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5-10   1964

가정, 그 영원한 마음의 고향 – 아동복지시설을 중심으로

모든 아동은 가능한 한 양친의 사랑과 책임 하에 자라날 권리가 있으며(국제연합 아동권리선언 제6조, 1959) 자신의 부모를 알고 부모에 의하여 양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국제연합 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제7조, 1989). 또한, 대한민국 어린이헌장 제1조는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고 명시하여 가정의 역할과 부모의 책임, 아동의 권리로서 가정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가정을 가질 아동의 권리

우리나라 아동복지의 흐름을 보면, 1950년을 전후한 절대 빈곤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해 요보호아동이 급증하면서 민간단체나 독지가 중심의 아동복지시설을 설립하였다. 초창기의 시설 아동은 전쟁고아가 대부분이었고 이들은 단순 보호(care) 대상자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의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산업재해, 질병, 이혼 등 가족해체로 인해 입소된 시설아동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치료(treatment)대상의 아동으로 변하고 있다.

이들의 시설보호는 모성이 박탈된 아동의 완전상실을 방지하고 정상화를 돕기 위한 조치로 대체가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설보호 관계자는 요보호 아동이 받은 심리적, 정신적 충격과 갈등을 치료하며 장차 완전한 자립을 이루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양육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아동양복지시설의 원래 목적인 해체가정을 예방하고 대체가정의 기능을 강화하여 치료적이며 대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아동복지시설의 변화와 사회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설의 대체가정화를 위한 이론적 근거

아동복지시설이 갖는 전문적 기능을 A. Kadushin은 지원적 서비스(supportive service), 보완적 서비스(supplementary service), 대리적 서비스(substitute service) 등 세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지원적 서비스는 가족과 부모자녀의 관계가 구조적으로 손상되거나 긴장 상태에 있을 때 이것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제공하는 것으로 아동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정에서 부모의 능력을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서비스이다. 보완적 서비스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심하게 손상되어 있을 때 요청되는 것으로 사회보험과 공적부조와 같이 아동이 받을 수 있는 보호를 보완하고 부모가 부적절하거나 제한되어 있을 때 이것을 보상하기 위한 서비스이며, 대리적 서비스는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영원히 단절될 정도로 손상되었을 때 제공한다.

아동복지시설의 주거형태는 시설 내에서 독립적인 단독가정형태, 소숙사제이며 분리취사, 소숙사제이며 공동취사, 집단 기숙사 등 4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앞으로 아동복지시설의 건물 증축과 개축시 가정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자립심을 기를 수 있는 소규모 가정형 구조로 변경하도록 하고 있으며, 여러 연구결과 역시 이러한 형태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체가정 형태의 시설보호를 위한 새로운 틀

아동복지시설은 그 동안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의 빈곤 속에서도 요보호 아동의 양육과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주변환경의 변화와 아동인구의 감소, 해체가정의 증가에 따라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요보호 아동은 증가하지만 소규모 미인가시설과 소년소녀 가장, 그룹홈, 위탁가정 보호, 입양 등 다양한 형태의 아동양육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기존의 아동복지시설은 사업전환 또는 새로운 방향모색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요보호 아동들은 한결같이 기존의 고아원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아동복지시설을 기피하고 다른 형태의 보호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 일부 아동양육시설은 가정형 시설 또는 소숙사 제도 등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는 다양한 대체가정 형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사실에 근거하여 대체가정을 지향하는 아동복지시설의 내부발전 방안과 사회적 환경조성 방안에 관해 언급하고자 한다.

내부발전 방안

가. 예방적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는 아동복지시설 서비스의 도입이다.

기존의 아동복지시설은 사후 치료적이고 대리적인 서비스를 실시하였으나 보다 적극적인 예방차원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 가정이 해체될 경우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부녀자, 아동은 즉각적인 대리적 서비스가 개입되어야 한다. 즉, 위기 가족의 상담이나 가족 지원을 통해 가정이 해체된 후 투입하게 될 사회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대리적 서비스 지원 없이 위기에 처한 가족의 해체를 방지할 수 있다.

나. 가정해체 유형에 따라 다양한 지원적, 보완적, 대리적 서비스 체계의 확보이다.

