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4 2024-11-01   16952

[기획1] 2025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 총평

약자를 위한 복지, 약속 못 한 예산

최혜지ㅣ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부 정책의 수립과 운영에 관여하는 다양한 주체는 현란한 정치적 수사로 정부의 의지와 정책 성과를 과장한다. 예산은 일체의 언어적 수사나 정서적 호소를 허용하지 않는 숫자를 매개한 기획이라는 점에서 나라 살림에 담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의도를 거짓 없이 드러낸다. 2025년 예산 분석의 총평은 4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우선, 예산 전반에 담긴 정부의 방향을 판단하고자 했다. 이어서 재정책임성과 재정건정성을 중심으로 예산 전반을 평가하고, 주요 분야별 예산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끝으로 보건복지 예산에 집중해 2025년 윤석열 정부의 약자복지 기조를 분석했다.

2025년 예산 전반 평가

2025년 한 해의 총지출 예산은 677.4조 원이다. 전년 대비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제자리도 지키지 못한 예산이다. 그마저도 법령으로 정해진 의무지출의 증가에 따른 것이며,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의 증가는 0.8%에 불과하다. 법령으로 강제된 예산 외에 정부 의지에 의한 예산 증가는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부자 감세로 세수 결손을 자초한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긴축한 결과이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첫해부터 법인세 등 일명 부자감세를 단행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감세 규모는 총 81.7조 원으로 추산된다. 건전재정을 표방함에도 감세를 단행한 정부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많지 않다. 2025년 예산은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위해 시민의 허리를 조르고, 재정 책임성을 축소하는 방안을 선택했음을 명확히 한다. 그런데 2025년 관리재정수지1는 -77.7조 원으로 GDP 대비 -2.9%에 달하는 등 건전재정으로부터도 멀어졌다. 이는 2025년 예산이 건전재정을 이유로 국가의 재정책임성을 희생하고도 재정건전성 또한 살리지 못한 윤석열 정부의 이중 과오를 웅변한다.

정부에 의하면 2025년 예산은 민생과제에 집중투자, 경제의 경쟁력 제고와 사회구조 개혁,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기본 방향으로 편성되었다. 그러나 청년의 도약을 지원하겠다는 편성 방향과 달리 청년 고용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되었다. 0.79명으로 회복의 기미가 없는 초저출생에도 아동보육 예산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공적 연금 강화를 위한 예산은 미진하다. 2024년 자영업자 폐업이 100만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개인사업자의 75%는 월 소득이 100만 원을 채 넘지 못한다. 그러나 2025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육성을 위한 예산 증가율은 2%에 미치지 못한다. 2025년 정부 예산은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민생과제에 투자, 경제 경쟁력 제고,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향한 정부의 의지를 숫자로 증명하지 못한다.

생계 불안, 노동 불안, 돌봄 불안이 시민의 일상을 지배하고, 불평등, 인구 위기, 기후 위기가 교차하는 현실 인식 위에 민생안정과 역동적 경제를 위한 2025년 정부 예산은 공격적이어야 했다. 지속한 긴축재정으로 물러날 곳 없이 궁핍해진 시민의 삶, 침체된 경기를 전환하기에 2025년 예산은 옳지 않다. 시민 삶의 질, 국가 경제를 진작해야 할 정부의 재정책임성을 외면하고, 재정건정성 또한 희생한 2025년 예산은 민생안정이라는 시민의 요구에 각자도생을 해법으로 던진 정부의 무의지와 무능력을 숫자로 전달한다.

재정책임성과 재정건전성 관점에서의 예산 분석

2025년 총수입 예산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651.8조 원, 총지출 예산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677.4조 원이다. 총지출 예산 중 물가상승,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의무지출이 365.6조 원, 이를 제외한 재량지출은 311.8조 원이다. 의무지출 예산 증가는 5.2%인 반면 재량지출 예산 증가는 0.8%에 불과하다. 이는 2025년 총지출 예산 증가는 법령에 따라 지출 규모가 결정된 자연 증가분이 주도했으며, 재량지출 예산 증가는 극도로 억제되었음을 의미한다.

