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중앙의대 예방의학교실
이번 6. 2 지방선거의 결과는 정치적으로 야당의 약진, 여당의 패배이며 이전 지방선거와 다른 점은 지역구도를 뛰어넘은 선거결과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볼모지로 여겨졌던 강원도와 경남에서 민주당 후보가 광역자치단체장에 당선되었고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민주노동당 후보가 기초자치단체장에 당선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1995년 지방자치단체 첫 선거 이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무엇이 국민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했는지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평가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정권심판론, 북풍, 노풍, 야당단일화, 개발과 복지의 정책대결(4대강사업과 무상급식)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번 선거결과가 정권심판론 혹은 여당견제론, 북풍 혹은 노풍, 야당과 시민사회 후보 단일화 등 정치적 변수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사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는 것은 진보정치의 지방자치에서의 확대이다. 야당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간 후보단일화를 통한 의미있는 승리와 진보정당(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진출이 지역 범위와 수에서 과거보다 많이 늘었다. 이러한 진보정치 저변의 확대가 사회경제적 민주화 내지 지역주민의 삶에 진전으로 이어져 진보정치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려면 선거때 지역주민들에게 약속한 공약들을 지역실정에 맞게 잘 집행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보건의료부문에서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려 한다.
각 정당들이 보건의료부문에서 공약했던 내용들은 <표 1>과 같다. 보수와 진보 정당 모두 공통적으로 채택했던 공약은 노인들에 대한 각 종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지원 강화이다. 특히 노인틀니에 대한 본인부담 경감 공약은 구체적인 방식은 다소 다를 수 있으나 정당 간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노인틀니 본인부담 경감’는 과거 대선이나 총선 때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결국 집권하거나 다수당이 되면 재원부족, 낮은 우선순위 등으로 슬그머니 공약에서 빠지고 다시 선거철이 되면 마치 신상픔으로 재등장한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보건의료부문 공약은 잔여주의적(선별적)이고 온정적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다. 예컨대 장애인, 임산부,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일부 서비스를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보건의료공약 아이템도 많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공약을 제시하였다. 민주당은 사람중심 혹은 사회투자 패러다임의 하위개념으로 이해되는 아동과 청소년 건강증진, 건강하고 활기찬 어르신 보건복지 공약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 간 민주당이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과 관련하여 다소 애매모호한 입장이었으나 영리병원 허용 금지를 이번 지방선거의 공약으로 제시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사회공공성 패러디임의 하위개념으로 이해되는 의료공공성 강화가 주를 이루었다. 두 당의 차이점은 민주노동당의 경우 지자체에 건강영향평가위원회 설치 및 운영, 주치의형 보건지소 확대, 진보신당은 건강취약지역을 건강특구로 지정하거나 획기적인 건강보험보장성 확대를 공약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 과제로 야당과 지역시민단체 간 후보단일화를 이룬 지자체의 경우 공약들의 기계적인 결합이나 아니라 화학적 결합를 이루었으면 한다. 특히 영리병원 허용 문제는 현재 인천과 제주도에서 가장 긴급히 다루어야 할 사안이다. 제주도의 경우 무소속이 당선되어
한나라당 | 민주당 | 자유선진당 | 민주 노동당 |
