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과 함께 시작된 자활사업은 실질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자활근로가 실시된 올해 3월을 그 시점으로 한다면 이제 2개월을 경과하고 있다. 불과 2개월 남짓한 자활사업 시행과정을 근거로 어떤 평가와 대안을 논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먼저 밝혀 두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짧은 과정을 통하여 확인된 몇 가지 분명한 한계와 예상되는 문제를 중심으로 자활사업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위하여 필요한 과제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사업참여 주체의 문제점과 과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자활급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조건부 수급권자(취업, 비취업대상자)와 일부 차상위 계층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활근로에 참여하고 있는 대상자가운데 차상위 계층은 극히 일부이고 자활근로 예산의 부족으로 각 지자체에서는 가급적 차상위 계층의 참여 배제나 최소화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그동안 공공근로 민간위탁사업으로 진행되던 복지간병인 사업을 자활근로로 전환하여 진행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조건부 수급권자들만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조건부 수급권자들의 노동능력이 갖는 취약성으로 많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복지부는 복지간병인 사업의 경우 차상위 계층의 참여를 2/3까지 허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비단 복지간병인 사업의 경우만이 아니라 여타 다른 사업의 경우에도 조건부 수급권자들이 갖는 노동능력의 취약성으로 차상위 계층의 참여가 자활사업에 있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할 때 이는 시급히 해결하여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차상위 계층의 참여는 취약한 노동능력의 보완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조건부과라는 형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수급권자들의 근로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수혈이라는 차원에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차상위 계층에게 까지 자활급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자활근로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근로 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자활근로와 연계하여 운영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 유인을 위한 소득공제의 문제
2002년부터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소득공제 문제는 대상자들의 사업참여 유인제고를 위하여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조건부과를 거부할 경우 생계급여를 공제하는 징벌적 수단만으로는 수급권자들의 자활사업의 참여유인을 제고시킬 수 없다. 생계급여를 공제당하더라도 비공개적인 노동시장 참여를 통하여 얻는 소득에 대한 선호가 더 클 경우 현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수급권자들의 조건부과 거부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실질적으로 지난 해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조건부 수급권자들의 75%가 3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소득공제 도입시 문제는 가구단위와 개인단위의 적용여부, 자활사업 참여와 일반 노동시장 참여에 따른 공제률 차등화 문제 등 제도화과정에서 보다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겠으나 문제는 공제률이 대상자들의 참여유인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는 최소한 30% 이상이어야 하며 일반 노동시장 참여에 의한 소득공제는 50%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때 최저임금과의 상충은 최저임금을 실질적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통하여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자 특성에 걸맞는 노동 시장의 확보 문제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조건부 수급권자들과 차상위 계층의 참여자들의 대다수는 기존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빈곤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또 다시 기존 노동시장 진입을 목표로 자활지원 사업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노동부에서 추진하였던 그간의 자활사업이 현실적으로 난관에 봉착하였던 이유는 노동부 스스로 대상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해가 부족하였던데 기인한다. 따라서 참여대상의 특성에 맞는 사업아이템의 개발과 이를 확대하여 나가는 일은 현재 자활사업이 당면하고 있는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복지부에서 복지간병인 사업과 자원 재활용 사업을 중심으로 대상자 특성에 맞는 몇 가지 모범사업을 전국으로 실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현장에서의 사업개발이 사전조사와 연구에 기초하기보다는 즉자적인 수준에 머무를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델사업 개발은 신중한 검토와 조사에 기초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전국화 사업과 함께 지역적 특성에 맞는 사업개발을 위하여 지자체 차원에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하여 현장의 후견기관과 정보센터, 지자체간의 공동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기금 운영의 문제와 사회연대 금고
자활근로 사업을 통한 사업단의 형성과 이를 발전시킨 자활공동체의 형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활사업이 선택한 발전경로이다. 이때 사업단에서 자활공동체로의 이행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창업자금과 사업타당성에 대한 컨설팅과 경영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이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사회연대금고'라고 할 때,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금의 형성은 자활사업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과제이다. 현재 비슷한 성격으로 광역단위 지자체에 '기초생활보장기금'이 있기는 하나 그 규모의 한계와 아직은 운영과 관련한 구체적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지자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2002년부터 그동안 자활근로로 진행되던 사업단들이 자활공동체로의 이행을 시작할 즈음이면 이같은 요구가 현실적인 과제로 다가온다고 전제할 때 이에 대한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기초생활보장기금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하여 자치체 예산과 함께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노력을 통하여 기금을 확대시키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금운영과 관련하여 단순한 대출기능을 넘어 사업타당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와 지속적인 경영지원을 담보하는 기능을 보완하는 동시에 다양한 자활사업 사례관리를 통한 풍부한 경험들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자치체 차원에서의 민·관협력 문제
자활사업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노동시장이 대체로 지역사회의 필요와 요구에 근거하여 개발되어야 할 영역이 크다고 할 때, 지자체와 민간의 협력은 사업 아이템의 개발과정에서부터 사업의 발전과정, 그리고 마침내 자활공동체로의 독립에까지 일관된 지원체계를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민·관협력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직은 참여자들이나 지자체가 기존 취로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자활사업을 이해하고 있거나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사업초기에 지자체 평가기준에 사업아이템 개발과 사업단 형성과 운영, 자활공동체로의 발전과정에서 민관협력과 지원내용을 주로 하는 지자체 평가기준을 만들어 지자체의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기초 자치체에서의 민·관협력 강화를 유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입체성, 한국적 프로그램 개발, 교육훈련 체계 마련의 문제
이 외에도 자활사업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하여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은 여러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자활사업과 관련된 여타 사업과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사업내용에 따른 부처간의 협력체계, 자치체 공공근로, 직업훈련, 창업지원, 취업알선 등 기존 관련 프로그램과 자활사업을 참여자 특성에 맞게 연계시켜 자활사업 프로그램의 입체성과 총체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제도화 과정에서의 필요한 외국의 사례연구와 동시에 한국적 적용과 실험을 꾸준히 진행하여 나가야 할 것이다. 민·관협력 방안, 사회적 지원체계 확보 방안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건설되는 공동체의 운영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과 내용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사업수행에 필요한 교육, 훈련 체계와 매뉴얼을 마련하는 일이다. 조건부과 형식으로 참여한 주민들 의지와 희망을 조직하는 일,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간에는 물론이고 참여주민과 실무자간의 신뢰와 인간관계 성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업에 참여하는 실무자들의 사업적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교육훈련 내용과 체계를 마련하는 일 또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6월호(제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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