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0 2010-12-10   2390

[심층1] 전환기에 선 자활 10년: 현황과 쟁점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1. 서론

   이 글에서는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이하 기초보장제도) 도입과 함께 법제화된 자활지원사업을 검토한다. 기초보장제도는 빈곤층의 최저생계 보장과 함께 자립지원을 위해서 조건부과제도를 도입하여 근로능력 있는 수급자에 대해서는 생계급여의 조건으로 근로의무를 부과하였다. 근로능력자 중 취업자 등 일부를 제외한 수급자에 대해서 자활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급여를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 조건부 수급자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흔히 자활지원사업은 조건부 수급자에 대한 자립지원서비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쓰인다. 하지만 조금 더 넓게 보면, 자활지원사업은 기초보장제도 중 근로연계복지적 요소를 가리키는 경우가 적지 않고 자활지원사업에 대한 평가도 기초보장제도의 근로연계복지적 특성에 대한 평가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 글에서는 자활사업의 현황을 간략히 살펴보고 몇 가지 쟁점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다.
 
2. 자활지원사업의 현황

   기초보장제도 도입 이후 수급자 중 근로능력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4%대에서 19%대로 떨어지고 절대적인 규모 또한 32만 명대에서 28만 명으로 줄었다. 근로능력 있는 수급자를 30만 명 정도 중에서 조건부 수급자는 3만 명을 조금 넘어 10%대 초반의 규모를 차지할 뿐이다. 이들이 자활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지급받게 된다. 그리고 50% 정도는 취업자로 분류되고 나머지 대다수는 조건부과제외자나 조건제시유예자로 분류되어 조건부과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자활사업 전체 참여자수는 2002년 47천명에서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나서 61천명으로 증가하였으나 2008년에는 50만명까지 감소하는 추이를 보인다. 조건부수급자는 전체 참여자의 약 60%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차상위계층은 전체참여자의 약 30%를 차지하여 자활사업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조건부과 제도 이상의 기능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활특례 및 일반수급자는 전체참여자의 약 10%로 전반적으로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림 1> 대상별 자활사업참여자 추이 (2002~2008년)
         (단위 : 만명)
  주   각년도 12월말 현재 기준
   자료  : 보건복지부(각년도),


   자활사업 대상자는 근로능력과 의욕에 따라 취업대상자와 비취업대상자로 구분되어 취업대상자는 노동부 소관의 자활사업에 참여하며 비취업대상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자활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복지부 관할 자활사업 참여자가 45~59천명으로 노동부 관할 자활사업 참여자 1~3천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복지부 자활사업은 지역자활센터들을 통해서 집행되는데 자활근로사업의 비중이 약80%를 넘는다.
   자활사업의 예산은 2001년 913억원에서 시작하여 2009년 3,294억원의 3.6배에 이르기까지 증가하였다. 2010년 자활사업 예산은 전체 4,906억원이고, 복지부 소관 자활사업의 예산은 4,709억원이다. 이 중 자활근로사업을 위한 예산은 3,636억원으로 복지부 자활사업 전체예산의 77.4%를 차지한다.   
   자립지원과 관련된 성과는 기초보장수급자의 수급과 빈곤을 탈피하는 정도, 근로의 정도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기초보장제도의 수급자 중에는 장기수급자의 비중이 높다. 이는 기초보장제도의 탈수급률이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데, 이로 보아 기초보장제도가 수급자의 근로나 탈수급을 떨어뜨릴 가능성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비취업대상자가 참여하는 복지부의 자활사업도 참여자의 탈수급률이 6%대에 머무르는 등 자립지원을 위한 사업으로서 충분히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


