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6 2026-07-10   34703

[동향2] 국민연금기금의 금융투자 편향의 문제점과 사회투자의 필요성

제갈현숙 | 연금행동 정책위원, 한신대학교 강사

국민연금기금은 코스피 성장을 위한 마중물인가? 

2026년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가입자의 보험료와 기금운용 수익금으로 약 1,974조 원을 조성했다. 이 중 연금급여와 국민연금공단의 관리운영비를 위한 지출을 뺀 기금적립금(이하, 연기금)은 약 1,526조 원으로 세계 연기금 중 3~4위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 거대한 기금의 99.9%는 국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 즉, 금융시장에 투자되고 있고, 복지 및 기타 부문에는 단 0.1%(1.7조 원)만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1998년 투자 비중인 3.82%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1  쉽게 말하면, 1,000원의 연기금 중 999원은 금융시장에, 오직 1원만 가입자의 삶과 직결된 복지 부문에 투자되는 것이다.

2025년 6월 코스피는 약 2,770선에 머물렀으나, 이재명 정부 취임 후 1년 만에 8,600선(211% 급등)을 돌파했고, 같은 시기 18조 원의 신용융자 잔고는 두 배 이상 폭증할 만큼, 주식 투자에 관한 관심이 급증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코스피 성장과 환율방어를 위한 연기금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코스피 급증으로 2025년도 국내 주식 부문 수익률이 35.12%에 달하면서 연기금 운용수익률은 기금 설립 이래 최고 수준인 18.97%를 기록했다. 그 영향으로 기금 규모가 1,610조 원까지 증가했고, 연기금 소진 시기도 2064년에서 2069년으로 5년 연장됐다고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이 수익률은 평가액일 뿐, 실제로 연기금 자산을 매도할 때, 그 가치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유동성이 큰 코스피에서 거대한 연기금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설정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했다는 점이다(2026년 5월 28일 기금운용위원회 결정). 그런데도 여전히 초과 상태여서 6월에 연기금은 나흘 연속 1.3조 원 규모의 대규모 매도에 나섰고, 언론에서는 ‘7월부터 강제 매도 폭탄’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즉 거대한 연기금의 규모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리밸런싱’ 자체가 변동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즉 수익률 추구와 코스피 성장을 위한 연기금의 기능은 기금의 크기 자체로 위험 요소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기금 금융투자 편중의 세 가지 문제점 

금융투자 중심의 연기금 운용은 세 가지 측면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 첫째, 코스피·나스닥에 상장된 대기업 주식 위주 투자는 가입자 전체의 공공 자금으로 소수 대자본 및 독점자본과 주주들의 부를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둘째, 35% 수익률은 공시 수익률로 실제로 현금화한 이익이 아니라, 장부상 평가액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실제 매도할 때, 얻게 될 수익은 달라질 수 있고, 매도액의 규모에 따라 시장에 미칠 위험은 상당하다. 2026년 3월 코스피 변동률은 22.6%로 비트코인 변동률을 초과했고, 최근 코스피는 하루에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할 만큼 변동성이 극심하다. 이러한 환경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률에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자산 매도에도 상당한 부담을 준다. 셋째, 금융투자 편중은 수익률 극대화를 목표로 하므로, 정작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사회투자를 외면해 왔다. 연기금 운용 중 유일한 사회투자 성격인 복지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극히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민연금법시행령(제31조)에 명시된 주요 복지사업은 노인복지시설, 취약계층시설(아동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사회복지시설 설치·운영 및 자금대여), 의료 및 휴양시설, 그리고 자금 대여로 명시하고 있다. 이중 휴양시설인 청풍리조트 사업은 수익률이 빌미가 되어 ‘복지투자는 실패한다’는 낙인을 유발했고, 현재 사실상 유일한 복지사업은 2012년에 시작된 ‘실버’뿐이다. 만 60세 이상 연금 수급자에게 연 3%대 초중반 변동금리로 최대 1,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 상환율 99.5%에 이르는 상환율과 높은 만족도에도 매년 예산이 조기 소진되어 접수가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초저출생·초고령 사회,  국민연금의 위기는 재정이 아닌, 사람!

