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12-10   3978

[심층분석4] 노인학대 개입을 위한 지역사회네트워크의 필요성

김신열 |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 여는 말

  최근 우리 사회에 해결을 필요로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구 고령화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사회 경제적 파장일 것이다. 2010년 현재로 우리나라 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는 모두 530여 만 명으로 이들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11%에 달한다.(통계청, 2010).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2%에 이르러 ‘고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하였고, 향후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에, 그리고 2026년에는 20.8%가 되어 ‘초(超)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사회에 있어서 고령화의 이와 같은 가속화 현상은 노인 돌봄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더불어 가족에 의한 돌봄 부담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으며 결국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불행히도 정부 차원의 노인 돌봄에 대한 지원체계는 그리 충분하지 못한 상태이며 따라서 노화와 만성질환 유병율 증가로 인한 의존 노인에 대한 돌봄 기능은 아직까지도 가족의 돌봄 영역안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족 구성원들에 의한 돌봄의 부담이 가족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초래하고 급기야는 가족 내 노인에 대한 방임 내지 학대로 이어질 개연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국 노인 1천349명을 상대로 실시한 ‘지역사회에서의 노인학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 중 37.8%(510명)가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노인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학대 경험이 있는 셈이다. 학대 종류로는 ‘무관심하거나 냉담하게 대한다’나 ‘의견을 말하면 불평하거나 화를 낸다’ 등 정서적 학대가 39.9%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냈고, 다음으로는 ‘실수를 비난하거나 꾸짖어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는 등 언어적 학대가 19.2%, ‘스스로 식사 준비할 수 없는 노인을 혼자 집에 내버려 둔다’ 등의 방임 학대가 18.6%, ‘연금 등 노인소득을 가로챈다’ 등의 재정적 학대가 9.9%,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린다’ 등의 신체적 학대가 9.2%를 차지했다(국가인권위원회, 2002). 또한 아래 <그림 1>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지난해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전국 24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노인학대 상담사업 사례현황 자료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학대 사례 신고접수 건수는 2007년 2,312건, 2008년 2,368건, 2009년 2,674건, 그리고 2010년에는 3,068건으로 전년 대비 14.7%나 증가되었으며, 최근 4년 동안 노인학대 사례 신고접수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의 노인에 대한 학대와 방임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표 1>은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전국의 노인보호 전문기관이 학대 피해 노인 및 학대 행위자에 대해 제공한 서비스를 유형별로 구분한 것이다. 이 표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학대를 받은 노인에게 가장 많이 제공된 서비스는 전체의 72.5%에 해당하는 상담서비스였고, 그 다음이 21.5%인 정보 제공 서비스였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가족지원서비스 연결, 재가서비스 연결, 사회복지서비스 연결 등 학대의 근본적인 원인해결에 필요한 지역사회 복지 제반 서비스들과의 연계를 통한 문제 해결의 노력은 2% 내외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때, 우리 사회 노인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은 아직까지도 주로 실태 파악이나 원인 규명, 그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개별 학대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개입방법들에 대한 고민은 매우 미흡한실정이다(김신열, 2010). 따라서 현재 우리 사회의 노인학대에 대한 대응 노력의 한계를 살펴보고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지역사회 사회복지 관련 서비스 제공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한 개입방법의 필요성을 모색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2. 노인학대 개입과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필요성

