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화
관악정책연구소 오늘 소장
들어가며
누구나 동네 골목을 지나가 종이박스나 캔 등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본 적 있을 겁니다. 저도 관악구에서 지역활동을 하며, 지난 수 년 간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궁금했습니다. 이 분들께 가지고 있었던 오래된 마음의 빚을 갚는 심정으로 2010년 9월에 생활실태 조사를 시작했고, 11월에 연구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Ⅰ. 생활실태 조사 결과
1. 응답자의 특징
조사 기간 동안 총 127명의 어르신들 만났으며, 이 분들 중 7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전체의 78% 였다. 고령이나 노동능력 저하를 이유로 임금노동시장, 공공일자리에서 배제되어 있으나, 빈곤으로 인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비공식노동이 재활용품 수거노동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성별은 여성이 89명(70.1%)이었고, 남성이 38명(29.9%)이었다. 응답자 중 여성노인의 수가 훨씬 많은 이유는, ① 노령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점, ② 여성노인에게 진입장벽이 낮거나 없는 재활용품 수거노동의 특징, ③ 체면 등의 이유로 면접에 응하지 않는 남성노인이 많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조사 중 눈에 띄었던 인구지리적 특징은 재활용품 수거노동을 새로 시작하는 한국계 중국인들(aka 조선족)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었다. 특히, 한국계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조원동의 H업체의 경우에는 재활용품을 수거해오는 어르신들 중 70% 정도가 한국계 중국인들이라고 했으며, 조사기간 중 3명의 한국계 중국인(여성 2명, 남성 1명)을 만났다. 그리고, 조원동, 삼성동 소재 수거업체 업주들에 따르면, 노숙인들의 참여비율도 10% 정도 되며, 1명의 노숙인을 면접조사했다.
2. 노동 패턴
[표] 수거노동에 종사해온 기간
기간 |
5년 미만 |
5~10 |
10~15년 |
15~20년 |
20년 이상 |
합계 |
명 |
81 |
24 |
9 |
4 |
9 |
127 |
백분율 |
63.8% |
18.9% |
7.1% |
3.1% |
7.1% |
100% |
– 5년 미만으로 응답한 분들이 81명(63.8%)로 가장 많았고, 그 중에서도 1년 미만인 분들이 많았다. 경기 침체는 지속되는 반면 재활용품 가격은 인상되었기 때문에, 새로 수거노동을 시작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표] 하루 노동시간
4시간 미만 |
4~8시간 |
8~12시간 |
12시간 이상 |
기타 |
합계 |
|
명 |
44 |
33 |
23 |
23 |
4 |
127 |
백분율 |
34.6% |
26.0% |
18.1% |
18.1% |
3.1% |
100% |
– 조사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장시간 일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많은 편이었다. 8시간 이상 일하고 계신 분들도 46명(36.2%)이나 되었다. 가게나 가정에서 재활용품이 불규칙하게 여기저기서 배출되므로 수거구역을 하루 종일 계속 돌아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눈이나 비가 오는 날, 명절(설날, 추석)을 제외하면 하루도 쉬지 않는다고 응답한 분들이 76명(60.8%)나 되었다. 쉬는 만큼 생계에 위협이 오고, 연달아 일을 쉬면 경쟁자들에게 수거구역이나 단골가게를 뺏기기 때문이다.
– “질문 2(하루 노동시간)”의 결과와 함께, 어르신들이 장시간 노동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하루 종일 일하는 분들도 64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수거노동의 특성 상, 오전이면 오전, 오후면 오후, 딱 떨어지게 일하기도 힘들고 그렇게 일하고 계신 분들도 별로 없어서 복수 응답이 많았다.
