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하 |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
문제제기 : 복지가 보이지 않는 정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이 경과하였다. 대통령의 적극적인 국정 운영과 국민과의 소통 강화와 함께 실용주의 균형 외교,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AI·반도체 중심의 산업정책 등은 높은 정책 효능감을 가져와 정부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편이다. 또한 산업재해 대응과 노조법 2·3조 개정 등 일부 진보적 의제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평가와는 별개로 사회정책 영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성장과 투자, AI와 산업이 국정운영의 전면에 등장하는 사이 복지 의제는 상대적으로 주변화되었다는 평가가 시민사회와 복지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예산의 경우에도 비록 전년 대비 약 9.7% 증가하였으나, 상당 부분이 정책 대상 규모의 변화에 따른 자연증가분에 기인하였고, 공공성 강화 및 적극적 복지 확충의 의지는 취약하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3월 말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재정, 인력, 전달체계 등이 총체적으로 미비한 상태에서 출발한 만큼 공공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 글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가 비판과 대안을 위한 건강정책학회,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사무금융 우분투재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함께 개최한 『이재명 정부 보건복지정책 1년 평가 토론회』에서 발표한 총괄평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토론회에서는 총괄평가뿐 아니라 소득보장, 사회서비스, 보건의료 세 영역에서의 지난 1년도 평가하였다. 소득보장 분야에서는 반복되는 절망사와 사각지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 ‘하후상박’ 개편 포함 노후소득보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점검하였다.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는 최근 시행된 지역사회통합돌봄과 현 정부의 기본서비스의 구상을 분석하고, 공공인프라 부족 및 예산 확보의 실패, 그리고 사회서비스에 대한 안일한 현실 인식으로 인한 한계점을 지적하였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공공의료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민간보상 중심의 필수의료 강화와 AI·산업화 중심 기조로 대체되는 현실을 고찰하였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개별 정책의 성과와 한계보다는 거시적인 맥락에서 사회정책이 국정운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성장과 복지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사회의 중첩된 다중격차와 복지국가의 현주소
오늘날 한국 사회는 소득과 자산, 주거, 교육, 노동시장 지위가 중첩되는 다중격차 구조 속에서 사회적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 기회의 불평등은 결과의 불평등으로, 이는 다시 다음 세대의 기회 불평등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양극화와 계층 재생산이 점차 고착화된 것이다. 심지어 최근 들어 경제적 불안정과 자산 격차로 인해 결혼과 출산 자체를 포기함에 따라 ‘가난의 “대물림”’ 조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자조마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 발표된 각종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국회 소속기관이 연구 역량을 결집하여 만든 종합보고서인 「한국사회 불평등의 현주소」(2025)는 한국 사회가 최근 20년 동안 소득뿐 아니라 자산, 교육, 건강, 주거,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평등이 서로를 강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구조화되어 있다고 진단하였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산업별·기업규모별 생산성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고, 자산 불평등은 악화되고 있으며, 계층 이동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보고서가 새로이 개발한 ‘다차원 불평등 지수’ 역시 2011년 0.179에서 2023년 0.190으로 상승하였다.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 경제학’의 개념을 차용한 옥스팜코리아의 「2026 옥스팜 도넛 리포트 – 한국 불평등」(2026)에 따르면, 상위 10%와 하위 40%의 소득 격차는 2009년 2.4배에서 2023년 4.1배로 확대되었고,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은 2003년 62%에서 2024년 53.9%로 감소하였으며,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수준 역시 2005년 70%에서 2023년 58.7%로 하락하였다. 또한 저임금 여성 근로자의 규모(19.1%)는 남성(10.1%)에 비해 거의 2배가 더 많으며, 월소득 600만 원 이상 가구는 100만 원 미만 가구보다 열에너지를 4배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세금 및 사회보험 부담(국민부담률)은 OECD 평균보다 33% 낮고, 한국의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은 OECD 평균의 72%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저부담-저복지’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민주화 이후 역대 정부는 <표 1>에서 요약되었듯이 각기 나름의 복지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사회정책을 발전시켜 왔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속에서 생산적 복지를 제시하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사회보험 확대를 추진하였고, 노무현 정부는 참여복지와 사회투자국가를 내세우며 사회서비스와 복지전달체계 구축에 힘을 기울였으며,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복지를 주창하며 아동수당과 고용안전망 확대를 추진하였다. 아울러 생산적 복지, 사회투자국가, 포용적 복지는 복지에 주목하면서 성장과의 선순환을 추구한 담론이었다. 이처럼 복지국가의 외연은 확장되었고 형식적 측면에서 기본적인 틀을 갖추었지만, 다중격차를 해소하고 사회적 위험관리체계로서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기엔 아직 부족한 측면이 크다. 일례로 대표적인 복지제도인 사회보험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및 플랫폼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고, 저출생·초고령화 시대에 가족 중심 돌봄체제의 특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권별 제시된 복지 담론과 제도적 발전은 실제 사회경제적 성과로 이어졌는가? [그림 1]은 복지국가 관련 경제·사회지표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고용률을 높여 왔으며, 공공사회지출도 김대중 정부 시기 GDP 대비 4~5%에서 최근에는 15% 수준까지 확대되었다. 이에 반해 조세부담률은 등락을 거듭하였는데, 최근 상승 추세였으나 윤석열 정부의 감세로 다시 하락하였고, 세후 지니계수의 경우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다가 조금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2000년대 전후의 수치보다 높은 편이다. 특히 한국 복지국가의 현주소는 국제 비교를 통해 그 취약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표 2> 참고).