  이처럼 우리 사회에 늘어만 가고 있는 노인학대에 대한 개입에 있어서 왜 네트워크적 접근이 필요한가? 이에 대한 답은 학대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가에 대한 규명작업을 먼저 필요로 한다. 그동안 학계 등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노인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보면 피학대 노인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피학대 노인에 대한 돌봄의 일차적 체계라고 할 수 있는 가족과 관련된 요인, 그리고 기타 사회․문화적 요인 등 상당히 다양한 부분에서 비롯되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노인학대는 어느 특정의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노인에 대한 학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피학대 노인들 역시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혹은 정서적인 피해나 사회․행동적 어려움 등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보선․허준수, 2005). 피학대 노인 클라이언트의 문제 내지 욕구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차원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클라이언트의 다중적 욕구 자체만으로도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개입의 주체들이 다양한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우리사회의 유일한 노인학대 예방 및 개입 기관이라 할 수 있는 ‘노인보호전문기관’에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심각한 학대로의 진행을 방지하고 현재 클라이언트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분야 전문가들로 하여금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며 또한 이때의 관리 형태는 지역사회 자원을 총동원하여 필요한 다중의 서비스를 클라이언트에게 통합적으로 상호 연계하여 제공함으로써 이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른바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적 서비스 전달” 시스템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안에서의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 조직들 간의 상호협력이란 각각의 조직들이 조직적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공유된 자원을 가지고 어떤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하여 함께 결합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협력은 해당 조직(조직들)간의 네트워킹을 통해서 가능하다. 결국 노인학대에 대한 적절한 개입을 위한 지역사회 차원의 사회복지 서비스 네트워크의 출현은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으며,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 조직에서 네트워크의 목적은 현재의 서비스 제공기관이 클라이언트에게 적절하고 포괄적이며 지속적이면서 전문적인 서비스(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조달함으로써 서비스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여 사회복지적 개입의 책임성을 완수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3. 나가는 말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저출산 등의 문제는 노인 돌봄에 대한 개인 및 사회문화적 가치관의 변화와 더불어 더 이상 노인에 대한 돌봄의 기능을 노인 자신이나 일차적 돌봄 체계인 가족 구성원에게만 의존할 수 없게 하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가와 사회의 무관심속에 노인에 대한 돌봄에 있어서의 방임과 학대는 갈수록 확대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인학대를 예방하거나 또는 이미 발생한 학대의 피해자를 돌보기 위한 개입의 필요성이 여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노인학대 문제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개입방법의 하나로 지역사회 구성원들간의 네트워킹을 통한 해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서비스 제공 기관만의 노력으로 이루어 질 수는 없다고 본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차원에서의 노력들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첫째, 현재 우리에게는 유일한 노인학대예방 및 개입서비스 전달체계라 할 수 있는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양적 질적 측면에서의 지원이 충분하게 확보되어야 한다. 현재의 기관수와 인원, 그리고 현재의 재정적 지원만 가지고는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효율적 개입은 불가능하다. 현재 센터를 통해 수행되고 있는 업무만으로도 현재의 인력으로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광역 및 지방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네트워크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기관들의 관료적 장벽과 자기 영역 지키기(Bureaucratic barriers and turf-protection) 의식을 탈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영역 지키기란 조직의 자율성 유지욕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신의 조직체에 영향을 미칠 타 조직 사람에 대한 수용을 꺼리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조직들 사이에는 조직간 통합으로 말미암아 자기 조직의 자율성이 타 조직이나 사람에 의해 방해받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통합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관리자들(officials)까지도 자신들의 권위를 타 기관에 양도해야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Martinson, 1999). 셋째, 특히 노인학대 문제는 여타 아동이나 여성 장애인보다 사회적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해왔었고 그만큼 이 분야에  있어서 연구업적도 뒤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다양한 개입방법을 시도하고 이에 대한 효과성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이를 현장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체계를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밖에도 노인학대에 전문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전문가의 양적 질적 확보문제라든가 노인학대자에 대한 전문가의 강제 조사권 부여 등과 관련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도 필요하다고 본다.

참고문헌

국가인권위원회. (2002). 『지역사회에서의 노인학대 실태조사』. 한국노인의 전화
고보선․허준수. (2005). “노인의 학대 대처행동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 『한국노년 학』, 26(1).
김신열. (2010). “우리나라 노인학대 현황과 학대개입을 위한 통합서비스 제공 필요  성: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연계서비스를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34(2).
보건복지부․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2011). 『2010 노인학대 현황보고서』
통계청. (2010). 『2010 고령자 통계』
Martinson, K. (1999). Literature review on service coordination and integration   in  the welfare and workforce development systems. Washington, DC: The   Urban  Institute.

월간 <복지동향> 2011년 12월호(제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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