한국 사회의 합계출생률은 2023년 0.72명, 2024년 0.75명, 2025년 0.80명(잠정)으로, 세계 역사에서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낮다. 그리고 2024년 12월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초저출생과 초고령 사회는 노년부양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2025년 29.3명에서 2050년 77.3명, 2070년 103.3명으로 급등할 전망이다. 일하는 사람 한 명이 한 명 이상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에 대한 전망은 국민연금의 제도적 발전을 위축시켜 왔다.

특히 연기금 적립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언젠가 소진된다는 사실을 두고, ‘더 많이 쌓아두면 안전하다’라는 프레이밍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다. 영국의 공공경제학자인 바르(N. Barr)는 연금 수급자에게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실제 재화와 서비스(식품, 의복, 의료 등)라고 밝힌 바 있다.2 미래의 연금 수급자들은 결국 미래의 노동자들이 생산한 것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 금융자산을 아무리 많이 쌓아두어도, 그것을 매수할 수 있는 후세대가 없으면 자산 가치는 폭락한다. 인구가 급격히 줄면 금융시장에 쌓인 자산을 팔려고 해도 살 사람이 없어서 가격이 하락하는 ‘자산 가치 붕괴(asset meltdown)’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연기금을 많이 적립해서 금융시장에서 수익 창출한다고 해서, 인구 위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진짜 해법은 무엇인가? 핵심은 미래의 생산력, 즉 일할 사람과 일할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다. 출생률과 고용률을 높이고, 모든 사람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연금 재정 안정화 전략이다. 금융수익을 좇는 것보다, 가입자 기반 자체를 확대할 수 있는 사회투자가 더 본질적인 해법인 셈이다.

연기금의 사회투자란 무엇인가?

사회투자(Social Investment)는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 방식이다. 수익을 위한 투자와 복지를 위한 지출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투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산출(output)과 수익을 함께 달성하는 것이다.

어째서 국민연금은 수익만 좇아서는 안 되는가? 민간 펀드는 수익자에게 높은 금융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 목적이므로 수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사전에 정해진 급여를 평생 보장하는 ‘확정급여형(DB)’ 제도이므로, 수익률이 곧 급여액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가입자 기반이 계속 유지·확대되어야 제도 자체가 지속될 수 있다. 주식 투자로 매년 10%의 수익을 올리더라도, 연금 보험료를 낼 가입자가 계속 줄어든다면, 연금 재정은 결국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단기 수익 극대화를 넘어, 가입자 기반 확보와 사회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를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


국민연금은 ESG를 통해 사회투자의 요소를 적용할 순 있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 투자 배제와 같은 결정을 통해 기후 위기에 부합하는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2024년 12월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에너지 전환 투자전략’ 의결로 5년 유예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ESG 투자는 형식적인 틀을 갖췄지만, 실질적 이행에서 매우 미흡하다. ‘투자 배제보다는 관여 우선’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선제적 투자 배제와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사회영역(S, 노동권, 인권, 공급망 등)에 대한 투자는 구조적으로 방치돼 있다.

공적연금의 다양한 사회투자의 사례

국민연금이 복지·사회 투자를 외면하는 사이, 세계 주요 공적연금들은 사회투자를 통해 재무 수익과 사회적 편익을 함께 창출하는 경험을 꾸준히 쌓아왔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뉴욕시의 교원·공무원·경찰·소방·교육 분야 5개 공적연금은 1984년부터 연금자산의 2%를 저소득 주택과 지역사회 개발에 투자해왔다. 2026년까지 누적 48억 달러(약 6.5조 원)를 투자해 19만 9천 호 이상의 주택을 건설·보존했다. 수익률은 보험계리적 요건을 꾸준히 초과 달성해 왔다.3 

1983년 퀘벡노총 주도로 만들어진 연대기금(Fonds de solidarité FTQ)은 노동자의 저축으로 퀘벡 경제를 지탱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이 기금의 특징으로 첫째, 노동자 지배의 비영리 연기금으로, 세액공제(퀘벡·연방 각 15%, 총 30%)를 통해 노동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 둘째, 퀘벡의 노동관계, 산업 안전보건, 사내 소통 품질을 심사한 후 투자하며, 투자 기업들이 퀘벡 전역의 재단과 사회·지역사회 조직들을 지원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2025년까지 공공 투자의 탄소 발자국 25% 감축,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 지원, 저탄소 경제 투자,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선도를 4대 기후 목표로 설정했다. 이러한 특징은 재무 수익과 사회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5년 연 복리 약 7.8%의 수익률을 보였다. 또한 4,632세대에게 사회주택을 공급하고 기업승계를 지원한다는 점4에서 수익률과 사회 편익을 창출했다.