3. 건강 실태
[표] 질환 유무와 종류
없다 |
근골격계질환 |
당뇨병 |
백내장 |
치아 질환 |
호흡기계질환 |
순환기계질환 |
기타 |
모름 |
|
명 |
19 |
79 |
22 |
9 |
12 |
2 |
32 |
27 |
3 |
– 질환이 없다고 답변한 어르신들은 19명(14.9%)에 불과했다. 근육통, 관절염, 골다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79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62.2%를 차지했다. 그리고 근골격계 질환, 당뇨병, 순환기계 질환 등 복수의 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도 많았다.
아드님과 함께 한국에 와계신 한국계 중국인 할머니 한 분은, 백내장 수술이 시급한 상황인데 수술비 때문에 수술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계셨다. 긴급지원이 시급하다.
[표] 식사 장소
도시락 |
식당 |
고물상 |
기타 |
합계 |
|
명 |
3 |
2 |
1 |
115 |
121 |
백분율 |
2.5% |
1.7% |
0.8% |
95.0% |
100% |
–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의 생활을 모른 채 설문조사를 시작하다보니, 가장 많은 분들이 응답한 “집”을 답변 문항으로 구성하지 못했다. 그래서 “집”이라고 응답한 숫자는 “기타” 답변 안에 포함되어 있다. 기타 답변자 중 93명(73.2%)이 집에서 식사하고 계셨다. 주거지역에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다가 식사시간이 되면 집으로 가셔서 식사를 하고 다시 나오는 패턴으로 일하고 계시는 것을 알 수 있다. 집에서 식사를 하시는 경우에도 반찬 수가 1~2개거나 라면을 드시는 분도 많아서 영양 불균형이 우려되었으며,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조사가 미흡했다. 경로당이나 복지관에서 식사하는 분이 7명 계셨고 굶는 분도 3명 계셨다.
4. 부상 실태
[표] 재활용품 운반 수단
손으로 |
카트 |
리어카 |
트럭 |
기타 |
|
명 |
2 |
90 |
37 |
0 |
0 |
– 리어카에 비해 가벼운 카트 이용률(70.9%)이 훨씬 높게 나온 이유는, 고령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동네를 돌아다니다보면 트럭으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분들이 더러 눈에 띄지만, 트럭 이용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30~50대 남성들이어서 실태조사는 하지 않았다.
[표] 상해 경험
예 |
아니오 |
합계 |
|
명 |
53 |
74 |
127 |
백분율 |
41.7% |
58.3% |
100% |
– 손을 벤 적이 있다는 답변이 의외로 적었는데, 어르신들은 가벼운 자상을 부상이라고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교통사고 경험자가 19명(14.9%)이었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어르신들께는 무단횡단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운전자 교육에서 주의 의무 강조, 경찰서에는 어르신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기타로 넘어지거나 미끄러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분들이 13명으로 상당수 계셨고, 어지럼증, 당뇨병 등으로 일을 하다 쓰러진 분, 카트 충돌로 다치신 경우도 있었다.
5. 경쟁 강도
[표] 경쟁자 수
없다 |
1~2명 |
3~4명 |
5명 이상 |
모른다 |
합계 |
|
명 |
12 |
6 |
7 |
97 |
5 |
127 |
백분율 |
9.4% |
4.7% |
5.5% |
76.4% |
3.9% |
100% |
– 관악구에서 수거노동에 종사하고 계신 어르신들의 총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채 실태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선택지를 현실과 동떨어지게 구성했음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다. 재활용품 수거업주들에 대한 면접조사 결과에 의하면 관악구에서 수거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총수는 약 1,000명 규모로 추정되며, 동 숫자(21개)로 나눠봤을 때 동별로 평균 48명의 어르신들이 재활용품 수거노동에 종사한다고 볼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함을 알 수 있다.
– 경쟁이 치열하고, 다투거나 모아놓은 재활용품을 도둑 맞은 경험이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음에도, 응답은 “아니오”가 74%로 나왔다. 같은 수거업체를 이용하는 어르신들 사이의 갈등 관계가 가끔 눈에 띄었다.