재량지출 예산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에 따라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책임성을 가늠하는 지표이다. 총지출 예산에서 재량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윤석열 정부 첫해인 2022년 51.25%에서 2023년 46.72%, 2024년 47.09%에 이어 2025년 46.03%로 낮아졌다.2 문재인 정부 말기 2년간 총지출 예산 대비 재량지출 비율은 평균 53.77%인 반면 윤석열 정부의 4년간 재량지출 비율은 평균 48.84%에 그친다. 윤석열 정부의 재정책임성은 지속적으로 약화하였으며, 재정책임성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의 예산은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확인할 수 있다. 재량지출 예산이 제자리에 머물고, 총지출 예산에서 재량지출의 비율이 전년 대비 감소한 2025년 예산은 정부의 자찬과 달리 민생안정, 경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재정책임성의 한계를 잘 드러낸다.

윤석열 정부가 건전재정을 강조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2025년 예산 편성의 기본 방향으로 상정한 만큼 재정건전성을 중심으로 2025년 예산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첫해인 2022년 55조 원을 추경하면서 64.5조 원의 재정 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은 총수입 증가율이 -2.2%로 총지출 증가율 2.8%에 크게 미치지 못하며 44조 원의 재정 적자가 발생했다. 2025년에도 총지출 예산(677.4조 원)이 총수입 예산(651.8조 원)을 초과해 25.6조 원의 재정 적자가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집권 3년간 재정수지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2025년에도 적자 재정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건전재정을 이유로 긴축재정을 옹호해 왔으나 윤석열 정부의 살림은 재정건전성과 멀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의 1차 연과 2차 연에는 각각 24조 원, 31조 원의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 물론 문재인 정부 또한 2020년과 2021년 71조 원과 30조 원의 재정 적자가 발생했으나 이는 코로나라는 비상 상황에 대응한 결과이다. 재정수지는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들어오는 돈의 양과 나가는 돈의 양 모두 재정수지에 영향을 미친다. 2020년 이후 문재인 정부의 재정수지 악화가 재난 지원금 등 코로나 대응을 위한 총지출 증가를 원인으로 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재정수지 악화는 주로 총수입 측면에서 발생했다. 2022년, 2023년, 2024년 연이은 부자감세를 골자로 한 세법 개정과 반도체 세액 감면 등의 영향으로 2023년 6.4조 원, 2024년 18.9조 원에 이어 2025년에도 17조 원의 국세 수입이 증발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4년 총지출 증가율을 물가상승률 2.6%와 다르지 않은 2.8%로 억제했음에도 국세 수입 감소에 따른 총수입의 감소로 재정수지 적자를 면하지 못했으며, 2025년에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확인된다. 관리재정수지는 2024년 3.6%에서 2025년 2.9%로 더욱 내려앉았다. 즉 세수 감소가 재정수지 악화를 초래하며 윤석열 정부의 예산은 재정책임성은 물론 재정건전성도 이루지 못하는 악수를 반복하고 있다. 물론 건전한 국가 재정의 중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시민의 안정된 삶에 우선한 재정건전성 또한 동의하기 어렵다. 건전재정을 앞세운 긴축재정은 불안한 민생 앞에 나라의 곳간까지 걸어 잠그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분야별 예산 분석

총지출 예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2년 8.7%로 최고치를 보인 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총지출 예산 증가율이 2024년보다 높아졌다고 강조하나, 2023년 이후 예산 증가율의 하락 폭이 커서 의미 있는 증가율로 보기 어렵다. 2025년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예산은 전년 대비 4.8% 증가했으며,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예산 증가율은 전반적으로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일정한 패턴이 확인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예산 증가율은 매년 총지출 예산이나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예산 증가율을 크게 넘어섰다. 2025년 보건복지부 예산은 전년 대비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예산은 총지출 예산의 36.8%로 가장 높은 구성비를 보이고, 이어 일반 지방행정 16.4%, 교육 14.5%의 순으로 높게 나타난다. 분야별 예산 구성 순위는 타 년도와 주목할 만한 차이가 없다.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분야는 R&D로 11.8% 증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R&D 분야 카르텔 척결을 강조하며 2024년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의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큰 폭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2022년 수준을 회복한 정도이다. 이어 보건·복지·고용 분야와 환경 분야의 예산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환경 예산은 13조 원으로 총예산의 1.9%에 불과해 기후 위기에 대한 정부 대응의 소극성을 우려하게 한다. SOC 예산은 2023년 10%의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5년에도 3.6% 감소해 유일한 감소를 보였다.

약자복지 관점에서 본 보건복지부 예산 분석

보건복지부 예산은 2025년 125.7조 원으로 정부 총지출 예산의 18.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7.4% 증가해 타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2024년, 2023년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각각 11.8%, 12.2%임을 고려하면 2025년 보건복지부 예산의 증가 폭은 크지 않다. 총지출 예산의 57.7%는 일반 예산, 42.3%는 기금으로 구성되었다. 일반 예산은 전년 대비 5.3%, 기금은 10.2% 증가해, 기금이 보건복지부 예산의 증가를 주도했다. 사회복지 예산은 107.2조 원, 보건예산은 18.4조 원으로 사회복지 예산이 보건복지부 예산의 85.3%를 차지했다.

