문 사건을 둘러싸고 아직 진행 중인 사안들을 조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국인보호소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멈출 수 없을 것이란 결론이 났다.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한 3년이었다. 처음에는 고문 피해자로 만났지만 결국 동료 활동가가 된 M, 변호사, 연구자, 활동가, 학생 구분할 것 없이 타인에 대한 고통에 공감하며 진정으로 ‘함께’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대책위 동료들 덕분에 지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다. 새우꺾기 고문 사건으로 시작된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은 이날로 종료하였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함께 외국인보호소, 이주민 구금과 관련된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결의하였다. 아직 구체적인 명칭과 활동 범위,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문은 모두에게 열려있다.

한국 국적이 없다는 사실, 출입국관리의 대상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외국인, 그중에서도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외국인보호소에 갇힌 외국인들의 인권을 위해 함께 활동하고자 하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맺는다.

월간<복지동향> 2024년 05월호(제307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