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12-01   2223

[심충분석7] 복지국가 꿈 가로막는 한국의 조세재정 장벽-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과 공공재정 확충 과제


복지국가 꿈 가로막는 한국의 조세재정 장벽

: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과 공공재정 확충 과제

 

오 건 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복지국가를 향한 발걸음이 얼마나 나아갔을까? 언젠가는 한국이 복지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지금 얼마나 될까?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복지국가를 꿈꾸지만 실제 그 꿈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는 힘들다. 사회복지학계조차도 서구 복지국가들을 유형별로 나누어 소개할지언정 한국이 어떻게 그 곳으로 향해 갈 지에 대해선 사실상 묵묵부답이다.

이렇게 기대와 현실 사이에 큰 거리가 생긴 이유 중에는 복지국가의 필수적 토대인 국가재정의 장벽이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은 한국과 같이 조세인프라가 허약하고 조세저항이 큰 곳에서 과연 복지재정이 확보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진다.

과제는 분명하다. 진정 복지국가를 꿈꾼다면 어떻게 복지재정을 마련할지를 그려야 하고, 이를 위한 조세재정개혁을 이루어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조세재정개혁의 과제는 크게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과 공공재정 확충으로 집약될 수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조세재정개혁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살펴보며 향후 개혁방향을 모색해 보자.

 

1.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 더딘 걸음을 이어 가다.

  우리나라에서 세금은 모든 사람들에게 불평의 대상이다. 애초 세금이 그러한 속성을 가진 면이 있지만, 한국은 특히 유별나다. 우리나라는 소득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자영자층이 전체 고용의 30%를 차지하고, 대기업과 부유계층은 세제 틈새를 악용해 구조적 탈세를 누려 왔으며, 징수행정도 그리 투명하지 못하다. 많은 국민들이 과세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 결과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증세 논의는 진보진영의 부유세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힘들다.

소득파악의 취약성은 세입뿐만 아니라 복지지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급여 자격심사에서 확인되듯이, 서민계층에 대한 소득 자료가 미비해 공공부조 대상을 선정할 때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보험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지역가입자 보험료산정에서 초래된 불만이 사회보험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의 경우 2000년 직장조합과 지역조합의 조직통합, 2003년 재정 통합이라는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매우 컸다. 국민연금도 2004년 안티국민연금 사태를 맞았는데,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보험료 산정에 대한 불신이었다.

이에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은 시민노동단체의 주요한 조세개혁 요구였으며, 정부 역시 이 작업을 방치할 수 없었다. 지난 10년간 이를 위한 작업으로 신용카드 및 현금영수증 사용 확대,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사회보험 징수통합업무의 국세청 이관 추진 등이 있었다. 각각을 살펴보자.

 

1)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사용 확대 통한 소득자료 확보: 절반의 성공

  지난 10년간 신용카드 및 현금영수증 사용확대 사업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1999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 2000년 복권제, 2005년 현금영수증제 도입 등을 통해 카드 사용 활성화정책을 폈다. 비록 이것이 2000년대 초반 카드대란 사태를 야기하기도 했지만, 소득 자료를 파악하는 데에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표 1>에서 보듯이, 민간소비지출 중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4%에서 2005년 51%로 절반을 넘어섰고, 2008년에는 66%로 전체의 2/3을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카드사용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그만큼 소득파악을 위한 기초자료들도 쌓여갈 것이다.

 

<표 1> 민간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영수증 사용비율

(단위: 조원, %)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민간소비지출

389

402

427

454

487

558

신용카드·현금영수증 사용액

171

170

217

258

310

368

사용비율

44

42

51

57

64

66

– 출처: 국세청, “국세청 업무보고” (2009년 국정감사 제출자료) 등 관련자료.

 

하지만 두 가지 집단에서 여전히 문제가 존재한다. 하나는 변호사, 고가주점, 학원 등 고소득 자영자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근거로, 혹은 현금이 오가는 업종의 특성을 악용하여 소득 자료를 숨기고 있다. 다른 하나는 재벌대기업의 편법 상속이다. 법원이 재벌대기업의 편법상속증여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있고, 근래에는 재벌 2, 3세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자산 상속이 행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사용 등으로 소득파악 인프라가 일부 개선되고 있으나, 국민들이 느끼는 과세형평성 정도는 크게 바뀌지 못하고 있다.