[표] 단골가게 유무
예 |
아니오 |
합계 |
|
명 |
62 |
65 |
127 |
백분율 |
48.8% |
51.2% |
100% |
– 경쟁 심화로 인해 어르신들의 고정적인 재활용품 수거처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다. 그리고 재활용품을 어르신들에게 주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모아서 수거업체에 파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 수거노동을 오래 하신 분들일수록 고정적으로 재활용품을 주는 가게를 많이 확보하고 계셨고, 수거노동을 하신 기간이 짧은 분들은 단골가게 없이 길거리에서만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계셨다. 고정적으로 재활용품을 주는 가게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소액의 사례를 하거나, 청소를 해주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6. 수입
[표] 하루 수거량
25kg 미만 |
25~50kg |
50~75kg |
75~100kg |
100~150kg |
150kg 이상 |
합계 |
|
명 |
34 |
31 |
27 |
20 |
11 |
4 |
127 |
백분율 |
26.8% |
24.4% |
21.3% |
15.7% |
8.7% |
3.1% |
100% |
– 하루에 100kg 이하를 수거하는 분들을 모두 합하면 112명(88.2%)이며, 수입금액으로 환산하면 하루 13,000원 미만을 버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한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100kg씩 재활용품을 수거한다 하더라도 1인 가구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인 셈으로, 어르신들 대부분이 극빈곤 상태에 놓여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어르신들이, 특히 할머니들이 하루에 꼬박꼬박 100kg씩 재활용품을 수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 어르신들은 대부분 주거지에서 가까운 거래업체를 이용하고 있었고, 한 개 업체와 고정적으로 거래하고 있었다. 관악구의 재활용품 1kg 당 가격은 업체에 따라, 최저 100원에서 최고 150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고, 평균가격은 130원이다. 삼성동, 난향동의 수거업체는 경쟁업체 없이 인근 구역을 독점하고 있어서 가격이 100~110원으로 낮았다. 수거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한 보라매동, 은천동, 신규업체나 대형 업체의 경우(청룡동, 서림동) 140~150원 대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었다.
[표] 월 평균 수입
10만원 미만 |
10~20만원 |
20~30만원 |
30~40만원 |
40~50만원 |
50만원 이상 |
합계 |
|
명 |
41 |
46 |
20 |
8 |
7 |
5 |
127 |
백분율 |
32.3% |
36.2% |
15.7% |
6.3% |
5.5% |
3.9% |
100% |
– 월 평균 수입이 40만원 이하인 분들이 115명(90.6%)으로, “질문 12(하루 수거량)”에 대한 응답과 대체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어르신들에 대한 생계 지원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 홀몸노인가구와 노부부 2인가구 대부분이 월 평균 가계 총수입 50만원 미만 구간에 속해 있었다. 월 평균 가계 총수입이 100만원 이하인 분들을 모두 합산하면 98명(77.2%)이다. 어르신들과 동거하는 성인자녀들도 대부분 최저임금선의 비정규직(건설일용직, 식당, 청소 등)으로 일하고 계셔서 빈곤의 대물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용돈 마련”을 이유로 응답한 어르신들은 모두 자녀들과 함께 살고 계셨고, 자녀들에게 주거와 식사를 의탁하고 있으나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가계 형편이 안 되어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계셨다. “생계 유지”나 “부업”을 이유로 꼽은 어르신들 중 다른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은 9명이었다. 직업별로 분류하면, 시설관리(청소) 5명, 우유배달 1명, 공공근로 1명, 학교지키미 1명, 임대업 1명이었다. “소일거리”로 재활용품을 수거하시는 분들 중 “운동 삼아” 하신다는 분들이 몇 분 계셨고, 응답자 중 원룸 소유자 1명, 상가건물 소유자가 1명 있었다. 이런 분들에 대해, 생계 유지를 위해 수거노동을 하고 계신 어르신들의 불만이 컸다.
