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4 2024-12-01   18923

[기획2]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디지털 기술은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 

문영민ㅣ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조교수

2006년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편적 기본권임이 명시된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시행, 2007년  장애인 활동보조 지원사업 본사업 시행, 2008년 「장애인등의특수교육법」,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시행, 2013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시행, 2015년 「발달장애인권리보장및지원에관한법률」시행 등 한국 사회에서 2000년대 이후 사회 참여와 권리 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의 변화를 가장 두텁게 경험한 집단은 아마 장애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인을 위한 법과 제도의 변화가 실제로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를 이끌었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많은 한국의 장애인은 사회적 고립의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수준은 35.4%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인구 33.0%(2023년 사회조사, 통계청)에 비해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몸이 아파서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가 22.4%,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가 29.3%, 갑자기 큰돈을 빌려야 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가 56.6%로 나타났다. 각각의 사회적 고립 정도는 65세 이상 장애인보다 18~64세 이하 장애인이 높고, 장애인 1인 가구의 경우 더욱 높게 나타났다. 

장애의 사회적 모델의 주창자인 Oliver(1996)는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과 같은 문제를 단순히 병리적 요인으로 이해하는 접근을 비판하며, 이를 구조적 배제의 결과로 설명한다. 그의 관점에 따르면, 장애인이 경험하는 물리적 접근성의 제약, 의사소통의 장벽, 노동시장 참여의 어려움, 이로 인한 지역 사회에서의 고립은 개인의 신체적 결함이나 의학적 상태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요인과 환경적 제약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구조적 소외는 장애인이 사회에 완전히 통합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환경적 장벽에서 발생하며, 이는 물리적 접근성 부족, 부적절한 사회적 지원, 그리고 장애인을 주변화하는 사회적 태도와 같은 요소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Oliver는 장애인의 고립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시적 접근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배제를 완화할 수 있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사회적 배제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장벽을 경험하고 있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10명 중 1명은 한 달에 3회 이하로 외출한다고 응답했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장애인의 35.2%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고하였으며 교통수단의 이용이 어려운 이유에 대하여 ‘버스·택시의 물리적 접근·탑승의 어려움’을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53.2%로 가장 높았고, ‘버스·택시 이용을 위한 정보 접근의 어려움’으로 응답한 비율이 17.9%로 나타났다. 또한, 동 조사에서 1년간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했으나 가지 못한 이유에 대하여 청각장애인의 12.1%가 ‘의료기관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즉 장애인은 물리적 접근성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사회활동 참여에 장벽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회환경적인 제약은 장애인의 소외와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고립 

‘디지털 강국’이라는 위상을 가진 나라답게 한국 사회에서는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각광받고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SK텔레콤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휠체어를 탄 아동이 고궁에 입장하지 않고 창덕궁 내부를 관람하는 ‘창덕 Arirang’이라는 광고를 선보였다.1 또한, 같은 해 KT에서는 태어나자마자 청력을 잃은 한 청각장애인이 기가지니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을 적용하여 가족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광고를 내보냈다.2 이는 증강 현실 기술,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 등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장애인이 경험하는 물리적 장벽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두 광고는 장애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한 ‘극복’을 강조한다는 점, 또한 장애인의 손상이 ‘치료’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장애인 당사자 단체의 비판을 받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디지털 기술이 과연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할 수 있는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셰리 터클(Sherry Turkle)은 「외로워지는 사람들 (Alone Together)」에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깊이 스며들면서 오히려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녀는 디지털 기술과 소셜 미디어가 인간 간의 상호작용을 대체하면서 겉으로는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서적 친밀감과 깊은 관계를 약화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기술 의존적인 소통 방식은 즉각적인 응답과 피상적인 관계를 조장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물리적 대면과 진정성 있는 교류를 피하게 될 수 있다. 터클은 이러한 현상이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연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 비판적 접근과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관점에서 볼 때 디지털 기술이 오히려 장애인을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술 기반의 의사소통 방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표면적으로 강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서적 친밀감과 신뢰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본 글에서는 이를 논증하는 사례로 의사소통을 위한 디지털 기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재택근무와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의사소통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고립  