네덜란드 정부 및 교육 부문 종사자를 위한 공적연기금인 ABP(Stichting Pensioenfonds)의 투자자산은 약 5,200억 유로(2025년 4월 기준)로 유럽 최대, 세계 5위권 연기금이다. ABP는 인권, 기후, 생물다양성, 지배구조 4개 의제에 대한 ‘투자 제한 최소 기준’5을 설정하고, 인권 실사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24년 3월 4일 ABP는 2030년까지 재무적·사회적 이중 수익을 창출하는 임팩트투자 300억 유로 달성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지속가능·책임 투자정책을 발표했다. 이 중 기후 솔루션에 최소 100억 유로, 생물다양성 솔루션에 최소 10억 유로를 배정하며, 임팩트투자에 최소 100억 유로는 네덜란드 내에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6 

호주의 산업형 슈퍼펀드(Aware Super)는 필수 직종 노동자에게 시장 임대료의 80% 수준으로 주택을 임대하는 필수 노동자를 위한 주택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금 가입자가 곧 투자 수혜자가 되는 구조이다. 이 주택프로그램에 대한 내부 분석을 통해 사회적 편익을 수치화했다. 세입자 1인당 연간 약 112시간의 통근 시간 절감, 세입자 1인당 주당 약 111달러의 임대료 절감, 1,282만 달러의 고용주 편익(직원 연수, 많은 인력풀, 결근율 감소, 직원 건강 개선) 등 420만 달러의 사회경제적·환경적 편익을 창출했다.7 

지금 당장, 국민연금의 사회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저출생·고령화 위기의 한복판에서, 연기금이 해야 할 일은 더 많은 금융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도 국민연금이 제 기능을 하려면, 사회적 돌봄의 질적 전환과 고용의 양과 질을 모두 높일 수 있도록 하는데, 연기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규로 적립되는 기금 일부를 사회투자 포트폴리오로 의무 배분할 필요가 있다. 사회투자의 분야로는 저렴하고 괜찮은 공공임대주택, 의료·요양 인프라 및 돌봄서비스, AX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사람 중심 ETI가 대표적이다. 또한 ESG 기준을 강화해서 가입자에게 기금운용 수익을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입자 기반 확대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

사회투자는 수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뉴욕, 퀘벡, 네덜란드, 호주 모두 사회투자를 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 1,526조 원의 가입자 자산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쓰이지 않는다면, 수익률은 현재화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민연금기금의 금융적 수익률 추구라는 기계적 사고에서 벗어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로 철학과 자산 이동이 동시에 실행돼야만 제도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다. 

| 미주 |

  1.  국민연금의 복지사업에 대한 투자는 1991년 1,200억 원으로 시작해서, 1998년 1조 4,385억 원(당시 연기금 규모의 3.82%)으로 성장한 후 꾸준히 감소함. ↩︎
  2. Barr, Nicholas, 2012, The Economics of the Welfare State. Fifth Ed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
  3. “NYC Comptroller Mark Levine Launches the NYC Housing Investment Initiative, A $4 Billion Commitment to Finance Housing Across Five Boroughs(2026.04.16.)“https://comptroller.nyc.gov/newsroom/nyc-comptroller-mark-levine-launches-the-nyc-housing-investment-initiative-a-4-billion-commitment-to-finance-housing-across-five-boroughs/(검색일. 2026.04.30.). ↩︎
  4.  Fonds de solidarité FTQ Unveils “Our Impact(2024). https://www.fondsftq.com/en/press-center/press-releases/2024/20241018-unveiling-our-impact(검색일. 2026.04.30.). ↩︎
  5.  이 기준을 적용한 결과 900개 기업이 제외됐으며, 여기에 Alphabet, Meta, Tesla가 포함되었다(NL Times, “Dutch pension fund ABP divests from Alphabet and Meta”, 2025.2.17.). ↩︎
  6.  ABP보도자료(2024.03.04.). abp.nl/english/investments ↩︎
  7. aware.com.au/member/about-us/newsroom/october-2023/essential-worker-housing-affordability-crisis-costing-australia(Aware Super 공식 뉴스룸 보도자료. 2023.10.06.). ↩︎

월간<복지동향> 2026년 7월호(제3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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