7. 사회적 욕구
[표] 재활용품 수거노동의 어려움
재활용품 감소 |
재활용품 무게 |
날씨 |
(교통)사고 위험 |
경쟁, 방행 |
기타 |
모르겠다 |
|
명 |
32 |
57 |
14 |
5 |
6 |
21 |
11 |
– 어려운 점을 말씀하시기는 하나, 대부분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셨으며 해결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기타 의견 중에는 “장시간 일을 하니 몸이 아파서 힘들다”는 분들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비싼 월세 부담, 재활용품 분류의 번거로움, 서울시의 소형 가전제품 수거 독점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 “질문 18(어려움)”에 대한 응답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바라는 점 또한 말씀하시기는 하나, 크게 기대하거나 요구의 강도가 세지 않았다.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았던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예상 외로 “야광조끼 등 안전장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분은 없었다.
[표] 원하는 일자리
공공근로 |
보육 |
시설관리 |
기타 |
합계 |
|
명 |
54 |
0 |
4 |
6 |
64 |
백분율 |
84.4% |
0% |
6.3% |
9.4% |
100% |
– “예”와 “아니오” 응답이 거의 동일하게 나왔는데, 응답은 상반되지만 응답의 이유는 유사했다. “예”라고 응답한 경우도 질문 20-1의 응답에서 “공공근로”를 주로 선택했고, “보육”을 한 분도 선택하지 않은 봤을 때, 재활용품 수거노동보다 덜 고되고 수입이 나은 일자리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이다. “아니오”라고 응답한 이유도, 본인이 고령자이고 노동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공식노동에서 배제된 경험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좀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 원하는 일자리로 “공공근로”를 꼽은 어르신들 중에는 공공근로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았고, 고령을 이유로 더 이상 공공근로를 시켜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하셨다. “보육” 일자리를 원하는 분은 한 명도 없었다. 자녀 육아의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 돌봄노동이 고되다는 점, 고령자가 하기 힘든 일이라는 점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8. 복지 실태
[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
예 |
아니오 |
알 수 없음 |
합계 |
|
명 |
15 |
111 |
1 |
127 |
백분율 |
11.8% |
87.4% |
0.8% |
100% |
– “7. 수입” 관련 질문에 대한 응답을 봤을 때, 재활용품 수거노동에 종사하시는 어르신들 중 대다수가 극빈층에 속해 있음에도, 수급을 받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111명(87.4%)에 달했다. 어르신들이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 기준과 가족중심주의 복지제도(부양의무자 규정)로 인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계심을 보여주고 있다.
– 기초노령연금제도는 어르신 교통비 지원제도가 폐지된 후 생긴 제도인데다 수급액이 딱 교통비 수준이라서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교통비 지원”이라고 칭해지고 있다. 그리고, 노령연금 부부수급자의 경우, 단독연금액에서 20%를 감액, 지급하고 있다.
– 개인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기타에는 종교단체의 후원을 받고계신 분이 6명, 단체나 개인이 후원한 쌀을 동사무소를 통해 받은 분이 5명이었다.
[표] 요청한 복지 서비스
구직 신청 |
수급 신청 |
기초노령연금 신청 |
장애등급 신청 |
기타 |
무응답 |
|
명 |
39 |
14 |
4 |
4 |
6 |
3 |
– “아니오”라고 응답한 분들이 61명(48%)이었다. 오랜 세월 복지사각지대에서 생활해 오셔서 복지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약하고 정부기관에 대한 불신도 많았다. 생계 해결을 위해 일자리를 원하는 분들이 역시 가장 많았다. 기타로, 학자금 대출, 건강보험료 미납 상담, 국가유공자 신청, 주민등록증 재발급, 국적취득에 따른 복지 상담, 쌀(김치) 요청 등이 있었다.