구글의 Project Euphonia3는 비표준적인 발음을 가진 사용자들의 음성 인식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된 연구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뇌성마비, 뇌졸중 등으로 인해 발음이 어려운 사용자들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음성 인식 모델을 개발하여 언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장벽을 완화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음성 데이터 수집, 개인화된 음성 인식 모델 개발, 커뮤니케이션 도구 개선을 통해 비표준 발음을 가진 사용자들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Project Euphonia가 목표하는 것은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을 확대하고, 비표준 발음을 가진 사용자들이 디지털 기술과 원활히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술적 도구를 통해 발음의 제약 없이 사용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여 언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독립적으로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표준적인 발음을 가진 장애인들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통해 타인과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편익에도 불구하고 Project Euphonia 등 언어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보완하는 기술에 대하여 잠재적 한계와 윤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Project Euphonia는 장애인의 발음을 디지털 기술로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인간 간 대화의 본질적인 가치, 즉 공감과 이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언어 장애가 있는 사람과의 느리고 어려운 소통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정서적 연결이 기술로 대체된다면, 우리는 인간관계의 깊이를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 김원영은 「사이보그가 되다」에서 서로 다른 몸과 언어가 만나 매끄럽지 않게 부딪히는 순간인 ‘이음새’가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가능성을 만든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사이렌오더 어플을 통해서 청각장애인은 소통의 어려움 없이 복잡한 주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카페 직원이 청각장애인과 삐걱거리며 대화하는 ‘이음새’를 소거하여 청각장애인의 언어나 수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날 가능성 역시 소거하게 될지도 모른다. 즉 기술이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이러한 효율성이 서로 다른 몸과 언어를 이해할 기회를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Project Euphonia와 같은 기술은 장애인을 “기술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으로 포박할 위험이 있다. 이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의 발음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을 약화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언어 장애는 기술을 통해 보정되어야 한다는 무의식적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적 진보는 단기적으로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애인의 사회적 지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할 수 있다. Project Euphonia는 장애인의 목소리를 더 잘 이해하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태도와 구조적 차별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이를 통하여 진정한 사회적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 Google의 Project Euphonia와 같은 의사소통 기술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을 확대하고,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인간관계의 본질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의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 개발과 적용 과정에서 장애인의 권리와 인간 중심적 접근을 우선시하며, 기술적 편리함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선 사회적 노력과 문화적 변화를 함께 강조해야 한다. Project Euphonia와 같은 기술적 시도가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인간다움과 공감이 담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도록 설계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재택근무와 고립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재택근무의 도입은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급격히 확산되었으며, 이는 특히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4월 기준 우리 나라에서 재택근무 제도를 활용하는 근로자는 약 96만 명에 이르렀다(고용노동부 보도자료, 2023.4.6.). 이러한 변화는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출퇴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건강 문제 등으로 직장생활 참여가 어려운 장애인에게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장애인 고용공단의 「2023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8.0%로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 64.9%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재택근무의 확산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노동 격차를 줄이고,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재택근무는 새로운 고용 기회와 근무 방식의 유연성을 제공하며 특히 장애인과 같이 물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 형태가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한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ann과 Holdsworth(2003)은 재택근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외로움과 고립의 감정을 분석한다. 재택근무자가 경험하는 외로움은 주로 동료들과의 대면 소통 부재에서 기인한다. 사무실 근무 환경에서는 동료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택근무자는 이메일, 채팅, 화상회의와 같은 컴퓨터 기반 소통에 의존하게 되며, 이는 감정적 연결감을 형성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로 인하여 재택근무자는 소속감과 연대감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재택근무 환경에서는 동료들과 감정을 공유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정서적 지원의 기회가 현저히 제한된다는 점 역시 지적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서 노동자는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며, 이는 자신감 부족과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복잡한 업무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 논의하거나 협력할 수 없는 환경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현대 사회에서 직장이란 소득을 얻는 공간일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사회적 정체성과 관계가 만들어지는 주요한 공간이다(Ashforth & Mael, 1989). 하루의 긴 시간을 보내는 직장 내에서 관계는 한 사람의 인간관계의 큰 부분일 수 있다. 특히 다른 사회활동의 참여가 어려운 장애인의 경우 재택근무로 인한 직장 내 관계의 단절은 고립으로 이어지기 더욱 쉬울 수밖에 없다. 유은주(2021)가 수행한 「장애인 근로자 재택근무 지원방안」 보고서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한 장애인 참여자는 “(재택근무로 인해) 사람 관계를 못 맺는 게 안 좋다. (회사 말고 다른 곳에서 사람 만날 수 있지만) 친구가 거의 없다(p.100)” 혹은 “거의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나갈 일이 잘 없다(p.99)”라고 이야기하며, 재택근무에서 경험하게 되는 소외감, 외로움, 고립감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이처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재택근무는 장애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노동시장 참여에 있어 물리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살펴본 바와 같이, 재택근무는 장애인 근로자에게도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장애인의 경우, 기존에 사회적 관계 형성이 제한적인 환경에서 성장해왔을 가능성이 커, 재택근무라는 형태가 그러한 고립감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직장이 제공하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정서적 지원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재택근무는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완전한 대안이 아니라 보완적 수단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의 고립감을 완화하고 정서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은 장애인 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기적인 대면 모임, 팀 내 멘토링 프로그램, 가상으로도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구축 등이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장애인 근로자가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여 고립감을 줄이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하는 혼합형 근무제도(hybrid work)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테크노에이블리즘(Technoableism)을 넘어서 

