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보건사업을 중심으로-
들어가며
정부 각 부처가 시행하는 다양한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형태를 두 가지로 나누어 본다면, 하나는 소외계층에게 제공하기 위한 사회서비스의 확충을 통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외계층에게 직접 일자리를 공급하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보건의료 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주로 민간 의료시장을 통해 공급되기 어려운 서비스 중 외부효과가 큰 서비스를 공공 보건의료사업을 통해 공급하려는 의도를 가진 서비스가 일반적인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형태이다. 즉 노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민간 의료시장에서 공급하기 어려운 서비스나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지불능력이 낮아 소외계층이 쉽사리 구매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공공 보건의료전달체계에서 사회서비스로서 제공하는 것이다.
보건의료분야는 다른 분야의 사회서비스와 차별적인 지평을 가진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민간의 병상점유율이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86% 정도에 이르고 보건의료가 병원산업이라는 산업자본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과 관련된다. 이와 같은 보건의료의 지평은 공공의 사회서비스로서 제공되는 서비스의 효과가 정책목표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허다하게 만든다. 즉 일반적으로 국가는 공공 보건의료의 공급을 통해서 전체 국민, 특히 소외계층의 건강증진을 가져옴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의료급여비용이나 건강보험의 지출을 완화하려는 목적을 가지는데, 우리 사회와 같이 민간병원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 공공 보건의료가 의료자원의 낭비를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며, 동시에 사회서비스의 일자리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글에서는 보건의료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문제점들을 분석해보고,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상 사회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자리사업로 인식되고 있는 정신보건분야의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회서비스의 확대를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보건의료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문제점
먼저 보건의료분야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문제점을 전달체계, 참여인력, 성과관리, 사업수행체계 설정 그리고 사회서비스 향상 및 고용창출효과 등을 중심으로 분석해본다.
첫째, 보건의료분야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의 전달체계를 보면 대부분의 사업이 공공 보건의료전달체계로서 보건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우리나라의 공공 보건의료전달체계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다양한 공공 보건의료사업이 지나치게 보건소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보건소 사회적 일자리사업의 대부분은 사업별로 일용직 고용을 통해 파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보건소는 지나치게 많은 사업단위를 가지고 다른 사업과 조정과 통합이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사업인력으로는 일용직 고용이 지나치게 많아 사업의 책임성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별도의 예산으로 별도인력을 일용직으로 고용하는 현재의 보건소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형태는 사업의 효과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들고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사업계획 및 성과지표의 설정에서 공공재정의 효율성에 관한 의식이 미흡하다. 즉 금연클리닉, 방문보건사업, 알코올상담센터, 암정보 상담요원, 정신보건센터, 한방건강증진 및 한방산업 진흥,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 노인건강증진 허브보건소 운영 그리고 도시보건지소 확충 등과 같은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이 성과관리지표상 의료급여 및 건강보험재정을 절감하는 데에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관한 의식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보건의료산업을 여타의 산업과 같이 인식하여 단순히 진흥시켜야하는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정신보건사업의 실행에 있어 비합리적인 사업 운영주체 설정으로 사업수행의 왜곡과 보건의료재정의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정신보건센터 및 알코올상담센터는 주로 정신의료기관에 위탁됨으로써 불필요한 장기입원에 대한 방지효과를 미미하게 나타나며, 오히려 과다한 입원치료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사회서비스향상 및 일자리창출효과에서는 방문보건사업 활성화사업을 제외하고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효과가 매우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며, 일자리의 특징도 간호인력에 국한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재활 혹은 탈원화를 정책목표로 하는 정신보건센터 및 알코올상담센터의 운영 이후 오히려 통계적으로 정신병원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은 환자의 병원 집중을 가져옴으로써 지역사회의 민간 일자리를 축소시키고 있는 역진적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추론되어 시급한 정책대안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건의료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개선방향
보건의료분야 일반적 사회서비스 일자리 개선방향
우리나라의 공공 보건의료전달체계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다양한 공공 보건의료사업이 보건소로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일정 정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건소 사회적 일자리사업의 대부분은 사업별로 일용직 고용을 통해 파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는 개선이 필요하다. 즉 늘어나는 공공 보건의료에 대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을 통합ㆍ조정하여 정규직 인력을 지원함으로써 사업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보건소단위의 인력활용이 효율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계획 및 성과지표의 설정에서 공공재정의 효율성에 관한 인식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정보가 축적되지 않으면 정부의 공공 보건의료사업은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더욱이 공공 보건의료사업이 보건의료자원의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인식되는 상황은 공공 보건의료을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마저 존재한다고 본다. 따라서 사업마다 그것이 보건의료자원의 효율성 확보에 얼마나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를 형성하고 정책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정신보건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개선방향
1) 정신보건사업의 개요
정신보건센터 및 알코올상담센터 운영 등 정신보건관련 사업은 만성 정신질환자와 알코올중독자의 지역사회 재활을 위한 의뢰체계 구축, 사례관리 등과 다양한 예방사업을 통해 막대한 공공 재원을 필요로 하는 입원의 대안이라는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는 만성 정신질환자와 알코올중독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재활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의료비용의 효율성 증진을 도모하려는 것이 사업의 취지라고 하겠다.
