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연이은 장애인가족의 동반자살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이문희(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실장)
지난 1월28일 또 장애인 한가족 모두가 동반자살을 하였다. 출처: 노컷 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1941386
작년에도 장애인가족의 동반자살이 20건을 넘는데 올해도 죽음의 행렬이 또 시작된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735007
연이은 장애인가족의 동반자살은 제2의 “잘 살아보세”를 꿈꾸는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창출된 이명박정부는 자살을 문제해결책으로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복지정책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 장애를 겪고 사는 한 사람으로서 정치의 계절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들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장애”를 “누가” 갖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장애는 개인으로부터 발생된 것만이 아니고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환경과 문화에 의해 발생된다는 사실을 정책결정권자들이 애써 외면함으로써 그 혹독한 댓가를 서민들이 치르고 있고 적지 않은 수가 자살을 해결책으로 선택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세계10대 경제대국이라는 평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생존권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05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 가구 및 장애인 개인소득은 비장애인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생존권문제를 해결할 국가적 차원의 대책은 여전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의 해결을 위해 90년대 이후 장애인관련정책들이 장애인들의 투쟁에 의해 재개정이 이루어졌지만 법률 간의 연계성이 부족하여 고용, 교육, 이동문제 등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표출하고 있다. OECD국가의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의 중증장애인 고용률과 실업률은 동시에 높은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이다. 2007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의 보고에 의하면 정부의 미흡한 장애인고용정책으로 고용불안정이 야기되고 이로 이해 장애근로자들은 쉽게 실업상태가 되지만 정부복지정책지원이 미미하여 스스로 일을 하거나 단기간 내에 재취업을 빨리 하는 악순환으로 통계상 실업률과 고용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중증장애인의 고용은 복지정책의 뒷받침이 없으면 실효성은 저하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미래지향적 접근방법의 패러다임전환이 필요하다. 장애관련 문제해결은 단편적 접근에서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법률, 적정한 예산, 전문인력, 프로그램 도구의 측면에서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나 지금까지는 단순한 시혜적 시책이 시행되고 있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장애계는 2007대선을 앞두고 범장애계대선공약실현공동행동을 결성하여 생활, 환경, 참여 등 3대 분야의 9대 영역, 27대 정책과제에 대한 각 대선후보에게 질의하였고 이에 대하여 당시 이명박후보 선거캠프에서도 답변을 보내왔다. 지금은 이명박정부 출범을 준비 중인 인수위가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적기로써 이의 구체적인 시행을 위해 다각적이고 미래지향적 대책발표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안을 제안하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장애계가 그동안 이명박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걱정했던 것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부가 진정으로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장애인복지정책을 개선하려면 다음과 같은 장애인복지의 틀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장애인복지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보다 더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직 프로그램을 가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가 장애인 종합정책을 수립하고 관계 부처 간의 의견을 조정하며 그 정책의 이행을 감독·평가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하에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둔다고 하였으나 일 년에 한두 번 형식적인 회의에 그치는 활동으로 장애인정책을 개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장애인은 아무도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발의하였던 장애인기본법의 내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기본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국가장애인위원회의 설립을 제시하였다. 현재 장애인복지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 기능을 보완하여 상시적이며 전부처의 관련공무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설치는 장애인문제를 다각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이명박정부가 이를 받아드릴 지는 미지수다.
둘째로 전문인력의 확보문제이다. 전문인력의 능력은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특히 정책시행 주체인 관련공무원의 빈번한 전보를 예방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기존의 공무원운영방식은 빈번한 보직이동으로 업무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있고 스스로 말하기를 “설거지” 하고 다른 부처로 이동된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 측에서도 이의 해결을 위해 정기적 순환보직제를 시행하려고 하고 있으나 장애인복지정책의 특성을 살리려면 국가공무원법 제44조1항을 개정하여 장기적 순환보직제도의 운영이 요구된다.
셋째로 법률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4월 시행을 앞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기존의 법률 간에는 여전히 법률적 충돌이 발생한다. 이는 현재 마련 중인 시행령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각 부처와 장애계와의 갈등이 남아있는 부분이다. 이명박정부가 기존 장애인복지관련 법률 간의 연관성을 보완하는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하여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장애인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장애관련 예산의 확보이다. 그동안 예산부족은 각종 복지정책프로그램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형식적인 운영으로 일관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지출(social expenditure) 사회복지지출(social expenditure)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으로, 여기에는 정부의 사회복지 재정과 법적으로 강제된 법정복지를 포괄한다. 즉, 한 사회에서 공적으로 지출되는 사회복지 총액이지만, 재원지출의 주체는 정부(예산), 개인(사회보험료), 기업(퇴직금)이 모두 포함된다.
이 OECD국가 중 최하위에 속하고 있다. 2007년 OECD 통계연보(Fact book)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복지지출의 GDP대비 비율(2003년 기준)은 5.7%로 OECD 평균 20.7%의 1/4에 불과하고, 특히 장애연금․수당 관련 예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02%로 OECD의 평균 1.30%와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장계는 2007대선활동을 통하여 이명박선거캠프로부터 장애관련 사회복지지출을 OECD평균인 GDP대비 2.5% 수준으로 확충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우리는 그 약속이행을 기대하면서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정부가 연이은 장애인가족의 동반자살을 멈추게 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국민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던 인도 수상 네루가 이명박정부의 장애인정책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지는 저녁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02월호(제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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