사회복지 예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7.7%, 보건예산은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사회복지 예산 중 공적연금은 49.3조 원, 노인이 27.5조 원, 기초생활보장이 18.7조 원, 취약계층 지원이 5.5조 원, 아동보육이 5.2조 원, 사회복지 일반이 1조 원으로 공적연금의 구성비가 가장 높다. 공적연금은 전년 대비 11.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취약계층지원이 7.3%, 노인이 7.2%, 기초생활보장이 4.1%, 사회복지 일반이 2.1% 증가했다. 아동보육 예산만이 전년 대비 5.9% 감소했으며, 이는 보육예산의 교육부 이관 및 출생률 감소로 인한 아동 수 축소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생활보장 분야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기준중위소득 인상 및 이와 연동된 급여액의 증가로 전년 대비 5.0% 증액되었다. 지난해 기초생활보장 예산이 보건복지부 관할 예산 기준으로 2023년 대비 9.3% 증가한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기준중위소득 인상 과정에서 산출 공식에 의해 도출된 추가 인상분을 규정대로 반영하지 않아 기준중위소득의 인상폭이 제한되었고, 이에 따라 2025년 기초생활보장은 전년 대비 1조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약자복지를 강조함에도 부양의무자 완전 폐지를 위한 정책 의지는 2025년 예산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약자로 호명되지 못한 취약계층은 제도 사각지대에서 생계 위협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 의료급여의 본인부담금 계상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함에 따라 저소득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가처분 소득은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보육 분야

2025년 보육예산은 전년 대비 2.38% 감소한 10.6조 원이다. 예산 감소는 주로 보육 관련 업무가 교육부로 이관되고, 아동의 수가 감소한 것에서 비롯된다. 보육예산은 아동 보육의 계층화 및 아동 돌봄의 성별 분업 강화, 보육 서비스 공급의 취약한 공공성, 사업의 지속성 및 재정 불안정성 증가 등 다양한 문제를 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정부의 국정 과제 이행으로 1세 이하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 급여가 월 100만 원으로 증액되었다. 이는 아동의 가정양육을 유인해 자녀양육을 계층화하고, 자녀양육의 성별 분업을 강화할 것으로 비판된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23%에 불과해 민간 의존적 아동돌봄 공급체계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다. 그러나 어린이집 확충 예산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큰 폭으로 감액되었다. 이에 따라 보육 서비스의 공급은 민간에 의존해 온 기존 경로를 되풀이할 것으로 우려된다. 보육인프라 관련 예산은 기획재정부의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 유아교육비 및 보육료 지원사업은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에 편입되는 등 보육사업의 취약한 재정 및 사업 안정성 또한 2025년 예산에서 반복되고 있다.

아동·청소년 분야

보건복지부 소관 아동·청소년 예산은 2.7조 원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여성가족부와 기획재정부의 아동·청소년 예산을 포괄한 다부처 아동·청소년 예산 역시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예산 감소의 주요 요인은 출생률 저하에 따른 아동 수 감소이며, 일부 사업의 지방자치단체 보조율 감소 또한 예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아동·청소년 예산의 증가는 주로 수행 인력의 인건비 증가, 적용 대상자 확대 등이 이끌었다. 반면 서비스 단가 증액에 따른 예산 증가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아동·청소년 서비스의 질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함께돌봄센터의 증소 등 초등돌봄의 양적 확대를 위한 예산이 편성되었으나 수요 대비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수급불균형 예산으로 평가할 수 있다.

노인복지 분야

보건복지부 사회복지 예산의 25.6%를 차지하는 노인복지 예산은 2025년 전년 대비 7.2% 증가한 27.5조 원이다. 노인복지 예산의 증가는 주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순증분이며, 재량적 예산의 증가는 제한적이다. 노인복지 예산은 특히 기초연금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비정형적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2025년에도 기초연금 예산은 노인복지 총예산의 80%를 차지한다. 기초연금의 노인복지 예산에 대한 높은 지배력에 따라 기초연금 외의 노인복지사업을 위한 재정적 공간은 매우 제한되고, 예산 증가의 탄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노인복지 예산은 14개 사업 중 5개 사업이 전년 대비 감소해 예산 감소 사업의 비율이 높았다. 이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국고지원금, 기초연금 등 법에 따라 통제되는 예산의 증가 폭이 커서 이를 상쇄하고자 다수의 노인복지사업을 축소하거나 중앙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지방정부로 우회한 결과이다.

