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12-10   3713

[심층분석2]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3년 평가와 법개정운동

최경숙│사)보건복지자원연구원 상임이사

 

 

1. 들어가는 말 

올해 7월 1일로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3년이 되었고 복지부가 주최하는 는 국제심포지엄 등 토론회와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제도 3년 시행에 대한 엄정한 평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세요양기관의 난립과 과잉공급 불법운영, 제도의 기반을 붕괴시키는 가족요양보호사제도, 수요추계의 20배가 넘는 110만명 요양보호사의 과잉배출과 열악한 노동인권실태 등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어느 사회보험제도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하다. 그러나 제도 3년을 맞이하여 복지부는 엄정한 평가보다는 대부분 치적 홍보에 치우쳐 노인장기요양제도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시행 3년 반이 지난 지금,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와 제도개선 요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라 할 수 있다.   

 

 

2.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전면개정의 필요성과 법개정 방향

 

1)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수정하는 것부터 필요하다.
정부는 그동안 인프라 확충, 주로 민간 공급인프라 확충에 주력해왔으며, 법에도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을 공급기관의 확충으로 명기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의 수요공급 추계는 전혀 맞지 않았고 공급정책의 실패와 민간시장화정책의 현장에 너무도 심각한 폐해를 낳았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공급인프라 확충’이 아니라 ‘적절한’ 인프라 공급과 ‘관리’라는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국가와 지자체는 전국적인 요양현장 실태조사를 반드시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급인프라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2) 공공요양기관의 확충과 공공성 강화해야 한다.
현재 공공 노인장기요양기관은 1.5%밖에 안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공적인 사회보험제도로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요양기관을 대폭 확충하고 요양기관의 설립을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전환하고 비영리법인 등으로 국한함으로서 요양서비스의 상업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이러한 공공요양기관확충과 요양기관 설립 요건 및 규제강화를 위한 법개정은 현재 왜곡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자리매김하는 출발점으로 ,법개정의 핵심이다.. 

 

3)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에 역행하는 복지부 정책,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1) 복지부는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약속부터 이행해야 한다.
복지부는 지난 3년 동안 때만 되면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해 왔다. 복지부는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방안으로 직접인건비 비율 75%이상 (2009년 6월), 요양보호사 정규직 비율 등 고용의 질을 평가에 반영, 필요시 임금 수준 공개 등을 공언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복지부가 보도자료로 공언한 사항도, 국감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의 약속도 결국 空言이 되고 말았다. 요양보호사의 임금은 날로 저하되었고, 110만명 요양보호사의 다수는 실업과 반실업 빈곤의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면서 갖는 자부심과 소명감은 살인적인 저임금. 시급 비정규직 불안정노동에, 성희롱 근골격계질환 등 산재직업병 위협, 이용자 가족의 몰이해와 부당한 업무 강요 등 너무나 열악한 노동조건속에서 날로 지치고 소진해가고 있다. 결국 많은 숙련된 요양보호사들이 요양 현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건강보험공단 보고서에 의하면, 약70%의 요양보호사가 근속기간이 6개월미만이다. 요양 현장에서는 요양보호사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안정적으로 요양인력 공급도 양질의 서비스도 어렵다는 얘기이다. 

(2) 장기요양기관에 만연한 근로기준법 위반부터 근절해야 한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은 날이 갈수록 시급이 저하되고 있다, 2009년 말 재가요양보호사 노동자성이 인정되고 사회보험 가입 및 근로기준법 준수가 요구되자 많은 재가요양기관들은 요양보호사의 시급을 대폭 깎았다. 다수의 재가요양기관은 시간급 6천원〜7천원이던 재가요양보호사 임금을 최저임금 4320원으로 대폭 저하시키고 포괄임금으로 법정수당을 안주는 방식으로 요양보호사 근로계약을 대폭 개악시켰다. 시설요양보호사들 또한 한명이 거동 못하는 노인들 10명이상 심지어는 20〜30명을 돌보는데도 24시간 격일제와 12시간 맞교대제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실제 근무시간인데도 근로계약서에 4시간〜6시간을 휴게시간이라고 명기하여 임금을 깍고 있다. 각종 법정수당을 주지 않는 경우,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1년미만 계약을 악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고통받는 요양보호사의 처지를 얼마나 염두에 두고 있는지,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정부는 어떠한 노력을 해 왔는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3) 2012년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수가인상’맞나 ?
 올해 11월 복지부는 요양보험수가를 요양시설은 2.5% 인상, 재가요양기관은 1.8% 인상하고 재가서비스 월 한도액을 3.7%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날 복지부 보도자료의 제목은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수가인상이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가인상이 요양보호사의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으로 연결되는 내용이 없다. 연계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이라는 명분으로 결국 요양기관들의 수익만 보장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요양보호사 직접인건비 비율 75%이상, 상근인력 비율, 장기근속 등 고용의 질 지표는 곧 서비스의 질과 직결되어 있고, 그동안. 복지부가 처우개선으로 발표했던 사항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러한 서비스 질 지표를 수가인상에 반영하자는 시민단체의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수가인상율을 단시간 요양서비스에 집중배치하면서 결과적으로 요양서비스의 단시간화를 유도하고 이로 인해 노동강도 강화를 초래하고 재가요양보호사의 임금수준은 더욱 저하될 전망이다. 

