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6 2006-03-10   1490

[심층분석1] 지방선거와 사회복지: 복지공약만들기

제4회 지방정부의 수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5월 31일)가 복지지향적인 혁신자치체와 복지일꾼 탄생의 출발점으로써 복지원년이 되어야 한다. 그 동안 선거 때마다 수많은 복지공약들이 남발되었지만 빈껍데기 깡통공약이었다. 때문에 지방자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5ㆍ31지방선거의 의미

지방선거는 실질적으로 주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방정부와 의회의 일꾼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지방정치의 대폭적인 물갈이와 세력변화가 예상된다. 그 동안 지방선거실시 이후 3선단체장의 임기종료와 지방의회 의원의 유급화에 따라 정치신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증대될 것이다. 즉, 공직선거법에 3선까지만 연임을 허용하는 조항에 따라 12년 동안 수행했던 지방정부의 수장은 물러나야 한다. 지방의회 의원의 유급화는 지방엘리트 자원의 지방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수단이 된다.

따라서 변화된 지방정치환경에 따라 많은 인재들이 자천타천으로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당선을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선거는 선수들끼리 국민을 속이는 게임”이라는 대통령의 이야기는 그 발언의 적절성을 떠나 노암 촘스키 교수가 설파한 “정치인들의 정치적 행위 및 선거라는 것이 이미지 조작과 여론조작”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발전은 대의제 민주주의하에서 선거의 순기능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정치적으로 국민의 자유와 참여가 확장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매니페스토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매니페스토란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제시하는 선거공약이 구체적인 실천계획으로 실현가능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통해 올바른 선거문화의 정착과 지방정치발전을 기대한다.

한편 사회복지부문의 경우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복지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사회복지기관과 시민들이 직접 정책제안집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들에게 정책토론회 및 정책이행을 위한 약속을 실시한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책실행여부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정책제안운동을 이번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실시하고 있다.

지방자치와 사회복지

그 동안 지방자치제하의 사회복지발전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역복지발전론’과 ‘지역복지정체론’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한 선행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제한적이지만 지방자치 실시 이후 지역복지가 발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주장과 반대로 지역간 복지불균형의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즉, 지방분권적 행ㆍ재정시스템의 미비로 지역복지발전을 위한 토대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방자치단체장의 낮은 복지의식과 협소한 주민참여구조는 지역복지발전의 가로막은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사실 지방자치가 발전한 선진국의 경우 선진적인 지방자치단체의 복지프로그램이 중앙정부와 타 자치체에 영향을 주어 복지정책을 확산시킨 사례들이 있다. 이것은 정부간 관계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지방정부간의 관계의 긍정적 측면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방자치제하에서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성격과 방향은 국가복지의 틀과 지역복지환경을 반영한 지역복지와 어떻게 이것을 상호융합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복지수준을 고려할 때 지방정부의 사회복지 기본방향은 지역복지최저선의 확립이라 할 수 있다. 즉, 사회복지서비스는 지역수준에 적합한 서비스를 공급해야하는 성질과 최저한의 서비스를 제공해야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내셔널 미니멈(national minimum)으로서 사회서비스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의 생활을 영위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지역복지서비스는 지역실정에 부합하도록 기능해야 한다. 이것은 내셔널 미니멈으로서의 복지와 시빌 미니멈(civil minimum)으로서 복지, 그리고 리저널 미니멈(regional minimum)으로서 복지의 기조하에 지역복지가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복지서비스의 질과 양의 변화에 대응하는 제도적 보장이 필요하다. 국민 개개인에 대한 문화적인 최저한의 보장이 지역사회, 지방, 국가로 확대되고 지방정치의 참여 및 국정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고양될 때, 진정한 복지국가의 형성을 도모할 수 있다. 현대복지국가의 기초는 전국적인 공평한 사회적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결국 지방분권적 복지정책의 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분권형 지방자치단체

현재 참여정부의 국정의 기조는 분권과 참여인데 지방정부의 정책기조와 상호융합되어 구체적인 정책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방분권을 이야기 할 때 단지 중앙에 대한 지방으로서 또는 중앙에 집중된 권한과 자원을 지방에 하향분산시키는 것으로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 현대사회에서 분출하는 사회복지서비스에 욕구는 분권화의 요청과 동시에 집권화를 요구한다. 즉, 지역사회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지역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전체 사회에서 해결해야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시될 복지공약들은 이러한 중앙정부의 정책기조와 지방정부의 정책정향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단위의 시민단체의 역할과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사회복지측면에서 지방자치체의 모델은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즉, 분권과 집권, 그리고 위임과 참여에 따라 위임분권형, 위임집권형 그리고 참여분권형과 참여집권형이 그것이다. 지방자치의 이념에 의한 지역복지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이상적인 지향점은 참여분권형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역복지환경의 차이 등에 따라 그 모델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지방선거의 사회복지공약은 궁극적으로 지방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정향이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방정치참여는 지금까지의 예처럼 소수의 지역유지가 주도하는 정치, 또는 지방의 기득권체제를 제도화시키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참여분권형 지방정치의 틀을 만드는 첫출발점이 5ㆍ31지방선거를 통해 나타나야 한다.

복지공약의 내용과 과제

또한 지방선거의 공약은 우리 사회의 이슈와 문제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따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실현가능한 정책이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사회적 양극화, 그리고 고용불안 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중앙정부의 정책방향에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정부의 지역복지정책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지방정부의 복지재정의 확충과 관련하여 정부의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사항, 공공복지전달체계의 개선에 따른 지자체의 복지기능의 조정과 조직체계 개편, 긴급보호체계에 관련한 사항, 지역사회복지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공공과 민간 그리고 서비스 부문간의 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사항 등이다.

특히 지방정부가 올해 수립하도록 되어 있는 지역사회복지계획(2007년-2010년)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요청된다. 사실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정책 청사진인 제1기 지역사회복지계획은 현재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복지공약에 대부분 담겨져야 할 사항이다. 지역사회복지계획은 주민참여를 통해 만들어지는 지자체의 사회복지실천계획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복지계획으로써 앞으로 4년 동안 지역복지정책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일부 지자체의 경우 올해 6월말까지 지역복지계획을 수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거나 아직 착수조차 안 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사회복지계획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광범위한 주민의 욕구와 의견수렴을 거쳐 지역실정에 맞는 복지계획이 되어야 한다.

복지공약만들기 운동을 촉구하며

이와 관련하여 일부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역복지정책제안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것을 지역사회복지계획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지방선거에 나오는 후보자들이 이러한 정책제안을 공약에 적극적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정책설명회를 실시하고자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사회복지정책협정의 추진과 초청토론회를 기획하고 있다. 지역단위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지역내에서 함몰되지 않고 전국적인 지향점을 위한 활동단위들간의 연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즉, 지방선거에서 복지문제가 정치쟁점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 및 방법의 개발과 공유가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은 지방선거공간에서 지역복지를 신장시키기 위한 시민참여의 다양한 활동의 시작을 의미하며, 사회복지부문의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주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5ㆍ31지방선거는 지역주민들이 지역복지문제의 인식과 공론화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복지지향적인 혁신자치체와 복지일꾼 탄생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재완 / 공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월간 <복지동향> 2006년 03월호(제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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