아동의 가정해체 원인이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경우는 가정해체의 원인이 소멸되거나 다시 원상태로 복구될 가능성이 높은 아동은 일시보호를 하고, 가족과 부모관계의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영원한 해체에 해당될 경우 이들을 가정적 형태의 보호시설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다. 시설을 소규모화 하고 단독주택과 가정모형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

요보호 아동의 원래 가정은 해체되었다 할지라도 보완적인 아동복지시설의 가정은 원래 가정의 모형과 유사한 형태의 가족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하고 그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독립된 공간으로서의 단독주택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 단독주택 형태의 시설은 외부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가정이며 아동의 의사가 존중되고 개별화가 가능한 치료와 대리적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는 가정이어야 한다. 이 서비스의 제공자는 박탈된 모성을 회복할 수 있는 지지자와 보호자로서의 어머니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치료자로서는 전문사회복지사 자격을 갖추고 아동들과 함께 기거해야 한다. 이 어머니 역할을 담당하는 자는 적어도 아동들이 자립하여 사회에 나갈 때까지 지속적인 보호자와 치료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라. 아동복지시설간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 수퍼비전 체계를 갖춘다.

아동복지시설의 각종 정보나 양육 결과를 자료화, 정보화하여 상호 공유하며 그 결과를 수퍼비전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갖춘다.

마. 시설내 유휴공간의 그룹홈화를 추진한다.

아동수의 감소로 유휴공간이 넓어진 시설내 건물을 그룹홈으로 개보수 하거나 시설 외부에 별도의 분원, 또는 자립생활관 등을 만들어 시설의 주어진 여건 안에서 탈시설화를 시도한다.

바. 친부모 친척간의 관계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

아동복지시설내 아동 중 양친 모두를 상실한 아동은 20% 이하이며 양친 중 한 분 이상 생존해 있거나 친척이 있는 아동이 대부분인 현실을 감안하여 이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가능하면 원래의 가정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사회적 환경조성 방안

가. 아동복지 수요자의 복지시설 선택권을 보장해 준다.

아동복지시설도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한 경쟁체제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주장해 온 시설의 개방화, 지역사회 자원 활용 등을 위해서 아동복지 시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그램을 공개해야 한다. 지금까지 공급자 위주의 시설운영에서 수요자 중심의 시설운영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으로 아동복지 수요자에게 복지시설 선택권을 보장한다면 시설의 대형화와 집단화를 막고 소규모화와 가정식 양육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나. 아동복지 현장의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노인, 장애인, 영아부분의 아동양육시설에 이어 육아부분의 아동양육시설도 곧 2교대 근무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01년 4월부터 실시된 타 시설의 2교대 근무로 인해 증원된 직원채용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시설들이 법적 자격요건인 사회복지사를 채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즘 심각한 구직난에 허덕이면서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려고 하는 사회복지사가 적다는 것은 아직도 아동복지 현장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는 것을 반증하므로 학교와 현장, 그리고 정부가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다. 대체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한 부모 가정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더구나 아동복지시설의 대체가정 아동에 대해서는 더 크게 왜곡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해체된 가정의 증가에 따라 대체가정도 증가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가정도 해체될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인식해야한다. 따라서 대체가정도 이 사회의 엄연한 현실적 존재가치를 부여받은 가정으로 인정해야 한다. 대체가정의 아동은 사회의 특별한 시선을 거부하며 보통 일반 가정의 아이들과 똑같기를 원하며 보편적 대우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 아동복지시설은 소규모화, 가정식 구조화를 통해 가정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개별화된 양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효과적인 가정식 양육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법정 직원을 지원해야 한다. 아동복지시설 아동의 지원은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적극적인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전문인력을 현장에 배치하기 위해 현장과 학교, 정부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나름대로 가정형태의 양육시설을 운영해온 한국SOS어린이마을과 나눔의 집은 좀더 발전된 대체가정 모델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대규모 집단거주형 아동복지시설은 대체가정의 실천을 위해 현 시점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오월! 가정의 달에 자신의 가정에서 행복함을 느낀다면, 이 사회의 한 편에서는 상실된 가정의 회복과 대체가정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쳐 헌신하는 사람들이 모인 아동복지 현장이 있으며 그곳에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우리의 미래가 있음을 기억하자.

문성윤 / 순천SOS 어린이마을 총무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5월호(제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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