장애인복지 분야

장애인복지 예산은 2025년 5.4조 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애인복지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이 15.5%임을 고려하면 높다고 보기 어렵다. 장애인복지 예산은 장애범주의 현대화 및 장애 인구 규모 파악에 실패함에 따라 정책의 유효대상을 배제한 채 계상되었다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등록장애인 수의 증가, 기능성 장애의 가능성이 큰 노인인구의 증가를 고려하면 장애인복지 예산의 증가는 정책 대상의 확대를 추적한다고 보기 어렵다. 장애인복지 예산 중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비롯한 선택적 복지의 비중이 높고, 바우처 사업의 비중이 증가하는 등 장애인복지의 선별성과 시장화 경향이 견고해졌다.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보건복지부의 2025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관련 예산은 2,3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고독사예방관리체계 구축 예산을 전년 대비 131% 증가해 편성한 점이 주목되며 이는 고독사 예방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로 읽을 수 있다. 반면 읍면동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3.4%),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3.6%)을 위한 예산은 증가의 폭이 제한적이고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8.6%) 예산은 유일하게 감소하는 등 지역사회통합돌봄과 관련된 전달체계 예산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 통합적인 돌봄 제공에 대한 정부의 책임과 역할이 명확해졌으나 전달체계 예산은 이를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낸다.

보건의료 분야

2025년 보건의료 예산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8.4조 원이다. 이중 건강보험 예산이 72.3%를 차지하고 보건의료 예산은 18.7%에 불과하다. 보건의료예산은 2024년보다 5.4% 증가했으나 2024년에 이루어진 대규모 삭감을 일부 회복한 것일 뿐 실질적 증가로 보기 어렵다.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금은 법적으로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14%로 정해져 있으나 2025년 국고지원 예산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차상위계층 지원,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등 국가 책임과 보건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다수의 예산은 감소했지만, 보건사업 관련 예산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5년 보건의료예산은 시민 건강에 대한 국가 책임은 방기하고 보건의료의 산업화, 민영화를 향한 윤 정부의 의지를 명확히 한다.

긴축재정에 따른 재량지출의 감소는 두텁고 촘촘한 복지로 국민 삶의 질을 증진하겠다고 공언한 윤 정부의 취약한 책임 의식과 정책적 의지 부족을 증명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약자복지’에 중점을 두어 투자했다는 기획재정부의 의도는 2025년 보건복지부 예산을 통해 증명되지 못한다.

정부는 전년도 본예산 대비 12.6% 증가한 기초생활급여를 앞세워 ‘더 두텁고 더 넓은 기초생활보장’을 이루어낸 듯 유세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위소득 기준 설정을 위한 준거 통계 간 격차 해소를 2026년까지 완결해야 하는 법적 과제에 따라 강제된 결과이다. 오히려 산출원칙을 준용하지 않은 채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하고 기준 중위소득의 원칙적 인상을 억제하여 기초생활급여 대상자의 규모와 관련 예산을 축소하는 기만을 자행했다. 특히 의료급여, 긴급복지,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의 탈수급 지원,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 지급을 비롯한 아동자립 지원 등 취약계층 지원 예산을 2024년보다 축소하여 약자를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공언과 적지 않은 간극을 보였다.

복지 예산은 시민에게 주어진 권리와 국가의 책임이라는 구도에서 기획되어야 한다. 그러나 약자복지를 앞세운 윤 정부의 2025년 복지 예산은 건전재정을 앞세운 긴축재정으로 민생안정은 물론 시민 일반의 사회적 권리를 무력화하는 한계를 보인다. 약자복지는 약자의 선별을 전제로 하며 약자로 호명되지 못한 다수의 배제를 불가피하게 한다. 2025년 윤 정부의 복지 예산안은 부자 감세에 따른 총수입 예산 감소의 긴장을 민생 방임으로 대응한 기만적 기획이다. 부자의 살림을 살피느라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마저 축소하고, 중앙정부의 재정 부담을 지방정부에 전가한 역진적이고 무책임한 예산이다.

  1. 재정건전성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수치 ↩︎
  2. 이상민, 2024. 대한민국 정체, 정량적으로 분석해 보기. ↩︎

월간<복지동향> 2024년 11월호(제3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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