테크노에이블리즘(technoableism)은 기술 발전이 장애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기술로 장애를 ‘극복’하거나 ‘수정’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포함한다(Shew, 2023). 테크노에이블리즘 담론에서 장애는 단순히 기술로 해결 가능한 개인의 결함으로 간주되며, 장애인의 사회적 경험과 환경적 맥락을 간과한다. 예컨대, 인공지능(AI) 기반 보조기기나 재활 기술은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장애인을 기술로 ‘교정’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장애인의 고유한 정체성과 사회적 위치를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테크노에이블리즘이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기술은 물리적 제약을 줄일 수 있지만, 사회적 배제와 낙인과 같은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고립은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사회적 태도, 제도적 차별, 비장애 중심적 문화에서 비롯된다(Stimpunks Foundation, 2023). 둘째, 장애인의 고립을 기술적 ‘수혜’로만 접근하면, 이들이 사회적 참여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더욱 배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는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수행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문영민과 임예직(2020)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긍정 인식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집단에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였을 때 장애인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긍정 인식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정보기술의 발전이 제약을 제거하고 장애인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묘사하지만, 실제로 장애인이 4차 산업혁명을 비장애인보다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이는 연구에서 검증하고자 했던 가설대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적 자본 차이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나,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사회로의 변화로 인하여 기술영역뿐 아니라 노동, 돌봄, 사회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장애인에 대한 배제를 장애인이 직접 목도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chwab(2018)은 기술의 혜택이 일부 계층에게 집중되므로 경제적, 사회적, 신체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배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사회적 차원에서 취약 계층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함을 주장하였다. 디지털 사회로의 논의와 담론에서의 배제는 향후 또 다른 형태의 사회적 배제로 이어질 것이므로,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적용 단계에서 장애인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새로운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담론을 구성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접근과 사회적 접근을 통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장애인을 단순히 기술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의 주체로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Shew(2023)는 장애인들이 기술을 통해 새로운 능력을 얻거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장애인들의 삶을 지원하고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자와 사회 전체가 장애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단순히 장애 극복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의 사회적 통합과 참여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설계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기술 개발 과정에서 장애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고, 사회적 관행과 정책이 이들의 권리를 중심에 두도록 변화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미주

  1. SK telecom. 2020. “[SK텔레콤 5G] 모든 사람이 무엇이든 볼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도록 ‘창덕ARirang’.” 8월 3일, 2020. 1:00. https://www.youtube.com/watch?v=IwWoImdgFKI. ↩︎
  2.  KT. 2020. “제 이름은 김소희 입니다 [마음을 담다 KT] (풀스토리).” 3월 26일, 2020. 3:44. https://www.youtube.com/watch?v=A2YSy-9LOmA. ↩︎
  3. Google Research.“ Project Euphonia.” 2024년 11월 29일 접속. https://sites.research.google/euphonia/about/. ↩︎

참고문헌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2023.4.6.) 재택근무로 업무효율성, 직원만족도 동시에 잡았다. https://www.moel.go.kr/news/enews/report/enewsView.do?news_seq=14888

김원영·김초엽. (2021). 사이보그가 되다. 파주: 사계절.

문영민·임예직. (2020). 사회적 자본이 4차 산업혁명 인식에 미치는 영향: 장애 유무의 다집단 분석을 중심으로. 재활복지, 24(4), 205-233.

유은주. (2021). 장애인 근로자 재택근무 지원방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참고자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24). 2023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Ashforth, B. E., & Mael, F. (1989). Social identity theory and the organization.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 14(1), 20-39.

Mann, S., & Holdsworth, L. (2003). The psychological impact of teleworking: stress, emotions and health. New technology, work

and employment, 18(3), 196-211.

Schwab, K. (2018). Shap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World Economic Forum.

Shew, A. (2023). Against technoableism: Rethinking who needs improvement. W.W. Norton & Company.

Stimpunks Foundation. (2023). Mutual aid and human-centered learning for neurodivergent and disabled people.

Turkle, S. (2011). Alone together: Why we expect more from technology and less from each other. Basic Books.

월간 <복지동향> 2024년 12월호(제314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