 

2) 근로장려세제 통한 저소득계층 소득 파악: 제한적 출발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을 위한 두 번째 사업은 근로장려세제이다. 근로장려세제는 일정소득 이하의 저소득 근로계층에게 정부가 세금 형식으로 소득을 지원하는 ‘마이너스 소득세’이다. 이 제도는 2006년 법으로 확정된 후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연간 총소득이 1,700만원 미만 노동자가구에게 최대 연 120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근로장려세제는 애초 근로빈곤계층에게 노동의욕을 제고하고 소득을 지원하는 복지 목적뿐만 아니라 제도 시행과정에서 저소득계층의 소득을 파악하는 조세인프라 구축 효과를 기대한 사업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주요 제도 대상인 일용노동자의 경우 지급조서를 제출한 규모가 2006년 309만명에서 2008년 527만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가 제도 시행 첫 해여서 아직 그 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근로장려세제가 실질적인 복지 목적을 거두는 만큼 조세인프라 효과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전체 가구의 5%에 불과한 지급대상 범위와 지급 금액을 대폭 늘려가야 하며, 2014년으로 예정된 자영자 적용 시기도 앞당길 필요가 있다.

 

3) 사회보험료 징수통합을 통한 소득자료 체계화 시도: 실종

  소득파악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세 번째 방안으로 사회보험 징수통합 업무의 국세청 이관이 있었다. 한국은 4대 사회보험의 보험료 징수 및 급여 지급이 공단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노무현정부는 사회보험 적용업무(자격관리)와 징수업무(보험료 징수)를 통합하고, 이를 수행하는 징수공단을 국세청 산하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재정경제위원회를 통과하여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이르렀으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백지화되었다. 이후 집권한 이명박정부는 기존 국세청 징수공단안을 백지화하고 건강보험공단에 징수업무를 통합 이관하는 방안을 국회에서 확정짓고, 현재 2011년 시행을 위해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세청 징수통합안에 대해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찬성하고, 관련 노동조합들은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조정의 빌미만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반대해 왔다.

필자는 사회보험 보험료 징수업무를 국세 행정과 결합해 소득 자료를 체계화해 나가는 것이 옳았다고 판단한다. 과세에 대한 불신과 저항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징수주체가 국세청 산하기관이 될 경우 보험료 저항이 커질 것이라는 부수적 비판도 있었지만, 사회보험료 징수통합이 개별공단의 보험료 부과자료와 국체청의 소득 자료를 한군데 모아 소득파악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2. 복지국가를 위한 공공재정 확충, 역주행하다!

  2009년 한국의 국가재정 규모는 GDP 33.8%로 OECD 평균 44.8%에 비해 11% 포인트가 작다. 대략 한국의 GDP를 약 1천조원으로 보면 다른 회원국에 비해 무려 110조원이 부족하다. 필자의 계산으로, 올해 OECD 기준 한국의 공공 사회복지지출 규모도 약 GDP 9%로 OECD 평균 약 20%에 비해 역시 11% 포인트가 작다. 공공복지 지출의 부족분이 국가재정의 부족분과 일치한다.

한국이 복지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재정 지출구조의 개혁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복지재정을 최소한 110조원을 더 늘리는 재정확충이 필요하다. 그러면 2000년 들어 한국의 공공재정 수입은 얼마나 확충되어 왔을까? 국가재정의 핵심 세입원인 조세와 사회보험료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1) 직접세 수입 확대? 직접세율 인하 및 조세부담율 정체

  한국은 주요 국가들에 비해 조세부담이 낮은 나라에 속한다. <표 2>를 보면, 2000년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19.6%로 OECD 평균에 비해 7.5% 포인트가 낮았고, 이후 약간 상승하여 2006년에 21.1%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 제출된 이명박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안을 보면, 조세부담률은 2008년 감세 조치로 올해 20.4%로 하향하고, 내년에는 20.1%로 낮아져 2000년 수준으로 회귀할 예정이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조세부담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GDP 6~7% 포인트, 금액으론 60~70조원의 조세 수입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표 2> GDP대비 조세부담율과 국민부담률 (2006)

(단위: %)

 

 

2000

2005

2006

조세부담률(a)

한국

19.6

20.2

21.1

OECD

27.1

26.7

26.8

사회보장기여금(b)

한국

3.9

5.4

5.6

OECD

9.0

9.1

9.1

국민부담률(a+b)

한국

23.5

25.6

26.7

OECD

36.1

35.8

35.9

– 출처: OECD(2008), Revenue Statistics 1965-2007 (2008 Edition).