지난 5월 이재명 정부는 국정목표인 ‘기본이 튼튼한 사회’에 맞춰 사회보장 정책 전반을 수정하고자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 수정계획』을 마련하고 복지철학으로 ‘모두의 복지’를 제시하는 동시에,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하였다. 과연 이와 같은 수정계획과 추진방향이 한국 사회의 다중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까? 하지만 지난 1년을 반추하면 현 정부의 새로운 복지 담론이 실제 제도와 재정, 정책 우선순위 속에서 구현될 수 있을지, 그리고 성장과 복지가 서로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도전과 응전 : 성장-복지 선순환과 돌봄 중심 복지국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양극화, 저성장, 저출생·고령화, 고용 불안정, 노동시장 이중구조, 지역 소멸 등의 문제는 서로 분리된 현상이 아니다. 이는 성장과 복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못하고, 사전적 분배와 사후적 재분배가 체계적으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Lee, 2026b). 여기서 사전적 분배는 결국 노동시장 이중구조 및 양질의 고용과 직결되고, 사후적 재분배는 조세와 (전통적 의미의) 복지의 문제인데, 한국 복지국가는 양 측면 모두에서 개혁이 필요하다.
지난 1년 동안 이재명 정부의 화두이자 국정운영의 핵심은 AI라 할 수 있다. 하지만 AI가 성장의 엔진일 수는 있어도 충분한 고용 전략이 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민주노동연구원 이슈페이퍼(정경윤, 2026)에 따르면 신규채용 일자리는 2023년 이후 대부분 연령층에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청년층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생성형 AI 확산과 기업의 경력직 선호 강화는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올해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APEC 미래일자리포럼(2026)에서도 AI 노출 위험이 높은 직종을 중심으로 청년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혁신이 반드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돌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오늘날 돌봄은 복지정책으로서 중요성에 덧붙여 고용 및 성장을 위한 주요 전략이다(Lee, 2026a). 아동·장애인·노인 돌봄, 장기요양과 지역사회 건강관리 등은 앞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며,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노동이 필수적인 분야이다. 더욱이 돌봄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역량을 유지·확대하는 투자이기도 하다. 돌봄에 대한 공공투자는 다양한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고, 일자리를 확대하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결국 돌봄의 사회화는 단순한 복지 확대에 그치지 않고 (여성)고용 촉진, 인적 자본 확보, 복지-성장 선순환 기반 강화와 직결된 과제인 것이다.

하지만 [그림 2]가 명징하게 보여주듯 한국 여성의 고용률은 30대에 급격히 하락하는 전형적인 ‘M자형’ 구조를 보이며, 이 시기의 성별 고용격차는 OECD 평균보다 훨씬 크다. 이는 돌봄 부담이 여전히 가족, 특히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돌봄 서비스의 질 향상은 노인과 장애인, 아동의 삶의 질을 개선할 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을 완화하고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2024)가 제안한 ‘돌봄 중심 복지국가’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하나의 방향이다. ‘돌봄 중심 복지국가의 원칙’에서 강조되었듯이 이는 기존 보편적 복지국가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면서도 돌봄을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를 연결하는 핵심 축으로 재구성하고, 생산, 재생산 및 분배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제안이다. 즉 돌봄을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권이자 사회적 재생산의 핵심 영역으로 이해하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여성고용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정책과도 긴밀히 연결하는 것이며, 국가의 공공성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강화하고 생태적 지속가능성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복지국가 비전인 것이다. 또한 돌봄 중심 복지국가는 돌봄경제를 한 축으로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구축하고자 한다. 여기서 돌봄경제란 재화가 아닌 인간(의 역량)을 생산하고 유지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공식 및 비공식적 영역에서의 다양한 유급·무급 노동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다(Folbre, 2021; ILO, 2024). 돌봄에 대한 경제적 비용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이며, 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함께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부가가치와 세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돌봄과 경제발전은 상충된 관계가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돌봄은 사회적 형평성을 위한 복지정책인 동시에 노동시장과 지역경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경제적 기반이며, 성장과 복지를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표 2>는 복지체제 유형별 대표 국가라 할 수 있는 스웨덴, 독일, 미국, 일본과 한국의 주요 사회경제지표를 비교한 것이다. 한국은 고용률(63.0%)과 제조업 고용 비중(15.5%), IT 산업 연구개발 투자(2.0%) 등 성장과 산업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에서는 비교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특히 제조업 고용 비중은 스웨덴(9.5%)이나 미국(9.7%)의 1.5배 이상이며, IT 분야 연구개발 투자 역시 비교 국가 중 가장 높다. 