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30일 국회에서는 청소년복지지원법, 청소년활동진흥법이 제정되고, 청소년기본법이 대폭 개정되었다. 이는 청소년기본법을 기본법답게 만들고, 청소년활동의 진흥, 청소년복지에 대한 지원을 별도의 법률로 만들자는 청소년계의 여망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관련 법률의 통과는 청소년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청소년계의 승리이고, 국회가 국민의 뜻을 수렴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입법과정과 법률의 핵심내용을 살펴보면, 청소년기본법과 활동진흥법은 비교적 원안에 만들어졌지만, 복지지원법은 반쪽짜리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청소년계의 전문성 논쟁
최근까지 청소년계를 대표하는 법률은 청소년기본법, 청소년보호법이었다. 청소년기본법은 1987년에 제정된 청소년육성법을 이어받았고,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1997년에 제정된 것이 청소년보호법이다.
청소년육성법이 제정되고, 청소년정책이 국가의 중요 정책으로 정립되면서 대학에 청소년 관련 학과들이 많이 설치되었다. 청소년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청소년지도사를 취득하고 청소년단체와 청소년시설에 취업하는데, 사회복지시설과 달리 인건비와 사업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일자리가 확보되지 않거나 불안했다.
따라서, 청소년계는 청소년지도사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청소년활동의 진흥을 명분으로 하여 법률을 제정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청소년활동이 이루어지는 청소년단체와 청소년시설을 운영하는 기관에는 사회복지법인 많고 이곳에서 사회복지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학과 교수들이 중심이 된 법안연구진은 청소년지도사와 청소년상담사에게 청소년육성 업무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청소년복지를 전공하는 사회복지계의 반발을 샀지만, 결국 청소년지도사와 청소년상담사의 법적 지위는 크게 향상되고, 향후 청소년복지에 진출하고자 하는 사회복지사는 두 가지 자격을 함께 취득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청소년계를 개척할 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했지만, 이제 청소년활동에는 좀더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점에서 향후 청소년분야는 청소년활동, 청소년문화, 청소년상담, 청소년복지, 청소년문제 등 분야별로 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계의 세력 재편
법률이 시행되는 2005년부터 청소년계는 청소년육성기금의 운용, 한국청소년진흥센터의 운영, 청소년활동지원본부와 지방청소년활동지원센터의 설치,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의 시행을 둘러싸고 재편될 것이다.
청소년 관계법의 역사를 보면, 청소년육성법이 제정되어서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의 위상이 정립되고, 청소년기본법에 의해서 한국청소년개발원, 한국청소년상담원,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가 세력화 되었다.
청소년기본법의 개정과 청소년활동진흥법의 제정으로 향후 한국청소년진흥센터가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두 법의 핵심내용은 청소년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 수련활동인증제를 도입하고, 이를 청소년활동본부가 수행하며, 활동본부는 한국청소년진흥센터에 설치하게 되어 있다. 또한, 한국청소년진흥센터는 사업과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국가로부터 보조받을 수 있고, 2003년 현재 순 조성액이 3,100억원인 청소년육성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청소년계의 조직, 재원, 프로그램, 지도감독권을 통괄하는 한국청소년진흥센터의 역할에 의해서 청소년단체, 수련시설, 청소년지도사 협회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청소년진흥센터가 프로그램의 발전, 청소년지도자의 전문성 함양, 시설의 안정적 운영, 그리고 단체간의 협력을 장려하면 청소년계는 성장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투쟁과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청소년복지의 위상 정립
청소년단체와 수련시설로 대표되는 청소년육성계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맞았지만, 청소년복지계는 ‘청소년복지’라 함은 “청소년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조화롭게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사회적 경제적 지원을 말한다”는 법적 정의를 하나 얻는데 그친 감이 있다.
청소년복지지원법안은 헌법 제34조에 규정된 ‘청소년복지 향상권’을 법률로 구체화시키고자 하였다. 법안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기초생활의 보장, 의료급여, 직업재활훈련, 청소년활동 지원 등의 시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특별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에 대하여는 우선적으로 배려하여야 한다” 등이 포함되었는데, 법률은 모두 빠진 채 통과되었다. 청소년쉼터, 청소년공부방, 공동생활가정 등 다양한 청소년복지시설 중에서 청소년쉼터만 남고 모두 폐기되었다. 청소년쉼터는 이미 청소년기본법에 있었던 것을 옮겨온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청소년복지시설은 없는 셈이다.
절반의 성공을 넘어서서
청소년 관련 법률의 입법과정과 내용을 살펴볼 때, 청소년복지에 대한 사회복지계의 관심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한다. 사회복지계가 사회복지전담공무원과 사회복지관에 몰두하고, 노인복지과 장애인복지에만 신경을 쓸 때, 영유아보육, 여성복지, 청소년복지는 점차 다른 전문가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 청소년분야에서도 청소년학과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육성계는 크게 세력화하여 전문성을 제도화시킬 때 사회복지계는 거의 무관심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복지지원법의 제정은 절반의 성공이다. 법률은 제정이 어렵지 개정은 쉽기 때문에, 사회복지계가 청소년복지지원법을 잘 실행하고 전문성을 함양한다면 그 이름에 맞게 바꾸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4년 02월호(제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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