 

우리나라 조세수입이 작은 이유는 소득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상위계층이 부담하는 직접세 수입이 작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이러한 직접세들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 근래 이명박정부의 감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만, 직접세 감세는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때부터 이어져 온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감세는 소득세에서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소득세 수입은 2006년 기준 GDP 4.1%로 OECD 평균 9.2%에 비해 무려 5.1% 포인트나 낮다. 우리나라 직접세 수입이 작은 결정적 원인이 바로 소득세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정부는 집권 당시 과세표준 구간별로 10~40%로 유지되던 소득세율을 2002년부터 1~4% 포인트씩 인하하였고, 노무현정부는 다시 구간별로 1% 포인트씩 낮추었으며, 이명박정부는 2008년 감세를 통해 최종적으로 세율을 6~33%로 인하했다. 과세표준 금액으로 8,800만원을 넘게 버는 고소득계층 대상 세율의 경우, 10년이 흐르면서 40%에서 33%로 낮아진 것이다.

 

<표 4> 소득세율 변화 현황

(단위: %)

과세표준

1996

2002

2005

2009*

2010*

1,000만원 이하(1,200)

10

9

8

6

6

1,000만원 초과 ~ 4천만원

(1,200~4,600)

20

18

17

16

15

4,000만원 초과 ~ 8천만원(4,600~8,800)

30

27

26

25

24

8천만원 초과(8,800)

40

36

35

35

33

* 2009년부터는 괄호 안 금액이 과세표준.

 

법인세도 소득세와 비슷한 길을 밟아 왔다. 1990년대 후반에 법인세율은 법인이윤 1억원을 기준으로 16%, 28%였으나, 김대중정부는 2002년 각각 1% 포인트씩 세율을 낮추었으며, 노무현정부는 여기에 다시 2% 포인트씩 하향시켰다. 그리고 이명박정부는 과세표준 기준금액을 2억원으로 상향시키면서 세율도 각각 3%, 5% 포인트씩 대폭 인하해 법인세율을 10%, 20%로 낮추었다. 그 결과 2억원 이상 법인이윤을 올리는 우량기업의 경우, 적용세율이 1995년 이후 15년 만에 30%에서 20%로 1/3이 줄어들었다.

<표 3> 법인세율 변화 현황

(단위: %)

과세표준

1994

1995

1996

2002

2005

2008*

2009*

2010*

1억(2억) 이하

18

18

16

15

13

11

11

10

1억(2억) 초과

32

30

28

27

25

25

22

20

* 2008년부터는 괄호 안 금액이 과세표준

2000년 이후 감세 중 가장 대규모로 이루어진 것이 이명박정부의 2008년 감세이다. 사실상 한국의 직접세에서 더 이상 인하할 여지가 사실상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 개별소비세(구 특별소비세) 등 상위계층에게 혜택을 주는 세목들을 중심으로 감세를 감행했다. 이러한 세율 인하는 이후에도 항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2008년 감세로 이명박정부 임기 동안 초래되는 감세규모만 90조원에 달한다.

 

<표 5> 2008년 세제개편안 세수감소 효과 (단위: 조원)

 

2008

2009

2010

2011

2012

합계

전년 대비방식

5.5

10.5

13.3

3.8

0.4

33.5

기준년 대비방식

5.5

12.4

23.2

24.6

24.4

90.2

– 출처: 이영환․신영임(2009), [2008년 이후 세제개편의 세수효과] (국회예산정책처 경제현안분석 제41호)

 

이렇게 2000년대 들어 3대 정권에서 계속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가 인하되었음에도 조세부담률이 GDP 20% 안팎에서 오가는 이유는 세수구조가 지닌 누진적 효과 덕택이다. 명목 경제성장률이 1% 증가할 때마다 추가 확보되는 국세 수입의 비중 증가를 국세탄성치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보통 1.0~1.5 수준이어서 경제성장 증가율 보다 세입 증가율이 컸다. 게다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사용 확대 등으로 세원이 발굴된 것도 세입 증가에 한몫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점차 국세탄성치가 낮아지고 있어 경제성장율 이상으로 국세수입이 늘어나기 쉽지 않고, 소득파악 인프라 개선을 통한 세입 확대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낮은 조세부담률을 상향시키고자 한다면 직접세율 인상이 정공법이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2) 사회보험 재정 확대? 취약한 보장성과 낮은 보험료율

  우리나라는 직접세 수입뿐만 아니라 사회보장기여금 비중도 외국에 비해 작은 나라이다. <표 2>를 다시 보면,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은 2006년 GDP 5.6%로 OECD 평균 9.1%에 비해 상당히 낮다.

