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이면 드디어 우리나라 사회복지계의 역사적인 일이 시작된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적부조제도였던 생활보호제도는 빈곤의 책임을 사회와 국가보다는 개인과 가족에게 돌리고 있고, 대상자들에 대한 지원이 단편적이며 시혜적 차원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대상자 선정이나 급여의 충분성, 관리나 제도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그결과 IMF 구제금융 관리체제하의 대량실업사태 앞에서 생활보호제도는 최종적인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에 한계가 들어내게 되었다.
'98년 45개 시민단체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추진연대회의」를 구성하여 법제정 운동을 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사회복지전문요원동우회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라는 사회복지계의 기념비적인 법을 제정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던 날 이제야 전문가로서 전문가다운 제대로 된 복지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다. 이러한 기분은 전국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 모두가 느낀 감정이었을 것이다.
10년 전부터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경험하였던 생활보호제도의 문제점인 연령폐지, 보호구분폐지, 부양의무자 선정기준, 소득재산의 통합기준마련, 보충급여제도도입, 근로유인, 자활강화, 부양의무자조사 등을 개선시키기 위하여 건의하였을 당시 정책을 담당하였던 분께서는 “말되 안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한 말이 아직도 나의 가슴에 남아있다.
지금 현재까지도 자활급여지침작업 뿐만아니라 시행령, 시행규칙에 담지 못했던 내용들을 계속해서 특례조항을 신설하여 보완작업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국민기초생활보호법의 주요정신인 최저생계비 이하의 모든 국민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립자활을 도모하기 위한 포괄성, 정확성, 충분성, 형평성, 정보성, 효율성에 훼손되지 않고 충실하였는지를 살펴보고 과제들을 제시하여 보고자 한다.
첫째, 근로유인방안이 확대되어야 한다.
근로능력이 있는 자 또는 근로능력이 없는 자가 근로를 할 경우 소득이 인정되어 소득초과로 보장이 중지되거나 급여를 적게 받게되므로 계속해서 보장을 받거나 급여를 유지시키기위하여 근로를 적정하게 하거나 근로를 하지 않을 경우가 발생되므로 근로유인을 위해 소득에 포함되는 연장, 야간, 휴일근무수당에 대한 공제제도와 근로능력이 없는 자가 근로를 할 경우 소득의 60%이상을 공제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2002년부터 실시될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에 대한 소득공제율제도를 가급적 빨리 도입하여야 하며 대상자간의 형평을 고려하여 자활 기반을 조성에 필요한 최소 소득공제기간을 5년 정도로 하고 매년 공제율을 달리 적용하고 마지막 해에는 기본공제율만 적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둘째, 가구원 분리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미혼자녀 중 30세미만 자가 수급권자와 함께 주거와 생계를 유지할 경우에는 가구단위로 포함되어 소득의 합이 최저생계비의 100% 기준을 적용 받게 되고, 주거와 생계를 달리할 경우에는 대부분 부양의무자로 처리되어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인 120% 기준을 적용받게 되어 가구원 분리가 확대 이용당할 소지가 많이 있으므로 주거와 생계를 유지할 경우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적용하고 의도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달리할 경우 소득을 100%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근로능력있는 수급권자의 장기간보장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존생활보호대상자의 경우 대부분이 5년이상 자녀가 성장될 때까지 계속해서 보호를 받고 자녀가 성장하면 근로능력이 있음에도 가구를 분리시켜 보호를 연장하는 사례가 많이 있으므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시에는 근로능력이 있는 자에 한하여 보장 받는 기간에 따라 지원급여액의 차등화와 소득공제율의 차등화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넷째, 부양의무자가 수급권자를 부양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부양의무자가 수급권자를 부양하면 불이익이 아니라 부양의무자가 수급권자를 많이 부양을 하면 할수록 이득이 되는 방안이 필요하다.
형제자매간도 주거와 생계를 같이 하지 않으면 보장을 받기가 쉬우나 주거와 생계를 같이 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므로 형제자매간 중 한쪽이 결혼을 하여 부양가족이 있거나 연령이 많은 경우에는 부양의무가 없는 것으로 판정하여 소득을 공제해주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부양의무자가 아닌 자가 수급권자를 부양할 경우 세금감면 등의 지원방안도 타법에서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부양의무자 가구의 특성과 유형을 반영하여 소득 기준이 상향조정되어야 한다.