이제는 복지부가 말로만 하는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이 아니라 실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최근 일본 정부는 요양노동자 노동조건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호직원 처우개선을 위한 법률 제정에 이어 2010년부터 대규모의 정부 특별교부금을 설치하여 개호직원(요양노동자)에게 직접 임금(1인당 약20만원)을 지원하고, 개호노동안정센터 설치, 방문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후생노동성 지침(2004년) 등 요양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안정적인 요양인력을 공급하고 요양서비스 질을 향상시켜 개호보험제도를 보다 내실을 가져오는데 우선적인 과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눈여겨  볼만한 일이다.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나서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전면개정운동을 벌이는 데에는 이러한 열악한 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의 시급성과 그간 정부차원의 무대책이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본다.   

(4) 복지부는 재가급여전자관리시스템(RFID) 중단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3월부터 복지부는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재가급여전자관리시스템 (RFID)’를 강행하였다.  올해 5월 24일 국가인권위는 재가급여전자관리 RFID가 수급자와 요양보호사의 개인정보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여 건강보험공단에 충분한 동의서 과정과 요양보호사 개인휴대폰에 대한 대체방안 마련을 주문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복지부는 국가인권위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재가급여 전자관리시스템(RFID) 실적을 공단 지사 평가와 연동해 강압적으로 추진했다. 추진과정에서 많은 요양보호사들이 개인휴대폰 교체를 강요받았고 수급자의 동의과정도 없이 수급자 집에 태그가 부착되고, RFID를 시행하지 않는 요양기관은 공단이 현장조사를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마치 전쟁 치르듯이 8월말까지 몰아쳐왔다. 그 결과 재가전자관리시스템 (RFID) 시행율은 높아졌을지 모르나, 인권침해의 논란은 확대되었고 RFID 태그 탈착 부정수급 사례가 늘어나면서 부정수급 방지라는 명분도 잃고 있다. 더욱이 타당성 검토도 충분히 안한 사업에 50억원가량의 정부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넘어 월평균임금 60만원이하 저임금 재가요양보호사들한테 복지부가 필요로 하는 근로감독비용인 정보이용료까지 전가시키는 복지부의 비윤리적 행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재가요양보호사 20만명에게 정보이용료 매월 2천원씩(연간 약48억원) 떼서 결국 IT업체를 배불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4) 영세 비정규직 요양보호사를 위한 법개정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재가요양보호사는 단시간 시급 비정규직노동자들로, 대상자집에서 곧바로 출퇴근을 하는 비정형적인 근로형태로 하루아침에 문자로 해고 통보되는 불안정노동의 대표적 사례이다. 요양보호사 34%가 근골격계질환으로 시달리지만 영세비정규노동자들인 요양보호사들은 사업장내 노동안전 대책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요양보호사들은 건강권 보호를 위해 자치구별로 요양보호사 재활센터를 요구하고 있다.. 불안정 단시간비정규직 요양보호사를 위한 노동권 보호방안이 요구된다.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법률로 노동시간(이동시간 포함 등)과 고용보장방안, 요양보호사지원센터 등 지역차원의 권리보호체계 등 구체적인 기준을 명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5)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장기요양기관의 질을 제대로 파악하여 선택하기란 너무 어렵다. 이용자들은 눈에 보이는 시설경관이외 실제 서비스 질과 직결된  기관의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장기요양기관 정보 공개의 범위와 내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요양인력의 인원수와 고용형태, 실제 근무시간, 서비스 내용 등 구체적인 운영내용이 자세히 공개되어야 이용자들이 서비스 질을 비교할 수 있다. 장기요양기관 평가결과를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만으로 판가름하기 어렵다. 현행 장기요양기관평가가 서류 중심으로 형식적이고 질 지표로 이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영국 등 외국의 사례처럼 구체적인 기관 운영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법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3. 맺음말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전면개정운동을 시작하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 3년 반이 된 시점에 제도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와 전면적인 법개정운동이 제안되고 공동실천이 모색되고 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개정 공동대책위워회’(이하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최경숙 사)보건복지자원연구원 상임이사)를 구성하고 지난 11월 22일 기자회견과 국회토론회를 기점으로 전면법개정운동을 시작하였다. 공대위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전면개정법률안’과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법률안‘을 청원입법하였다.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좀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되기를 원하는 많은 국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관심과 노력이 아우러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진정 공적인 사회보장제도로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12월호(제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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