○별도의 보건의료세션은 없음. 10대 약속 중 일부 포함 ○아이키우기 편한나라 ㆍ임신ㆍ출산진료비 지원 50만원 확대 ㆍ영유아 A형간염 무료접종실시 ○소외와 차별없이 더불어 잘 사는 사회 ㆍ장애인 장기요양보장제도 도입 ㆍ노인틀니건강보험급여 추진 ㆍ기초수급자를 벗어나도록 한시적 의료급여지원 | ○주제별, 분야별 공약에 보건의료관련 내용이 있음. ○아동과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ㆍ아동,청소년을 위한 건강증진조례 ㆍ발달장애 조기진단과 재활 ㆍ청소년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및 치료,재활서비스 강화 ○건강하고 활기찬 어르신 복지 ㆍ전액본인부담인 어르신 틀니비용 70%이상 지원 ㆍ치매 등 노인성질환의 치료비용 지원 ㆍ노인장기요양보험의 대상자 확대, 보험료 인하 ○장애인의 자립지원강화 ㆍ여성장애인의 건강권 보장 ○보건의료의 형평성 보장 ㆍ세자녀 이상가구의 건강보험료 전액면제 ㆍ건강보험보장성 확대 ㆍ빈틈없는 의료안전망구축 ㆍ보호자없는 병원 실시 ㆍ만성질환의 국가책임강화 ㆍ구강건강의 보장성 강화 ㆍ영리병원 설립 등 의료민영화 저지 ○쾌적한 환경조성 ㆍ미세먼지 규제강화 ㆍ근린 공원 확대 ㆍ어린이 건강 위해환경 | ○별도의 보건의료세션을은 없음. 10대 중앙당 공약 중 일부 있음. ○어르신,장애인 지원을 늘림 ㆍ65세이상 노인틀니 건강보험급여화 ㆍ중증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 및 노인성만성질환 약제비 본인부담에 대하 국가 부담 추진 | ○5대핵심, 분야별 및 대상별 공약에 보건의료관련 내용이 있음 ○5대핵심공약에 의료가 있음. ○의료부문 ㆍ지자체 건강영향평가위원회 설치 (건강영향 및 건강형펑성 모니터링 등) ㆍ질 좋은 거점병원 육성(지정 및 설립) ㆍ도시보건지소 건립 및 주치의제도 도입 ㆍ필수예방접종에 대한 무상접종실시 ㆍ건강취약계층지원(보험료 및 본인부담금 지원) ◌아동청소년-건강보험료지원조례,검진, 학생건강증진 ◌노인-노인요양시설확대, 저소득층요양비지원,노인틀니본인부담지원, 독거노인 응급의료비상벨, |
국민참여당 | 진보신당 | 창조한국당 | 사회당 |
○보건의료세션은 별도로 없고 주제별 공약에 포함 ○사람마다 살기좋은 행복한 세상 ㆍ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 보건소와 보건지소 선제적 건강투자프로그램 ㆍ농어촌 지역 보건(지)소 보건진료소에 요가물리치료,목욕시설 등 확충 | ○보건의료부문이 별도로 있음. ○의료민영화추진 저지 ○의료비 걱정없는 지역건설 ㆍ연간 백만원으로 의료비 걱정 끝 ○보호자 없는 병원 단계 확대 ○양질의 지역거점병원 지정 혹은 건립 ○아이, 어르신 건강 책임 ㆍ국가필수예방접종을 정부가 책임 ㆍ학교주치의제도 ㆍ보건소 기능확대(기초지자체 건강관리센터 건립, 맟춤형건강서비스 확대)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조성 (건강취약지역을 건강특구 지정 등) ※ 중앙당차원의 병원비 90% 건강보험적용 추진(가입자의 보험료인상추진, 국가와 기업부담 확대 등) | ㆍ중앙당 10대정책과 시도별 핵심 5개공약을 제시. 보건의료에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음. | ㆍ기본소득의 단계적 도입, 보편적 복지을 주장, 보건의료와 관련하여 무상의료라는 단어이외에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음. |
* 자료: 한나라당,민주당, 국민참여당 공약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홈페이지, 그 외 당은 각 당 홈페이지 참조
다소 명분은 떨어지지만 민주당이 의지만 있으면 검토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 정책아젠더이다. 현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은 정세 유불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라 4대강사업과 같이 이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 따라서 인천과 제주도에서 영리병원 허용을 둘러싼 제 반의 찬ㆍ반의견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지역에서 충분히 공론화하여 지역주민들의 진정한 뜻을 혜아려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지방정부나 의회진출의 확대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지방정치는 지역구도의 보수양당 구조이었으며 지방자치의 특별한 차이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공약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민주당 보다 보건의료부문의 과제에 있어서 훨씬 더 진보적인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주치의 시범사업, 건강형평성에 대한 대응으로 건강특구지정사업, 건강영향평가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이다. 이러한 과제는 지방단위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건강양극화 해결이나 의료공공성의 실질적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할 수 있다. 보건의료부문에서 진보적 지방자치의 수범사레들이 많이 개발되길 기대한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06월호(제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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