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0 2010-12-10   2594

[동향3] 돌봄노동, 사회적 기업에서 대안을 찾다


 


정영금
가톨릭대학교 생활과학부 교수



들어가며


   자녀양육이나 노인돌봄의 기능이 사회로 이전되면서 많은 보육기관이나 양노원 등의 시설이 생겨나고 서비스를 제공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돌봄노동의 많은 부분이 여성에게 부과되어 있을 뿐 아니라 돌봄노동의 대체 서비스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전국가족조사에 의하면 아무도 아동을 돌보지 않는 가구가 18.8%나 되어 자녀가 가정에 방치되어 있으며 80세 이상 노인 중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비율이 2005년 20.4%로서 1995년 10.4%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돌봄노동의 문제는 여성의 경력단절이나 저출산으로 이어져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역부족이다. 따라서 돌봄노동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저출산률의 극복이나 늘어나는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맞벌이 가정의 어려움이나 여성의 경제활동의 어려움, 저출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돌봄노동의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지원해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국가의 복지서비스나 영리기관의 사업서비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때 새로운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영리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돌봄노동이란 개인적인 일로써 돌봄노동을 수행할 수 없는 취약계층의 경우에만 국가적으로 지원을 해왔으나 더 이상 돌봄노동의 수행이 개별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사회적 과업이라고 인식한다면, 영리활동을 통해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사회적기업에서 돌봄노동의 지원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취약계층 가정의 돌봄노동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일반가정의 돌봄노동까지 아우름으로써 단순히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사회의 노동력을 올바로 양성하고 다양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목적과 발전과정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사업을 통한 이윤추구와 고용창출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함에 따라 윤리경영이나 사회공헌과 같은 활동을 확대하게 되었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이 확대되고 정부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부족과 불만이 뒤따름에 따라 새로운 기업의 출현이 요구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적 기업은 전통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전통적 비영리조직의 수입창출활동을 연계시킨 부분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증가된 실업으로 인하여 사회서비스 부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2003년부터 경제활성화와 복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정부주도하에 사회서비스 부문 일자리사업을 시작하였다. 2007년 1월에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어 7월부터 시행되면서 2010년 10월 현재까지 406개가 인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유형을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비중과 취약계층의 사회서비스제공비율을 중심으로 일자리제공형, 사회서비스제공형, 혼합형, 지역사회공헌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2009년 7월까지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총 252개 중 일자리제공형이 109개(43.3%), 사회서비스제공형이 32개(12.7%), 혼합형이 72개(28.6%), 기타형이 39개(15.5%)로서 일자리제공형과 혼합형의 비중이 컸다. 사회적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제조업 등 구체적인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기타분류로 사업을 하는 곳이 82개로 전체의 32.5%이며 환경 43개, 사회복지 40개, 간병과 가사지원이 37개로 나타났다.
 
돌봄노동을 위한 사회적기업의 실태


  돌봄노동을 위한 사회적 기업은 보육을 위한 사회적 기업과 간병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는데, 돌봄을 위한 사회적 기업에서는 노인돌봄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 먼저, 또 많이 생겨났다. 위의 사회적기업 252개 중 가사간병을 위한 사회적 기업은 총 33개, 보육을 위한 사회적 기업은 총 20개로서 돌봄을 위한 전체 사회적 기업은 53개이다.
  사회적기업을 통한 노인돌봄서비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시작된 대안적 사례가 많다. 간병서비스와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시작된 교보다솜이 케어서비시즈나  현대자동차의 안심생활이 대표적이 예이다. 이에 비해 보육관련 사회적 기업은 영유아돌봄이나 사후관리서비스, 신생아관리, 유치원 등하교 돕기, 학습지원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체로 활동영역상 가사서비스와 산모 및 영아관리, 유아관리 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일부 학습도우미나 방과후교육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보육에 비해서는 비중이 적은 편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 발생 여건상 저소득층의 일자리창출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므로 사회적 기업에서 돌봄노동을 다루더라도 질적으로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노인의 생활도움과 저소득층 여성의 소득향상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돌봄노동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맞벌이가정의 아이들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비교적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는데 비해서, 저소득층은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돌봄서비스 기관은 적절하게 설치되어 있지 않다.


돌봄노동을 위한 사회적기업의 방향


  아직은 사회적기업이 발전하는 초기단계이므로 서비스의 질이나 영역이 다양하지 않고 고용집단도 편중되어 있으며 지역사회와의 관련성도 부족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따라서 돌봄노동의 영역을 확대하여 초등학생의 방과후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 청소년의 지도나 문화활동을 이끌어가는 사회적기업, 식생활영역에 집중된 사회적기업, 노인환자의 간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노인생활 전반을 도와주는 사회적기업, 교육사업과 더불어 전반적인 사회문화나 생활문화를 선도해가는 사회적기업, 서비스수준에 따른 사업 모델 등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기업은 여성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사회적기업에 취업하는 고용인들이 노동시장에서 취업이 어려운 취약계층이라고 인식되고 있으므로 이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돌봄노동의 수요가 큰 맞벌이가정의 경우에는 질 좋은 돌봄서비스를 요구하므로 차별화된 고용모델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가정의 돌봄노동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학력 여성의 고용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면 지역사회 중심의 자원봉사와 사회적기업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모델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앞장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공동품앗이사업이나 아이돌보미사업들을 가족친화적 마을만들기사업과 연계하여 사회적기업으로 아웃소싱하는 인큐베이팅사업도 고려해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이란 정부가 해야 할 복지서비스를 단순히 아웃소싱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업가정신으로 사회적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돌봄노동을 위한 사회적기업은 ‘또 하나의 가정’을 만들어 미래의 노동력을 함께 키우고 사회의 대를 이어간다는 의식으로 새롭게 개척하고 진출해야 하는 영역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12월호(제1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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