물론 2000년 이후 사회보장기여금 수입은 조세와 달리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이 2000년 4.0%에서 2006년 5.6%로 증가하였고, 현재는 약 6%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이미 1998년에 9%에 도달했으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율은 2000년 4%에서 매년 1%씩 상향되어 2005년에 9%에 이르렀고, 건강보험의 경우도 꾸준히 보험료율이 인상되어 2000년 2%대에서 현재는 5%대에 있다.

 

<표 6> 주요국가 건강보험료율 비교 (2009)

(단위: %)

 

영국

프랑스

독일

대만

일본

한국

고용주

11.9

13.1

7.0

4.55

4.25

2.54

피고용자

10.0

6.2

7.0

4.55

4.25

2.54

21.9

19.3

14.0

9.10

8.50

5.08

– 출처: 건강보험정책연구원(2009), “외국의 건강보험제도”(http://www.nhic.or.kr).

 

하지만 앞으로도 갈 길은 멀다. <표 6>에서 보듯이,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은 2009년 5.08%로 10%에 육박하는 대만, 일본에 크게 못 미치고 유럽 국가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표 7>에서 보듯이, 국민연금의 경우에도 우리나라 보험료율 9%는 OECD 평균 공적연금 보험료율 21%에 비해 턱 없이 작다.

 

<표 7> 주요국가 공적연금 보험료율/규모 비교 (2007)

(단위: %)

 

이태리

스페인

독일

스웨덴

일본

미국

한국

OECD

보험료율

32.7

28.3

19.5

18.9

14.6

12.4

9.0

21.0

규모

(GDP)

고용주

7.3

6.6

2.7

3.6

2.9

2.3

1.0

2.9

피고용자

2.2

1.3

2.6

2.5

2.9

2.3

1.6

1.8

9.4

8.5

5.8

6.2

5.9

4.6

2.6

5.0

– 주: 보험료율은 총소득(gross earnings) 대비 비중. 보험료규모 GDP 비중의 합계가 사용자, 피용자 비중 합계와 일부 차이가 있는 경우는 기타수입 때문으로, 한국의 피고용자 비중이 고용자에 비해 높은 이유는 자영자(자기고용)가 포함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됨.

– 출처: OECD(2009), [Pension at a Glance 2009].

 

 

3. 제안: 복지국가 꿈을 이루기 위한 조세재정 개혁 방안

  짧은 글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전개된 조세재정 개혁과정을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과 공공재정 확충을 중심으로 되돌아보았다. 우선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에선 부분적인 성과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지금까지 시민노동운동이 과세형평성의 심각성을 강조해 왔던 것에 비하면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평가일 것이다.

이제는 과세형평성에 대한 비판이 필요 이상으로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과세형평성에 대한 불신이 보수세력의 감세론에 활용되고, 조세저항 여론을 조장해 공공재정 확충을 위한 ‘실질적 증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후 과세형평성의 문제점을 비판하되 소득파악 인프라 강화 방안을 찾아가는 적극적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편 공공재정 확충에선 지난 10년은 거꾸로 간 역사였다. 이제 시민노동운동이 실질적인 직접세 증세운동에 나서야 한다. 상위계층의 조세 책임을 더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중간계층 이상이 직접세 증세에 참여하는 ‘지렛대’ 실천방안이 요청된다.

사회복지세를 도입하자. 사회복지세는 세입과 세출을 연계한 세목으로서 소득파악 인프라가 취약해 과세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정부의 재정지출에 대해서도 불신이 깊은 우리나라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세금이다. 이는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와 개별소비세(구 특별소비세)에 누진적으로 부가되는데, 복지확충특별회계(가칭)와 짝을 이루어 복지재정 확보에 기여할 것이다.

사회보험 재원 확충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제는 ‘국고지원 확대’라는 관성적 요구 대신 사회보험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더 내서 보장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때이다. 사회보험료 역시 능력에 비례해 납부하는 직접세 성격을 지니고 있고, 사용자 부담분까지 감안하면 상향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선 건강보험이 적합한 모델 사례가 될 수 있다. 건강보험료가 오르면 그만큼 가입자의 부담도 늘어나지만 이를 통해 확보되는 급여가 훨씬 커서 결과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소득재분배를 강화하는 연대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사회복지세 도입, 건강보험료 인상 등은 중간계층이 부담스러워할 방안들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조세 저항, 사회보험 불신을 이유로, 언제까지 공공재정 확충을 ‘강건너 일’로 놔둘 수는 없다. 최근 사회복지 진영에서 제기되는 ‘역동적 복지국가론’에 걸맞게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

월간 <복지동향> 2009년 12월호(제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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