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10-10   1079

공공복지전달체계 개편의 당면과제

빈약한 공공복지행정체계에 발목잡힌 기초법 시행 1년

국가가 국민의 최저생활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된지 1년이 되었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생존권 보장을 구체화시켜 제도화하였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과 기대속에서 시행되었다. 그러나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평가의 명암이 교차하고 있으며, 제도의 긍정적 효과가 국민들에게 체감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정부 최고의 걸작품?인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1년이 지난 현재 그 뿌리를 굳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그 동안 제기된 문제들을 침소봉대해서 기초법의 근본적인 정신과 의의를 훼손시키고자 하고 있는 불순한 세력들의 준동으로, 국민들이 제도자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어려웠던 점도 제도안착의 장애요인 중의 하나로 지적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의 기초법 시행과정을 통해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한마디로 이것을 담당할 전문인력과 전담부서가 빈약하거나 부재하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 입안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집행하여 최종적인 서비스가 정책대상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정책의 효과는 반감되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인력과 조직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간설비인 것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폭증하는 복지행정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복지행정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 즉, 변화된 내용을 담기에는 그릇이 너무 작고 용도가 다르다. 따라서 그동안 지역을 단순히 관리하는 차원에서 구조화된 일선 내무행정체계를 지역주민의 삶의 질에 향상을 위한 서비스 공급체계로 개편해야 한다. 지역복지행정수요에 부응하는 복지행정체계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행정조직 및 구조의 변화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단기간에 당면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선인력확충 후조직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인력이 충분히 확충된다면 직무분담과 함께 공공서비스의 분화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러한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조직구조의 변화는 필연적인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이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인력확충은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인력의 문제는 어느 분야에서나 중요한 문제이지만, 인간의 복잡·다기한 문제를 다루는 사회복지행정에 있어서는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이다. 즉, 복지서비스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누구에 의해서 서비스가 제공되는가에 따라 그 효과는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력확충의 허실

현재 전국적으로 배치된 사회복지전문인력은 4,552명(2001년 6월말 현재)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이것도 잦은 이직 및 전직으로 인해 정확한 전문인력의 추계가 어려운 실정이다. 2001년 6월말 현재 사회복지전문인력은 총정원은 5,440명인데 현원이 4,552명으로 전국적으로 810명의 결원이 발생하였다.

[표 1] 전국 사회복지전담공무원 현황

구분
총정원
현원
미배치 인원(결원)
채용계획
생활보장가구
전문요원1인당생활보장담당가구
1-6월까지채용
7-12까지채용예정
5,440
4,552
888
42
846
730,821
161
서울
747
727
20
0
20
86,315
119
부산
386
312
74
0
74
53,898
173
대구
225
180
45
0
45
32,816
182
인천
236
175
61
2
59
35,275
202
광주
156
139
17
0
17
23,648
170
대전
134
127
7
6
1
20,427
161
울산
67
62
5
0
5
7,670
124
경기
794
700
94
10
84
102,806
147
강원
246
203
43
0
43
31,100
153
충북
196
172
24
0
24
27,037
157
충남
314
246
68
1
67
46,091
187
전북
409
322
87
0
87
60,745
188
전남
562
419
143
22
121
75,195
179
경북
505
395
110
0
110
67,079
170
경남
393
317
76
1
75
51,577
163
제주
70
56
14
0
14
9,142
163

(2001. 6월말 현재, 단위: 명)

자료 : 복지부 내부자료

정부가 그동안 마련한 인력확충계획에 의하면 1999년 1,200명, 2000년 600명, 2001년 700명을 신규채용하였던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력확충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지켜지지 않았다(<표 1>전국 사회복지전담공무원 현황 참조). 물론 부적절한 근무환경 등으로 이직 및 퇴직자로 인해 결원이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으나, 현재 결원발생의 수치는 그동안 미채용자의 누적된 결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2년도 1,700명의 신규인력확충을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력확충추진계획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채용하기로 한 전문인력 신규채용약속이 지켜져야 한다.

현재 사회복지전담공무원1인당 생활보장담당가구는 약161가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의 67가구, 벨기에, 노르웨이 60-100가구 등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의 수치이다. 그러나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전국평균보다 훨씬 높은 생활보장가구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인천 202가구, 전북 188가구, 충남 187가구, 대구 182가구, 전남 179가구 등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와 같이 과도한 담당가구로 말미암아, 전문요원이 매일같이 1가구를 가정방문한다 하더라도 6개월에 1회 정도도 방문하기 힘든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이러한 인력구조로는 기초생활보장제도 및 변화된 일선의 사회복지서비스를 담당할 수 없다. 결국 이로 인한 업무량 과다 등으로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의 사기저하 및 전문직의 정체성 상실 등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주평균 근무시간이 57시간 가량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의 근무시간이며 제도시행이후 업무량 증가를 고려한다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인해 지난 1년간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이직자는 약153명에 달하였으며 유산 19명, 과로사 2명이 발생하였다.