부양의무자가 수급자이거나 직계존속 또는 중증장애인인 직계비속을 부양하고 있는 경우에는 부양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소득, 재산조사를 실시하지 않도록 되어있으며 재산기준 특례가 신설되어 근로능력이 없고 재산이 주택에 한정될 경우에는 150%로 상향조정되었다. 그러나 소득은 최저생계비의 120%미만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으므로 부양의무자 가구의 특성과 유형을 반영하여 소득의 기준이 상향조정되어야 한다.
여섯째, 보조공공인력이 신규전담인력 배치전까지는 계속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조사 기간인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공공근로인력들을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조사보조원으로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나 지금은 보조공공인력이 배치되지 않고 있다. 지역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남아있는 공공근로 예산으로 9월말까지 약2개월정도는 활용할 수 있으나 그이후의 예산계획이 없는 실정이므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보조 공공인력을 내년도 신규 전담공무원 인력이 배치되기 전까지는 계속적으로 활용 할 수 있도록 예산이 반영이 되어 배치되어야 한다.
일곱째, 주민자치센타로 기능전환되는 읍·면·동사무소내에 상담실을 설치하여야 한다.
수급권자와 상담을 하면서 공개된 읍·면·동사무실에서 개인의 사생활 상담을 하고 있다. 이것은 개인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이며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에도 위배되는 일들이므로 읍·면·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타로 기능이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관리부처인 행정자치부는 상담실 설치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알아서 해야할 사항이라고 미루지 말고 전국 읍·면·동 주민자치센타에 상담실 설치를 필수 기본 시설물에 포함시키도록 하여야 한다.
여덟째,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부족인력이 충원되어야 한다.
내년도에 사회복지전담공무원 2,400명이 신규로 충원되어야 1인당 약 250가구 담당하게 된다. 이 규모도 실제 일을 하는데 많이 부족하지만 현재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기획예산처, 행자부 등에서는 사회복지직 신규인력 충원을 지방조직 구조조정에 따른 잉여인력중 기능직을 사회복지직으로 전직을 시키려고 하고 있다. 기능직을 사회복지직으로 전직하는데 동의를 한다면 인력충원과 함께 아동상담원,부녀상담원을 사회복지직으로 전직시켜주겠다는 제의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이 제의를 반대하고 있다. 사회복지전문요원이 배치되게 된 이유중의 하나가 일반행정직들의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책임성·사명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행자부는 아동·여성상담원들의 사회복지직 전직문제에 기능직전직문제를 포함시키지 말고 별도의 안건으로 보아 처리를 하여야 하며 생산적 복지라는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인력을 내년도 상반기 중으로 충원될 수 있도록 예산을 반영시켜야 한다.
아홉째,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기술수당이 신설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은 주된 업무인 상담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정방문, 병원방문 등을 수시로 하고 있음에도 별도의 활동비가 전혀 없어 사비를 들여가며 비용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읍·면·동사무소 민원담당에게는 민원수당, 세무담당의 세무수당 그리고 보건소의 간호사, 물리치료사 및 시군구청의 건축직, 토목직, 지적직 등에게 기술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그러므로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사기저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게 기술수당을 신설해주어야 한다.
열번째,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복지예산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행 25%로 되어있는 시군구의 예산부담율을 지역실정에 맞게 조정하되 지방자치단체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사회복지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대한 정책, 전담인력 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여 차등으로 국고지원율을 조정하여야 한다.
이상과 같이 보건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령·시행규칙 작업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기초로, 앞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당시의 근본정신을 상실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제시하여 보았다.
시민단체에서 기초생활수급권찾기 운동본부를 발족시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을 올바르게 하고자 하는 노력을 사회복지사로서 감사를 드린다. 더불어 지난 '99년 말 사회복지전문요원들이 별정직에서 사회복지직으로 전직이 되는 과정에서 직급의 강등, 대규모의 인사이동 등 변화 속에서 보건복지부와 함께 부족한 인력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준비를 하느라고 지난 9개월동안 휴가도 잊은 채 야근과 휴일근무를 하면서 전담공무원 모두가 지쳐있는 상태이지만,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시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함께 준비하였다는 사실을 인생의 큰 영광으로 느끼고 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모두는 훗날 대한민국 사회복지의 역사에 있어서 씨앗이었다고 기억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0년 09월호(제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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