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과 특혜로 얼룩진 아시아복지재단 사건,
보건복지부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대구시ㆍ아시아복지재단 불법ㆍ특혜 진상규명 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
2005년 한 해 대구지역은 사회복지시설 비리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청암과 아시아복지재단 사건은 그 동안 곪아 있던 대구복지의 현주소와 복지행정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아시아복지재단 사건은 현재까지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보건복지부에 주민감사청구를 해 놓은 상태이며, 아직 보건복지부로 정식 통보는 받지 않았지만 17개 항목 중 일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대구시를 상대로 부분감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청암재단 사건은 유령직원을 통한 임금 및 각종 시설운영비 횡령 그리고 시설생활자에 대한 강제노역, 갈취, 임금착복 등 인권유린과 운영비리의 종합 백화점 세트였다. 2005년 3월9일 KBS 추적60분을 통해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문제제기 된 부분이 보도 되면서 국민들을 경악케 한 청암재단 사건. 2005년 7월2일 노사합의로 표면적으로는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 민주화의 길을 가지 못하고 내부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이사장과 원장 퇴임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적소유물이었던 청암재단을 얼마만큼 공적ㆍ사회적 자산으로 탈바꿈시키느냐가 관건인 청암재단, 지역사회의 역량에 의해 민주화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암재단에 이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아시아복지재단 사건이 발생했다. 2005년 3월 행정자치부 등이 주가 되어 2주일간 대구시에 대해 정부합동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이시아복지재단 비리 문제가 지역사회에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행정자치부가 2005년 6월29일 대구시에 대한 감사결과 전문을 홈페이지에 올리기 전까지 대구시는 아시아복지재단 이전 과정에 발생한 불법ㆍ특혜를 감추거나 해명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정부합동감사는 아시아복지재단에 대한 기능보강사업 예산집중 지원과 이전과정에서 발생한 불법근저당권 설정, 후적지 고도제한해제 특혜 등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사실 관계를 밝혀낸 것이다. 아시아복지재단은 현재 15여개가 넘는 생활시설과 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복지법인이다.
지역토호세력에 의한 권력형 비리 사건
청암재단이 시설 내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사건이었다면, 아시아복지재단은 지역토호세력에 의해 이루어진 소위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는 것이 지역 시민사회의 중론이다.
아시아복지재단은 2004년 6월 30일 대구시로부터 ‘교환’ 조건에 의한 이전승인을 받았다. 대구시는 ‘아시아복지재단과 건설사 사이에 체결된 협약서에 의거 이전 예정지에 대한 건축허가 신청은 물론 공사준공과 동시에 부지 및 신축건물 일체에 대한 소유권을 아시아복지재단으로 이전을 전제로 허가’ 했지만, 이 같은 허가 조건은 처음부터 아시아복지재단이 지킬 수도 없었다는 점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즉, 허가자체가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1주일 만에 승인했다. ‘교환’ 조건에 의한 대형복지법인의 이전 사례는 필자가 알기로는 전국 최초인데 말이다. 특히 후적지 고도제한 해제와 불법근저당권 설정은 이번 불법ㆍ특혜 사건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정부합동감사에는 ‘건설교통부 유권해석을 받고서도 특정 토지에 대해 25층 규모 아파트 건설을 할 수 있도록 위법, 부당하게 제1종지구단위계획에 의한 의제처리를 통해 고도지구폐지를 추진함으로써 건설회사에 특혜를 초래’ 했다고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즉, 7층 고도제한으로 묶여 있는 사회복지시설을 25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대구시 공문을 무시하고 아시아복지재단은 후적지에 근저당권 104억원을 설정, 결과적으로 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건설사가 아니라 아시아복지재단이 제공한 셈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대구시 허가조건과는 달리 아시아복지재단이 직접 이전부지를 매입한 의혹과 약 80억에 이르는 이전매입 자금출처, 허위보고에 의한 이전 허가, 이전과정에서 발생한 기능보강사업 지원 그리고 이 과정에서의 대구시의 직무유기 및 특혜지원 의혹 등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주민감사청구를 한 것이다. 정부합동감사에서 지적되지 않았거나 새롭게 드러난 사실에 대해 추가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재벌 해체을 위한 신호탄, 주민감사청구
보건복지부 주민감사청구 전국 1호, ‘대구시ㆍ아시아복지재단 불법ㆍ특혜’ 사건은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제도적 통제장치나 견제장치 없이 상당한 권한을 지방으로 위임함에 따라 발생한 사건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지역 토호세력에 둘러싸인 지방자치 10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마치 시민사회와 일부 복지토호세력간의 대립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대구지역 120여명의 사회복지시설ㆍ단체 기관장들은 올 초 ‘대구사회복지수호 비상대책위’를 구성, 주민감사를 청구한 ‘대구시ㆍ아시아복지재단 불법ㆍ특혜 진상규명 공동대책위’를 “대구사회복지 음해세력”으로 규정하고 6천8백여명의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서명을 받아 4월말 경에 보건복지부에 접수시키는 등 대구지역에서 시민사회와 사회복지계가 주민감사청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으로 변질되었다. 대구시와 아시아복지재단이라는 특정기관이나 단체의 문제를 갖고 사회복지사나 학생들에게 서명을 받은 행위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일사분란하게 이러한 행위가 가능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단순히 대구지역의 복지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치부하고 넘어갈 사항도 아니다.
우리는 일부 복지기득권 법인을 ‘복지재벌’ 이니 ‘복지마피아’니 하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제는 시민사회내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다. 복지재벌이라는 용어는 그 동안 선단식 경영구조로 불과 기본재산만 갖고(수익사업도 거의 없음) 산하시설을 마음대로 주물로 왔던 오너의 황제경영을 빚대어 하는 구조적인 문제제기다. 상식적으로 수익사업 또는 계속적인 법인출자금이 없는 복지법인이 어떻게 산하 사회복지시설을 지원하고, 또 시설을 확장시킬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행정은 복지재벌 탄생의 최대 기여자이자 수혜자다.
대부분의 복지재벌은 변칙회계, 로비, 민간위탁이나 재정지원을 통해 사업확장을 해왔고, 지역사회 복지예산에 적극 개입 분배문제를 왜곡 심화시키는가 하면, 그 영향력으로 복지권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복지권력은 지역복지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공룡으로 성장했다. 온갖 문제에 관여하고 개입하면서 기득권을 지켜왔다. 아시아복지재단 사건은 바로 복지재벌 해체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더욱 크다.
이메일 : wooriwelfare@hanmail.net
* 프로필
대구시ㆍ아시아복지재단 불법ㆍ특혜 진상규명 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현)
2006 지방선거 대구시민연대 공약팀장(현)
(사)대안가정운동본부 이사(현)
월간 <복지동향> 2006년 06월호(제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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