공공복지전달체계 확충의 과제

지역복지행정체계의 완비라는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수용가능한 단기적 대책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충분한 전문인력확충이 이루어져야 한다.

일선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의 눈물어린 호소는 현재 배치된 기관에 1명을 추가 배치하여 읍·면·동, 시·군·구, 시·도에 2명의 전문요원이 배치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소득층밀집지역 등 복지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3명의 배치를 요청하고 있다. 사실 공공복지행정을 수행할 적정인력을 가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동안의 행정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추계해 볼 수 있다. 각급기관에 2명을 배치할 때 7,554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숫자는 단지 기초생활보장제도만을 담당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폭증하고 있는 장애인복지 등 복지서비스 업무를 고려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전문인력확충은 현재 지방공무원정원조례상의 공무원 총정원제하에서는 여전히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정원으로 하여 인력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복지행정보조인력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읍면동사무소에서 기초법시행과 관련하여 단순업무(서류정리, 초기민원접수, 각종 행정보조) 보조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공근로요원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공근로요원의 잦은 교체로 업무의 연속성 문제와 관리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현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안정적인 보조인력수급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조인력을 임시직, 또는 계약직으로 충원하는 방법도 단기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셋째,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서의 자긍심과 위상을 제고해 주어야 한다.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조직적 환경 마련과 함께 전문직으로서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타행정분야인 세무직, 간호직, 전산직 등에서 받는 각종수당과 대등한 수준으로 복지직 수당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적 보상책 못지 않게 공무원 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승진 및 직급상승의 기회를 갖도록 현재 설치되어 있는 사회복지직렬화가 실질화 되어야 한다. 현재 5급지방사회복지사무관까지 설치되어 있는 복지직렬에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배치해야한다.

넷째, 아직까지 별정직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있는 여성복지상담원, 아동복지지도원 등을 일반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현재 시·도, 시·군·구 등에 배치되어 활동하고 있는 복지상담원은 약 1,200명 정도에 이르고 있다. 사회복지행정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할 때 복지상담원들을 일반직으로 전환시켜 전문복지인력을 통합관리하여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 해야 한다. 사실 복지상담원의 업무와 사회복지전문요원의 업무는 모두 중요한 복지업무이고 사회복지사 자격요건도 갖춘 동일한 복지전문인력이다.

다섯째, 사회복지전담부서의 확대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생활환경국(복지환경국)산하에 사회복지과가 편재되어 있으며 사회계, 의료보장계, 청소년계, 여성복지계, 노인아동복지계 등으로 조직되어 있다. 이것을 현재 변화된 복지환경을 고려하여 사회복지과 조직을 1실 4팀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즉, 생활보장팀, 가정복지서비스팀, 정책·기획팀, 자원관리팀, 그리고 서비스조정실로 재편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활보장팀은 사회복지과의 선임부서이며 기초생활보장업무(자활관계업무인력 보강)를 담당한다. 가정복지서비스팀은 생활보장업무이외의 복지서비스 업무인 장애인, 청소년, 노인, 아동 등 대상자별 복지서비스를 가구단위로 묶어 통합적인 서비스를 관리·제공한다. 그리고 일선 복지서비스팀의 지원부서로써 정책·기획팀과 자원관리팀은 각각 지역복지계획과 정책개발을 위한 각종 조사연구를 담당하고, 지역사회내의 인적·물적 복지자원을 관리한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조정실은 지역주민이 복지서비스 이용시 창구(접수처 : 단순한 업무이외에 전문상담업무 담당)역할을 수행한다. 즉, 부서별로 개별적으로 클라이언트를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조정실을 통해 대상자의 문제유형에 따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상의 공공복지전달체계상의 과제는 현재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이며 이에 관한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단기적으로 실현가능한 사항들이다. 따라서 앞으로 공공복지행정체계에 대한 관심과 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며, 특히 그 동안 묵묵히 헌신적으로 일선복지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누가 뭐라 해도 기초법 시행 1년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당면과제는 오히려 변화를 위한 가장 큰 성과이다.

이재완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월간 <복지동향> 2001년 10월호(제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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