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규
서울복지시민연대 대표
I. 2010 지방선거와 서울
2010년 6월 02일은 서울의 살림을 시민들과 함께 풀어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원을 선출하는 날이다. 올해 지방선거는 다른 지방선거와는 달리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시의원, 정당명부식 시의원 비례대표, 구청장, 구의원, 정당명부식 구의원 비례대표, 교육감, 교육위원까지 총 8명을 뽑아야 하는 중요한 선거이다. 지방자치선거란 지방정부를 운영할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구성원을 뽑는 선거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처럼 국가 전반에 걸친 사안을 다루는 사람들과는 달리 지역의 문제를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것이 지방자치제도의 취지이다.
하지만 지역의 문제를 주민들의 참여로 해결한다는 지방자체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현재의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참여 보다는 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정당간의 균형을 잃은 하나의 당으로 일색화된 기형적인 지방자치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도 한나라 당 소속의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원 106명 중 민주당 시의원 5명, 민노당 시의원 1명을 제외한 94%이상의 시의원을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고 서울의 25개 구청장 중 24개 구청장도 한나라 당 소속의 구청장이니 기형중의 기형적인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의 참여와 주민들의 관심에 우선하기보다도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원이 소속된 당에서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먼저가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2009년 추경예산 기준으로 서울시의 예산은 24조원이었다. 그중에 복지예산이 5조 4천억 원으로 22.4%를 점하고 있다. 이런 막대한 예산에 대해 어느 누구 하나, 어느 단체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성역 아닌 성역이 되어버렸다. 거기에다가 기존의 복지시스템을 묶어 “서울형 복지”라는 전시성의 복지 틀을 내세우고 있다. 사실 몇 년 전 까지 전만 해도 서울을 지역으로 하는 지역운동도 활성화 되어있지 못했고 서울형 이슈도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서울의 지역운동이 활발하지 못하고 오히려 중앙에 흡수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예전과는 달리 막대한 예산의 집행과 각종 서울형 이슈들을 생성해 내고 있고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보이고 있다. 이런 기저를 바탕으로 2010년 서울의 사회복지 예산의 개략적 분석과 2010년 서울의 복지를 책임질 서울시 지방선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II. 서울의 사회복지 예산
1. 서울시 사회복지 예산 현황
지난 2009년 서울복지시민연대에서는 2010년 서울의 사회복지예산분석을 진행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파악하였다. 첫째로, 서울시의 예산이다. 2010년 서울시의 총계 예산은 21조 2천억 원으로 2009년 당초 예산 21조 369억 원의 약 1% 증가되었다. 하지만 2009년 최종예산 24조 대비 약 11.4%인 2조 9천억 원이 감소되었다.
둘째로, 2010년 서울시 사회복지예산이다. 2010년 사회복지예산은 총계예산 대비 19%인 4조 5천억 원(복지국이 2조 7천억 원, 여성가족정책관이 1조 2천억 원), 순계규모(회계간 전출입을 뺀) 대비 21.3%이며, 행정운영경비(1조 1, 279억 원)와 재무활동(3조 5, 477억 원)을 제외한 순수사업비 16조 6, 098억 원(전체 사업비 예산) 24.6%를 차지하고 있다.
셋째로, 서울시 예산의 사회복지 비중이다. 서울시 순수사업비 16조 6098억 원에서 자치구지원(2조 9, 413억 원)과 교육청지원(2조 4, 288억 원)을 제외한 실 집행 예산규모는 11조 2, 157억 원이며, 이 중 사회복지 비중은 36.4%에 달하고 있다.
2. 서울시 사회복지 예산 분석
서울의 사회복지예산에 대해서 자세한 분석을 여기서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예산분석의 결과를 개괄적으로 보게 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실제적 서울시 사회복지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복지국’ 예산이 감소되었다. 서울시 복지국 예산편성을 살펴보면, 2009년도 당초예산 2조 6천 8백억 원 비교하여 약 2% 증가한 2조 7천 백억 원이지만, 추경에 의해 대폭 증가된 2009년 최종예산인 3조 2백 8억 원과 비교할 때 2010년 복지국 예산은 오히려 약 10%나 감소되었음을 볼 수 있다.
둘째로, 2010년 서울시의 감소된 예산의 내용이 뭐냐 하는 것이다. 서울시 사회복지 예산의 감액예산 편성은 주로 저소득 취약계층에 두드러지며, 이는 최종예산 대비가 아니라 2009년 당초예산과 비교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생활보장과 의료급여사업이 각각 10.1%, 5.5%가 감소하였으며, 장애인 이동불편 해소 및 복지시설 확충의 예산감소도 12.5%, 47.9% 감소하였다. 구체적인 서울시 복지국의 세부사업의 내용을 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시 복지국 주요 세부사업 (200억 이상 예산규모 사업)
서울시 복지국 세부사업별 예산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5가지 소득보장 급여가 전체 복지국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의료급여와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 기초생활보장은 감소한 반면, 기초노령연금의 확대와 기초장애연금의 실시로 인하여 2009년과 2010년 소득보장 급여는 56.3%로 동일한 비중을 보임. 즉 소득보장은 전체 규모의 확대는 없이 저소득 서민의 희생을 통해 노인 및 장애인에게 돌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기초생활보장 급여는 2009년 약 41%에서 2010년 38.7%로 감소한 반면, 기초노령연금이 전체 복지국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9%에서 14.5%로 증가, 그리고 기초장애연금이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대상별 복지예산을 보면, 노인장기요양분담금과 중증장애인활동보조사업의 예산증가를 확인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제도시행에 따른 분담금 및 광역시 매칭의무에 의한 것으로 서울시의 자체적인 복지확대와는 관계없다.
