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8 2008-11-02   1680

[심층분석 5] 가족부문 2009년도 예산안을 통해본 이명박 정부의 가족정책


 

 

가족부문 2009년도 예산안을 통해본 이명박 정부의 가족정책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보건복지가족부의 2009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지난 9월 30일 발표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재도약 예산”의 복지 분야 예산안이다. 복지 분야에 대한 예산 검토는 단순히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을 넘어 현재와 미래 한국사회에 대한 투자의 의미를 갖는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최근 복지와 경제가 상호 배타적인 영역이 아닌 상보적 관계를 가져야한다는 주장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논의는 2009년도 보건복지가족 분야 중 노인ㆍ가족ㆍ여성과 관련된 예산안에 대한 검토를 했다. 질병, 노령, 실업 등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사회위험에 더해 가족정책 영역과 관련된 사회위험이 증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복지예산은 전통적 사회위험과 함께 새롭게 제기되는 사회위험에 대한 국가의 대응정도를 가늠해보는 중요한 준거라고 할 수 있다.   

 

2009년도 보육가족여성 분야 예산 특성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보육가족여성 분야 예산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기능 강화, 보육지원 강화, 저출산대응 및 인구정책지원. 전체 보육가족여성 예산은 2008년 1,583,417백만 원에서 2009년 1,795,733백 원 원으로 대략 13.4% 증가했다. 가족기능 강화 예산은 2008년 794억 원에서 2009년 646억 원으로 18.7% 감소했고, 보육지원 강화 예산은 2008년도 14,184억 원에서 16,924억 원으로 19.4% 증가했다. 저출산 대응 및 인구정책지원 예산은 2008년도 356억 원에서 369억 원으로 3.7% 증가했다. 가족기능 강화 예산을 제외한 나머지 두 분야에서 예산 증가가 이루어졌으며, 보육지원 강화 예산이 상대적으로 많이 증액되었다. 특히 보육예산은 보육가족여성 분야 2009년도 예산의 94.3%를 구성하고 있어 실제로는 보육예산안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보육가족여성 부분 예산 중 아동양육과 관련된 예산을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도시근로자가구 월 평균소득이하의 가구에 대한 차등보육지원료가 2008년도 8,329억 원에서 2009년도 10,136억 원으로 21.7% 증가한 것이 눈에 띠 인다. 또한 새롭게 신설된 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양육수당인 “보육시설미이용아동 양육지원” 사업에 324억 원, 전자바우처 실시를 위한 보육료지원체계 사업에 76억 원을 배정한 것도 눈에 뜨는 부분이다. 반면 국공립보육시설 신축과 관련된 보육시설 기능 보강 사업은 2008년 240억 원에서 2009년 211억 원으로 12.1% 감소했다. 보육시설평가 인증과 관련된 예산이 보육시설 평가인증 지원사업의 종료로 자연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보육시설 기능 보강 사업에 대한 예산 감소가 보육관련 예산에서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예산 지출에 대한 평가

 

  국가경쟁력, 미래에 대비하는 포괄적ㆍ예방적 가족정책을 추진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책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첫째, 새로운 사회위험에 대한 대응은 아동돌봄에 대한 사회적 분담을 확대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보육관련 예산에서 국공립 아동보육시설과 관련된 보육시설 기능보강 예산은 2008년에 비해 오히려 29억 원 감소했다. 2006년 노동계, 재계, 학계,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등 한국사회의 모든 주체가 참여한 사회협약에서 국공립 아동보육시설을 아동 수 기준 30%까지 확대하기로 한 사회 협약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만약 참여정부에서 기획한 일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과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국가정책을 연속성을 가진 과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는 참여정부와 사회적 협약을 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과 협약한 것이다. 정파를 초월해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든 사회적 협약을 이행해야한다. 특히 아동돌봄 책임의 사회적 분담은 단순히 아동돌봄에 대한 책임을 가족 밖으로 이전하는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돌봄책임의 사회화가 과제라면 미국과 같이 시장을 통한 사회화가 가장 성공한 사례로 이야기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보편적 돌봄의 사회화와 함께 돌봄의 질의 담보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돌봄의 질을 담보하는 사회화는 여러 문헌에서 확인되듯 공적보육을 통해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공립 신축과 관련된 보육시설 기능보강 사업의 예산 감축은 납득하기 어려운 예산 편성이라고 할 수 있다. 수요자 중심의 비용을 지원 한다는 발상은 국가는 단순히 예산만 지원하고 서비스는 민간에 맡겨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2003년 기준으로 한국의 보육관련 예산 지출이 GDP 대비 0.1%로 OECD 국가들 중 최하위인 점을 고려한다면 보다 국공립시설 확충을 위한 대폭적인 예산 확충이 요구된다.  

  둘째, 아동양육수당의 도입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족정책과 관련된 과제를 적절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형평성을 이유로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저소득층에게 아동양육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일견 타당성 있는 정책으로 판단될 수 있다. 그러나 아동양육수당이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가정에서 직접 아동을 양육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젠더 관점에서는 여성의 전통적 성역할을 강화시키고, 계층적으로는 저소득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입에 장벽을 두르는 것과 같다. 물론 농어촌과 같이 보육시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가구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보육시설지원에 상응하는 수당을 소득계층에 관계없이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 더욱이 저소득층의 경우 보육시설을 이용하면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보육시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잠재된 목적이 내재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아동양육수당의 제도화는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가정에서 직접아동을 양육하는 것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시설보육에 들어가는 예산을 줄이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 더욱이 앞서 언급했듯이 아동양육수당이 성과 계층 간 불평등을 확대할 것이라는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아동양육수당의 제도화는 당장 철회되어야한다. 대신 지난 정부부터 논의되어 왔던 보편적 아동수당의 제도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

  셋째, 보육가족여성 정책의 또 다른 핵심 영역인 가족화에 대한 지원이 전무 하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이고, 이는 이명박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강조했던 부분이다. 그렇다면 일하는 부 또는 모는 생애기간 중 일정기간 동안 아동양육을 위해 소득활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 소득활동을 중단하고도 적절한 생활수준을 보장받고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한 대표적 정책이 산전후휴가, 배우자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예산 배정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일정 기간 동안 아동을 직접 돌볼 필요가 있는 국민이 단순히 고용보험 가입자로 제한될 수 없다. 그러므로 정부는 고용보험 비가입자를 위한 돌봄 수행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 특히 2003년 기준 한국의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에 대한 지출은 GDP 대비 0.006%로 노르웨이의 1/10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비활성화된 노동력, 특히 여성이 노동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등 서구 복지국가들과 같이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등으로부터 배제된 비정규직, 자영업자, 실업자 등을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이들이 적절한 경제적 보장 하에 아동을 양육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줘야한다.

정리하면 2009년도 보육가족여성 부문 예산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 적합한 편성이라고 할 수 없다. 보육가족여성 부분 예상편성과 관련된 요구는 첫째, 아동양육수당 제도화를 철회하고 기본적 소득보장을 위한 보편적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둘째, 국공립시설의 확대를 위한 보육시설 기능 보강 사업을 대폭적으로 확대해한다. 마지막으로 고용보험으로 배제된 경제활동인구의 일과 가족생활 양립을 위해 조세를 통한 산전후휴가,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을 제도화 할 것을 요구한다. 돌봄 노동의 사회적 분담의 확대와 가족화에 대한 지원 없이 국가경쟁력, 미래에 대비하는 포괄적ㆍ예방적 가족정책의 성취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11월호(제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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