2) 사회서비스 일자리로서 정신보건사업의 분석
정신보건법이 시행된 1997년 이후 정신보건센터를 지속적으로 설치하고, 최근에는 알코올상담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입원자의 수는 도리어 매우 빠른 속도를 증가하고 있어 인신구속에 의한 병원내의 인권문제를 야기시키고, 의료급여 및 건강보험 재정의 막대한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역진적 현상의 근본적 이유는 정신보건센터와 알코올상담센터 운영을 대부분 정신병원에 위탁함으로써 공공기능을 수행해야할 센터들이 정신병원의 부속기관화하는 데에 발생하고 있다.
지역사회 재활이 성공적으로 수행될수록 재정적 손실을 가지게 되는 정신병원을 지역사회정신보건사업의 우선적 위탁자로 설정한 제도설계상의 근본적인 모순이 현재와 같은 대규모 입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정신병원의 입원자 증가는 일자리 창출 효과의 측면에서도 1인당 입원 의료급여비용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고 일자리창출규모가 큰 민간 사회복지법인의 지역사회 재활기관의 설립을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정신보건사업관련 쟁점
일반적으로 정신질환에 관한 관리는 공공에서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 정신병원에서의 장기입원을 야기하는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 서구사회의 경험이다. 그러나 현행의 정신보건센터 운영은 민간 의료법인에의 위탁으로 인해 공공성을 왜곡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즉 현행 정신보건체계는 치료체계인 정신병원과 대부분 정신병원에 위탁운영되고 있는 예방 및 의뢰체계로서 정신보건센터, 그리고 재활체계인 사회복귀시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탁된 정신보건센터는 장기입원을 억제하고 재활체계로 연결하는 역할과 수행하지 못하고 역으로 정신병원으로 의뢰하는 체계로 역할전치가 일어남으로써 기하급수적으로 장기입원자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고 있는 것이다.
알코올상담센터의 경우 치료체계인 병원과 그 외 예방, 재활체계를 통합하는 알코올상담센터로 이원화된 구조로 체계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알코올상담센터는 알코올병원에 위탁운영됨으로써 알코올중독자들이 핑퐁처럼 병원과 알코올상담센터 사이를 이동하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으며, 이 체계에서 탈피할 수 있는 재활체계를 제도상 형성하고 있지 못하는 심각한 재정낭비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4) 사업의 활성화 조건과 운영체계
정신질환자 및 알코올중독자의 장기입원을 완화함으로써 의료급여 및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화를 도모하고, 지역사회 재활체계의 구축을 통하여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신보건센터 및 알코올상담센터의 운영주체 변화와 보건소 단위의 정신보건사업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즉 정신보건센터와 알코올상담센터 위탁운영을 철회하여 정부가 직영함으로써 공공성을 확보하며, 정신질환자와 알코올중독자의 재활을 위해 민간 사회복지법인들이 정신보건법상의 사회복귀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산업자본의 성격을 가진 정신병원이 공공 의뢰체계나 재활체계에 관여하는 것을 억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
전달체계의 측면에서 정신보건센터, 알코올상담센터 그리고 금연클리닉은 중독성 정신질환이나 만성 정신질환을 대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사업주관을 중앙정부 수준에서 정신보건팀으로 통합하고, 전달체계의 하부인 보건소 수준에서도 공공부문이 직영하는 정신보건센터로 단일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공공부문의 직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적어도 정신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이나 학교법인에 위탁운영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억제하여야 하는 것이 정책상 최후의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맺는 말
현재 우리나라는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의 사회구조 속에서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보건의료비용의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와 같은 보건의료의 지평 속에서 사회서비스는 고비용의 의료서비스를 저비용의 사회서비스로 대체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만이 사회서비스 향상이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공공 재정부담을 감소시키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수한 상황에 있는 보건의료분야의 사회서비스를 확충함에 있어 이 문제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없이 진행된다면 미래 우리의 후손들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의료비용구조를 물려주면서 동시에 일자리는 감소시키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월간 <복지동향> 2006년 10월호(제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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