9. 주거 실태
[표] 동거인
혼자 |
배우자 |
자녀 (+손자녀) |
배우자+자녀 |
기타 |
합계 |
|
명 |
51 |
34 |
28 |
8 |
6 |
127 |
백분율 |
40.2% |
26.8% |
22.0% |
6.3% |
4.7% |
100% |
– 혼자 사시거나, 노부부가정, 조손가정을 합했을 때 88명(69.3%)이었다. 노동능력이 없거나 떨어지는 노약자들에게 별도의 지원이 없는 경우, 생계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최저생계비 기준을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하고 있으며, 부양책임을 직계가족에게 맡기고 있다. 직계비속인 부양의무자가 ① 직계존속과 동거하지 않는 동시에 부양비를 주지 않는 경우, ② 부양비를 줄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 ③ 오랜 동안 연락이 끊긴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부양책임을 지우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인해 400만 명이 넘는 빈곤층이 복지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즉, 직계비속인 부양의무자가 실제 부양비를 주든 안 주든, 부양의무자(가구)의 소득에서 최저생계비의 130%를 차감한 액수의 15%(딸)나 30%(아들)를 간주부양비로 책정함으로써 직계존속이 수급권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타, 조손가정 3명, 동생, 조카, 친척집 기거하는 분들이 계셨다.
[표] 주택 형태
지층 |
단독주택 |
다가구 |
빌라/ 다세대 |
아파트 |
기타 |
모름 |
합계 |
|
명 |
32 |
32 |
13 |
31 |
13 |
3 |
3 |
127 |
백분율 |
25.2% |
25.2% |
10.2% |
24.4% |
10.2% |
2.4% |
2.4% |
100% |
– 관악구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분들이 92명(72.4%)이었다. 익숙함, 장기간 형성된 관계망 등으로 어르신들의 정주의식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지하층에 살고 계신 분들이 32명(25.2%)이나 된다. 무허가주택에 사는 분 2명, 종교시설에 사는 분도 1명 계셨다.
– 전세, 월세 거주자를 모두 합쳤을 때, 79명(61.1%)이었다. 주택 임대가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여서 어르신들의 주거비 부담이 과중해지고 있다.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의 주거 안정 대책도 시급하다. 기타, 친척집 거주 4명, 임대주택 거주 3명, 종교시설 거주 1명 등이 있었다.
Ⅱ.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의 생활 개선 방안
1.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과제
⑴ 정부
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최저생계비 현실화
보건복지부가 해마다 고시하고 있는 최저생계비는 생존을 위한 최소금액일 뿐이다. 최저생계비 비목 중 의식주, 에너지, 보건의료에 해당하는 지출은 빈곤층이라고 해서 계속 줄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2010년 최저생계비에서 4인가구의 광열수도비가 91,070원으로 책정되어 있는데, 2010년 1월, 오늘연구소에서 실시했던 ‘관악구 에너지빈곤 가구 실태조사(총 21가구)’에 응했던 기초생활수급자 가구(1인가구 2, 2인가구 2)의 광열수도비는 모두 10~20만원 구간에 속해 있었다.
빈곤가구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으로 최저생계비를 책정해야 한다.
②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현재의 부양의무자 조항은 빈곤층의 생계 보장 책임을 직계가족에게 맡기고 있다. 직계가족인 부양의무자가 실제로 부양비를 주든 안 주든, 부양의무자(가구)의 소득에서 최저생계비의 130%를 제외한 나머지 액수의 15%(딸) 또는 30%(아들)를 간주부양비로 책정하고 있다. 그래서 자녀가 2~3명 있는 어르신들은 자녀들로부터 부양비를 받지 않아도 부양비를 받는 것으로 간주되어, 정부로부터 기초생활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관악구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 생활 실태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수급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자식이 있어서…”라고 응답하셨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본인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수급자를 선정하는 방향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해야 한다.