결국 서울의 사회복지 예산은 전반적으로 취약계층보호 뿐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의 후퇴가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편적 복지가 오히려 저소득계층의 선별적 복지제도의 예산을 줄이고, 사회복지 제도의 확충은 관련 시설투자 및 사회서비스 사업들의 예산삭감으로 귀결되고 있다. 경기회복을 근거로 한 긴급복지지원의 예산삭감은 일면 타당하다 할지라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 추세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생계급여 및 심지어 의료급여까지 예산을 줄이는 것은 전혀 타당성이 없는 반-복지적인 예산임을 알 수 있다.
III. 서울의 사회복지를 풀어갈 원칙
지방자치란 지역의 문제를 지역 주민들의 힘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과 제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풀뿌리 민주주의와 이를 풀어갈 집행부와 대의제를 확립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이 곧 지방자치선거가 가지고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풀뿌리 민주주의’, ‘주민참여’, ‘다양성’, ‘지역복지와 사회복지’의 실천의 장인 지방자치의 틀 속에서 서울의 복지를 시민과 함께 풀어갈 서울의 지방선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째로, 중앙정부와는 차별화된 서울의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 지방자치제도가 다시금 부활한 것이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것만큼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민들의 시민의식과 정치의식은 발전했지만 정치를 위임받은 정치인들과 정당들은 시민들의 의식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중앙과 서울에 대해 정치인들은 물론이지만 시민사회에서도 분리해내지 못했다. 이는 곧 서울의 복지정책(근래 들어서 서울형 복지를 말하고 있지만)은 물론이고 지역의 사회복지 정책이 중앙정부의 복지 정책에 따라가던 것이 사실이었다. 중앙과는 다른 서울이라는 틀을 서울시민들의 욕구를 반영한 복지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둘째로, 풀뿌리 민주주의와 생활복지를 서울에서 구현해야 한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주민들에 의해서 해결한다는 것이 곧 ‘풀뿌리 민주주의’이자 ‘지역복지’의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풀뿌리 민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시민사회와 복지계가 서로 분리되어져 왔고 서로 내용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복지에서 상당부분에서 교집합의 내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교집합의 내용은 곧 지역사회에서의 ‘생활복지’로 만날 수 있다. 생활복지는 시민들이, 사회적 약자들이 생활 속에서 피부 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복지의 내용이다.
셋째로, 서울에서 시민사회와 함께 사회복지를 거버넌스(Governance)를 이뤄내야 한다. 거버넌스란 공공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 그리고 여러 공사조직들과의 연결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민·관의 협력적 네트워크(network), 민·관의 파트너십(partnership), 공공 서비스의 민·관 공동생산(coproduction)의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것이 거버넌스이다. 이런 거버넌스를 서울에서 이뤄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사회복지에 대해 말로는 행정의 파트너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행정기관의 말단 조직으로 여기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행정기관이 시민사회와의 파트너 혹은 네트워크는 기피하고 있는 상황임을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서울에서 시민사회와 사회복지를 행정의 파트너로 네트워크의 실제 주체로 인정해서 서울의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넷째로, 서울의 복지를 전시적이고 구호적인 내용에서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다가 갈 수 있는 사회복지를 담아내야 한다. 서울시는 2009년에 이어 ‘서울형 복지’를 내세우고 있다.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 복지국장은 “과거 저소득 정책이 물질적 지원 중심이라 사업별 연계성이 미흡했다”면서 “시가 추진하는 새로운 방향은 정신적 지원과 경제적 지원을 병행, 생산적이고 투자적인 성격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아세아경제, 2009). 기존 복지정책과의 차별성을 통해 서울형 복지의 특징 혹은 장점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시도를 나타냈다는 데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기존의 복지정책에 대한 가혹한 평가를 통해 서울형 복지의 대비되는 특징이라고 하면서 현재의 상황에서 그 선언 부분이 관철되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상당히 모호한 상태이다. 또한 이는 예산상으로 반영이 별로 되어있지 못하고 기존의 사회복지를 묶어 내고 이를 잘 포장한 전시성 사회복지에 지나지 않다. 전시적이고 구호적인 사회복지 내용보다는 실제적으로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다가 갈 수 있는 서울만의 사회복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다섯 번째로, 서울의 25개 자치구의 복지의 불균형과 불평등을 바로 잡아야 한다. 서울은 25개 자치구의 재정자립도가 확연히 구분된다. 2009년 기준 재정자립도는 중랑구 30.5, 노원구 30.5%, 강북구 30.9%, 관악구, 33.1%, 금천구 35.5%에 비해 서초구 88.9%, 중구 87.6%, 강남구 86.8% 등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급증하는 지역간 불평등과 인구계층의 불평등한 분포로 인하여 복지수요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재정분권은 재원의 불충분성으로 말미암은 복지지출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서울시의 사회복지 사업은 서울 내의 자치구의 불평등한 재정역량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기획될 필요가 있다.
여섯 번째로, 주의해야 할 것은 사회복지사들의 정치 세력화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가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계의 정치 세력화에 대한 생각은 ‘몇 명의 의원과 자치 단체장을 만드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사회복지 정치인 몇 명을 배출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이는 곧 사회복지계 전체가 이익집단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복지계를 대변한다는 것은 사회적 취약계층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어야 한다. 사회복지의 정치 세력화란 사회복지 조직운동을 통해 힘을 키우고 그 힘을 통해 정치적인 선택을 건강하게 풀어갈 때 정치 세력화가 될 수 있다. 정치적인 선택을 건강하게 풀어간다는 것은 사회적 취약계층들과 시민적인 가치 위에서 선택할 때 의미가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계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힘을 모아 시민의 힘으로 서울의 복지를 책임질 지방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02월호(제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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