3. 자활지원사업의 쟁점

   자활지원사업에 대한 쟁점은 자활사업 대상, 프로그램과 급여, 전달체계와 재원의 영역에 두루 걸쳐 있다. 먼저, 대상과 관련해서 중요한 쟁점으로는 생계급여의 조건으로 자활사업 참여의무를 부과하는 조건부수급자의 범위에 대한 것을 들 수 있다. 현재 조건부수급자 규정은 가장 중요한 자활지원 대상자라 할 수 있는 수급 취업자를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자활사업 대상을 부적절하게 협소화하고 있다. 근로능력 수급자의 매우 소수만이 조건부수급자로 분류되고 있고, 그 외의 대다수 근로능력 있는 수급자, 특히 취업 수급자는 조건부과제도에서 실질적으로 제외되어 있다. 기존 자활사업에 대한 평가는 취업자에 대한 자활지원사업의 부재에 대해서 본격적인 검토 없이 자활능력이 취약한 비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활지원사업에 논의를 집중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취업수급자를 자활지원사업의 주요 대상자로 포함하고 자활계획을 수립하여 자립과 탈수급을 위한 지원을 추진하는 것이 사업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조건부과제외자나 조건부과유예자에 대해서도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존 자활지원사업의 중심은 지역자활센터가 수행하는 자활근로사업에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자활근로사업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간 자활근로를 통해 자활공동체를 창업한다는 목표설정이 있었으나 이는 매우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자활공동체 창업을 자활근로사업의 목표로 내세우고 현실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보이기도 했으나, 질적으로 보면 적지 않은 공동체가 변형된 자활근로 이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결국 자활근로사업은 자립과 탈수급 달성이라는 자활사업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사업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자활근로사업을 일반노동시장에서 취/창업에 성공하지 못한 취업능력 미약계층을 위한 공공일자리사업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근로능력은 있지만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수급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기초보장급여의 대가로서 근로의무를 이행(work for benefit)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설정을 할 경우에는 수급자가 일반노동시장으로 진입하기 보다는 자활근로사업에 머무르는 방향으로 유인이 작동하지 않도록 자활급여나 근로조건 등 전반에 대한 설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급자가 자활사업을 벗어나 일반 노동시장에 취업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본격적인 서비스로서 취/창업 지원 서비스를 대폭 강화,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로능력 있는 수급자에 대해서는 일정 기한 내에 취/창업을 하고 탈수급을 이루는 자립목표를 세워야 하고 이에 필요한 취/창업 지원서비스와 여타의 취업장애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성과관리형 자활시범사업에서는 광역 단위에서 지자체와 민간서비스 제공자의 협력관계 하에서 참여자들에 대한 상담에 기반하여 개인별 활동계획을 수립하고 직업훈련, 취업알선, 그리고 근로여건 조성을 위한 사회서비스(양육・간병・사회적응 등)를 연계, 조정하는 사례관리 사업을 통하여 취업 또는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성과관리형 자활사업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박노욱 ,2010). 이러한 경험을 잘 평가하여 자활사업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넷째, 정부와 지역자활센터의 관계는 정부가 기관보조금을 지급하고 사업을 관리, 감독, 평가하는 기본 구조를 유지하였다. 정부의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 가장 크게 부각되는 사항은 업무에 비해서 예산지원이 적다는 점이다. 그 주요한 원인은 지난 수년간 지역자활센터의 대부분의 활동을 차지하는 자활근로사업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예산의 부족으로 이러한 사업량 증대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인력 증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에 있다. 지역자활센터에서 수행하는 역할이나 사업 내용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기관보조금은 예산 책정의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기도 어렵고 예산 집행의 성과를 평가하기도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방안으로 정부 재정지원을 기관보조금에서 프로그램별 계약방식(purchase of service contract)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대표적으로 자활근로사업의 경우 사업의 표준단가가 계산되고, 사업량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정해지는 프로젝트 비용에 따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별 계약방식이 발전하게 되면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성과계약 방식의 적용도 가능할 것이다. 가령, 최근 성과관리형 자활시범사업은 저소득층의 취업・창업 지원을 위하여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실적에 따라 예산을 지원받는 성과계약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다섯째, 자활지원 전달체계의 통합적 구축에 관한 과제가 있다. 최근 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사업과 복지부의 희망리본프로젝트사업(성과관리형 자활시범사업)이 경합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서비스의 중복과 비효율 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취업지원서비스에 관해서는 고용안정센터의 전문성이 인정되지만, 수급자와 같이 근로능력과 근로의욕이 낮은 참여자들은 고용지원센터에서 효과적으로 관리를 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취업지원서비스를 일원화하는 것을 서두르기 보다는 각각의 장점을 살려 역할분담을 하는 방안을 찾은 것이 좋다. 가령 취업능력 이외의 장애요인이 없는 경우에는 노동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업지원 이외 다양한 사회서비스 욕구를 가진 집단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담당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된 전달체계의 핵심은 시군구 등의 지방자치단체가 자활사업 참가자들의 사례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참가자들의 욕구에 맞추어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 조정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계지원을 위한 급여 관리와 함께 수급자의 자립과 탈수급 지원을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영역으로 두고 지자체가 이에 적극 나서도록 인센티브 기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의 사례관리를 위한 인력과 재원을 지원하고 자활지원의 성과와 국고보조금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앙정부(보건복지부) 안에서도 현재와 같이 분리되어 있는 기초보장업무와 자활지원업무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첨부파일:

월간 <복지동향> 2010년 12월호(제146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