③ 기초노령연급법의 부부수급자 감액제도 폐지
노인 부부가구 중 2인이 모두 기초노령연금 수급자인 경우 노인 단독가구 연금액에서 20%을 차감한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노령연금액이 노인가구의 생계비를 실질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단독가구와 비교했을 때 부부 2인의 공동생활로 인해 절감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연금액이 과거의 교통비 지원을 대체한 것으로 인식될 만큼 소액으로 지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부가구 연금액을 단독가구 연금액에서 20% 차감하고 지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로 잠정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
⑵ 서울시
① 폐소형가전제품 수거 독점 조치 재검토
– 현재 SR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는 ‘에코시티 서울’은 (사)한국전자산업협의회, (사)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 (주)SK가스의 사회적 기업 컨소시엄으로, 대기업들이 사회적 기업의 외피를 쓰고 있을 뿐이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민간기업의 이윤 창출을 도와주고,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재활용산업에 대기업이 뛰어들 수 있는 기회와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도시광산화, 일자리 창출, 폐소형가전제품의 적정 재활용이라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으나, 현재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폐소형가전제품 재활용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이루어진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폐소형가전제품이 가정에서 배출되면 “어르신들→재활용품 수거업체(고물상)→개별 품목 구매업자(일명 나까마)→재활용공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계를 해결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서울시가 만든 SR센터에서 창출한 일자리 수(60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데, 서울시는 이들의 소득 감소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
– 주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이전에는 재활용품 배출하는 날 내놓으면 어르신들이 알아서 가져가던 것을, 드라이어, 면도기, 선풍기 등 폐소형가전제품을 배출할 때마다 일일이 주민센터에 전화를 해야 하게 되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 서울시는 폐소형가전제품 수거 프로세스도 정확히 마련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수거 독점 조치를 실시함으로써 현재 동주민센터와 구청의 기존 인력들이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수거 업무가 늘어나면 공무원들의 불만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 민간의 재활용품 수거와 처리 과정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이해에 근거하여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폐소형가전제품에 대한 고물상 반입 금지 조치가 법적 강제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 수거업체의 조직적 반대도 있어서, 일부는 고물상으로 반입되고 있고 일부는 SR센터로 수거되고 있는 상태다.
–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생계 보장 대책이 없다면, 현재의 상태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폐소형가전제품 수거를 SR센터로 일원화하더라도, 어르신들의 수거를 허용하고 적정가격으로 보상하는 방식이 고려되어야 한다.
② 양질의 노인일자리 창출
–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일자리의 질보다 일자리의 숫자 늘리기에 치충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만든 노인일자리는 월 20~35만원짜리 5~7개월 단기 일자리뿐이다.
– 일자리의 숫자가 줄어들더라도, 어르신들의 노동능력에 맞고 생계 보장이 되는 지속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⑶ 관악구(기초자치단체)
① 적극적인 수급자 발굴
–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 중에도 수급 요건이 부합하는 분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이 재활용품 수거업체를 방문하여 어르신들과 상담하고 수급자를 발굴해야 한다.
② 복지예산의 충실한 집행
– 정부와 서울시에서 배정한 복지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반납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복지가 필요한 저소득 빈곤층이 없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관악구에서 복지예산이 미집행되었다는 것은 공무원들의 업무 해태라고 볼 수 있다. 수급자 발굴와 복지예산의 충실한 집행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치며
실태조사를 마치고도 해결되지 않은 고민은 “이 어르신들을 위해, 이 어르신들과 함께 무엇을 할 것인가”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일”과 “생계”에 대한 대답이어야 할 것입니다. 편리한 작업도구, 안전장비 지원 등이 우선 떠오르지만, 일자리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저 일시적인 수혜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연구원들끼리 “우리가 사회적 기업으로 고물상을 하나 차릴까?”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될지, 어떤 형태가 될지, 아직 뚜렷한 것은 없지만 오늘연구소가 만난 127명의 어르신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날 것이고, 그 분들과 함께 지금보다 덜 일하고 지금보다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갈 것입니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2월호(제146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