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지방분권이 지역간 격차를 발생시켰다?
복지의 지역간 불평등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2005년을 전후하여 전개된 두 가지 예측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하나는 지방자치는 지역사회복지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지방자치가 지역주민들의 복지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추어짐으로써 지역의 실정에 맞는 복지를 제공할 수 있음은 물론 복지예산 또한 증가시킬 것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에 지방자치는 지자체의 복지정책 정향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이인재, 1996). 지방자치로 인해 지방정부의 재정정책이 경제개발쪽으로의 정향을 강화시켜 지역복지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10년이 지나고 분권교부세가 도입되어 재정의 지방분권도 도입된 이래 이에 관한 실증분석의 결과는 부정적인 견해에 손을 들어 주었다. 재정분권 이전(김수완, 1998; 이재완, 2001; 진재문, 2006)과 이후(백종만, 2007) 지자체의 복지지출은 감소하였음이 나타났다. 이런 연구들은 광역시와 시․군 사이에 상당한 복지지출의 격차가 존재하며, 지자체에 대한 재정지원방식이 그런 격차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보조금에서 분권교부세로의 전환이 광역시와 시․군의 정책정향과 복지노력의 차이를 증폭시킨 것이다. 이를 보건사회연구원에서 구축한 복지재정DB를 활용한 연구(고경환, 2011)를 통해 그 현실을 살펴보자.
사회복지예산비율 하위10%단체는 전국평균의 53%
사회복지의 지역간 격차를 보여주기 위한 지표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지자체의 사회복지예산비율을 많이 쓴다. 국가의 복지노력(welfare effort)을 가늠하는데 있어서 정부의 전체예산액 대비 사회복지비지출 비율 또는 보건복지부 예산 비중을 사용하는 것처럼 지자체의 복지노력의 차이를 복지의 지역간 격차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보는 것이다. 기초지자체는 전체예산 중 사회복지예산으로 평균 18.8%(2006년)를 배정하였다. 상위10%에 해당하는 단체는 44.4%, 하위10%에 해당하는 단체는 10.0%로 나타나 상위10%단체는 전국평균의 약 2.3배, 하위10%단체는 전국평균의 53%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두 집단의 평균 차이는 34.4%p.로 나타났다. 그리고 상위10%단체에는 부산이 9개구, 대구 5개구, 광주 4개구, 인천 3개구, 서울과 울산이 각각 1개구였고, 하위10%단체는 모두 시․군만 포함되어 있어서 광역시와 시․군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체재원 대비 사회복지예산: 상위10%는 161.4%, 하위10%는 19.3%
자체재원(지방세+지방세외수입) 대비 사회복지예산 비중은 기초지자체가 사회복지예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연구에서 기초지자체의 전국평균 자체재원충당율은 43.8%(2006년)로 나타났다. 상위10%에 해당하는 단체의 자체재원충당율은 161.4%로 전국평균의 약 3.7배 수준이고 부산의 북구․서구․영도구, 광주의 북구․남구․광산구․동구, 대구의 동구․서구․남구 등 광역시의 자치구만 포함되었다. 반면 하위10%에 해당되는 단체의 자체재원충당율은 19.3%로 전국평균의 44% 수준이며 대부분 시․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위10%단체의 사회복지예산은 자체재원의 규모를 이미 넘어섰고, 하위10%단체는 자체재원의 약 20% 수준에서 복지예산을 배분하고 있다.
복지예산은 지자체의 2006년 기준 자치구의 사회복지예산 평균이 시․군의 2.4배이고 자체재원은 1.2배이다(고경환, 2011: 215). 자치구와 시․군의 자체재원은 비슷한데 [표 1]의 사회복지예산 비율은 지자체간 격차는 자치구와 시․군간 그리고 개별 지자체간 매우 크다. 이것이 격차는 자체재원 외의 재원에 의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대응(matching)으로 마련되는 사회복지예산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치구는 자체예산을 넘는 사회복지예산 지출이 가능한 것이고, 시․군의 사회복지예산이 자체재원의 20% 수준밖에 안되지만 사회복지예산의 자치구 평균액의 1/4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을 통해 사회복지의 지역간 격차는 상당부분 분권교부세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복지공급뿐만 아니라 복지성과도 함께 봐야
복지의 지역간 불평등에 대한 이상의 접근은 다분히 복지공급의 측면에서 다룬 것이다. 한 국가의 복지수준은 국가의 복지노력(welfare effort)으로 측정될 수 있다는 가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지자체의 복지수준을 전체예산 대비 복지예산 비율이나 자주재원 대비 복지예산 비율로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의 지역간 격차를 다루는데 있어서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동일한 수준의 재정투입이 있다 하더라도 그 중간과정의 마술(?)에 의해서 상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복지공급의 최종 결과물인 복지성과(welfare outcome)를 함께 파악해야 한다. 지자체의 정책우선순위, 재정의 안정성, 재원의 성장가능성이 이런 마술에 관여할 것이다. 복지성과는 복지공급을 통해서 변화시키고자 하는 지자체 단위의 주민생활 수준과 만족도를 통해서 측정할 수 있다.
앞의 논의를 기초로 할 때, 복지공급의 관점에서 복지의 지역간 불평등은 재정지원의 차이, 복지대상자수의 차이,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반영한 것이므로 현재의 지역간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복지수요의 관점에서 복지의 지역간 불평등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이에 관해 외국에서는 일찍이 지역사회 수준에서 복지성과를 파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영국의 지역생활여건지수(ILD, Index of Local Conditions), 브리스톨과 스코틀랜드의 지역박탈지수(IMD, Index of Multi-Deprivation)는 고용, 소득과 소비, 안전, 건강, 교육, 주거 등의 다양한 생활영역에서 지역단위에서 상대적 박탈 또는 사회적 배제의 정도를 조사하여 지표를 개발하였다. 이는 지역단위에서 삶의 질을 파악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을 새로운 관점과 틀로 재구성하여 생산한 것이다.
복지집중지역을 선정하여 ‘격차 관리’ 필요
이러한 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면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할 때 복지대상자 위주의 수요를 측정할 것이 아니라 지역단위의 복지성과를 측정해야 할 것이다. 시․도 내에서 격차가 큰 시․군․구, 시․군 내에서 격차가 큰 읍․면․동을 복지집중지역으로 선정하여 복지공급을 선택적으로 집중시키는 ‘격차 관리’가 필요하다. 부산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비율, 표준사망률, 선거참여율, 노인인구비율, 최저주거기준미달가구비율, 고등학교진학율을 고려하여 복지가 상대적으로 더 필요한 동 단위 지역을 선정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이를 통해 어떤 생활영역에서 복지공급이 필요한지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간 복지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고경환(2011), “복지재정DB를 활용한 지방정부의 복지수준 분석”, 『사회보장연구』제26권 제3호, 한국사회보장학회, pp.199-223
* 이 글은 2011년 제4회 비판과 대안을 위한 보건복지연합학술대회 발표문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11월호(제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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