반면 복지정책과 돌봄 영역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한국의 대학 교육 이수율은 54.5%로 스웨덴(49.4%)보다 높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6.0%로 스웨덴(61.7%)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높은 수준의 인적 자본이 노동시장 참여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출산과 돌봄의 부담이 여전히 가족, 특히 여성에게 집중된 가운데 공공 돌봄 인프라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경력 단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 GDP 대비 수출 비중이 약 44%에 이르는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경제인 반면, 가계저축률은 비교군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대외 충격에 취약한 내수 기반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사회서비스와 공공부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공공고용 비중은 8.6%로 스웨덴(28.2%)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며, 보건·사회서비스 고용 비중(9.3%) 역시 스웨덴(19.9%)의 절반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화된 돌봄 서비스는 저임금·불안정 고용을 양산하여 돌봄의 질 저하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안정적 가계수요도 제약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GDP 대비 가족 관련 사회지출도 1.6%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가족과 시장에 의존하는 돌봄체계는 저임금·불안정 노동을 확대하는 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내수 기반 형성에는 충분히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일자리가 복지라는 등식이 작용하던 과거와 달리, 높은 고용률에도 불구하고 지니계수로 살펴본 한국의 사전적 분배와 사후적 재분배는 매우 취약하다. 대기업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 플랫폼노동자, 영세사업장의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정성은 세전 지니계수가 높은 이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더욱이 대기업(300인 이상)의 노조 조직률 36.8%와 영세사업장(30인 미만)의 0.1% 사이의 극심한 격차, 비정규직·영세사업장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 약 50%는 높은 고용률이 포괄적이고 안정적인 고용을 의미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공공사회지출과 국민부담률은 OECD 평균 및 주요 복지국가들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며, 시장에서 발생한 불평등을 조세와 이전소득을 통해 완화하는 사후적 재분배 역시 여전히 제한적이다. 15.3%의 공공사회지출은 스웨덴(26.1%), 독일(27.9%), 일본(24.7%) 보다 크게 낮고, 0.42의 세후 지니계수는 스웨덴(0.24), 독일(0.36)에 비해 높은 수준인데, 재분배 효과를 보여주는 세전 지니계수와의 격차 역시 0.08로 비교군 중 가장 저조하다. 한마디로 한국은 사람들을 일하게는 만들지만, 그 결과로 벌어진 격차를 충분히 좁히지 못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맺음말 : 성장-복지 관계 재구성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과제
이재명 정부 1년은 여러 측면에서 성공적인 출발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정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에 대해 우려 섞인 질문을 남기고 있다. 많은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 준 악동뮤지션의 노래 가사처럼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지만, 성장 뒤에 복지가 오는 건 더 이상 아름답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국은 ‘일하지 않는 나라’가 아니라 ‘많이 일하지만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나라’이며, 과도한 경쟁에 지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지와 돌봄이 성장의 비용이 아니라 토대라는 공감대 형성이다.
공공 돌봄 확충은 국가 성장전략의 곁가지가 아니라 핵심 구성 요소이며, AI·반도체·바이오 못지않게 고용 창출과 내수 확대,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사회경제적 인프라인 것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단순히 또 하나의 복지제도를 도입하는 차원의 일을 넘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가 마주한 돌봄 위기를 타개할 종합 대책이자 복지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기이다. 따라서 정부는 공공 중심 돌봄 인프라 확충,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집중 투자, 충분한 재정 확보와 인력 확충 등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재구축해야 한다.
결국 복지가 국정운영의 주변부에 머무르는 한 성장 역시 지속가능하지 않다. 공공사회지출의 실질적인 확대 없이는 소득보장, 사회서비스, 보건의료의 구조적 개선은 근본적으로 제약될 수밖에 없으며, 사전적 분배와 사후적 재분배의 균형 잡힌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국면과 이에 따른 초과세수 가능성은 복지국가의 재정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기회이기도 하다. ‘재정건전성의 신화’를 극복하고 ‘증세 없는 복지’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이제는 정부가 먼저 제기하고 이끌어야 할 때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과 복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AI와 산업정책 중심의 성장전략을 넘어 사회정책을 국정운영의 핵심 축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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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2026, 보건복지부 핵심성과 및 2026년 하반기 중점 추진과제.
정경윤, 2026, 청년고용 위기와 공공부문의 역할, KCTULI 이슈페이퍼, 민주노동연구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2024, 새로운 길, 돌봄 중심 복지국가, 참여연대 이슈페이퍼.
Folbre, N., 2021, The Rise and Decline of Patriarchal Systems: An Intersectional Political Economy, New York: Verso Books. 윤자영 역 (2023)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 에디토리얼.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2024, Decent work and the care economy, International Labour Conference 112th Session.
Lee, Jooha, 2026a, “Reproducing growth? Care and the reconfiguration of hybrid growth regimes in Japan and Korea”,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2026년 춘계학술대회 발표문.
Lee, Jooha, 2026b, “Reconceptualising East Asian welfare regimes: Beyond developmentalism through transformative social policy”,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2026년 춘계학술대회 발표문.
OECD, 2026, Inclusive and Sustainable Well-being in Korea, https://doi.org/10.1787/a8940343-en.
월간<복지동향> 2026년 7월호(제3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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