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12-10   3212

[칼럼] 사회복지서비스 그리고 전자바우처

       지은구│계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복시서비스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전자바우처(이용권)는 국가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중 이용자에게 직접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이 기관들이 제공하는 특정 재화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과 이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선택과 경쟁이라는 시장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다. 즉, 바우처는 국가가 이용자들에게 직접 특정 사회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하고 서비스전달(공급)은 민간시장에 맡기는 원리를 따른다. 

바우처를 지불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우처의 성격상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첫째, 이용자가 스스로 자신에게 적합한 서비스가 무엇이고 그 서비스가 자신에게 어떠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 등에 관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고 둘째, 선택할 서비스가 시장에 많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위의 기본전제가 충족되는 전 분야에서 바우처가 활용되는 것은 아닌데 이는 바우처가 시장을 통해서 교환됨으로 제공기관들이 이용자들을 선별하는 이용자선별과 정보비대칭, 이용자추가부담 등 영리기관들이 포함되는 시장에서 이용자들이 차별을 받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바우처 사용에 따른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바우처를 이용 편리한 지불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정책에 반드시 고려되어 있어야 한다. 

첫째, 이용자가 스스로 자기결정능력과 본인부담능력을 고려하고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둘째,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경쟁할 수 있는 기관이나 서비스가 있는가? 셋째,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사회복지서비스시장에 진입하는 경우 이를 막는 시장진입장벽의 존재여부와, 제공기관이 경제적 부담능력만을 가지고 이용자들을 선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장치가 존재하는가? 넷째, 영리기관들의 이윤추구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 인력감축이나 사회복지서비스의 품질저하를 막기 위한 관리통제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가? 다섯째, 서비스제공기관이나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정보가 이용자들에 제대로 전달되는가를 관리하는 전담기구가 있는가? 여섯째, 제공기관들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기본서비스 이외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는 추가서비스 판매를 금지하는 적절한 규제 장치가 있는가?
   

현재 바우처를 지불수단으로 사용하는 국가는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전적한 규제 장치를 설치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아래 전체 복지국가들 중에 일부에 불과하며 미국과 영국이 대표적이었지만 최근 영국은 바우처의 문제점으로 인해 현금을 직접 이용자에게 지불하는 직접지불제도나 예금계좌를 만들고 구좌에 현금을 지원하는 개인예산제도 등으로 정책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고 미국도 저소득층 아동이 사립학교를 진학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하는 교육바우처나 주택임대비 보조바우처 그리고 음식교환바우처(푸드스템프) 등으로 그 영역을 제한하고 있다.
   

바우처의 가장 큰 장점은 이용자의 선택권확보이지만 이용자의 선택이 특정재화나 서비스로 구매가 제한되고 관리 감독하기가 어려운 바우처보다는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에 선진복지국가에서 바우처 이외에 선택권이 보다 강화될 수 있는 다양한 지불방식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선진 복지국가들이 바우처의 사용을 제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 제시한 관리 감독의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서비스이용자들이 사용하면서 느끼게 되는 낙인 때문이다. 현금지불보다 바우처를 이용하는 것이 이용자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고, 일반구매자보다 상대적인 차별이나 무시를 당할 수 있으며 복지수여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어 자기존중감이 낮아지게 되고 그리고 서비스가 일정 품목으로 제한됨으로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들 이외에 전자바우처라는 특징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도의 거래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는 또 다른 추가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점들은 첫째, 전자카드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카드발급비용, 둘째, 정부가 은행에 지불하여야 하는 관리비용, 셋째, 카드를 만들고 발급받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노력비용, 넷째, 전자바우처 이용을 전산화하기 위해 들어가는 전산 및 관리비용과 인건비 등이다. 2012년 정부는 전자바우처 관리비용으로만 약 99억을 사용할 예정이며 전자바우처를 사용하는 지역사회서비스투지사업의 사업비 약 1,300억 중에서 시중은행에 지불하여야 하는 전자카드사용료 16억으로 총 예산 약 1,420억원에서 115억(사회서비스 전체 사업비 중 약 8%)을 사회복지서비스와 관련없는 전자바우처 관리 및 거래비용으로 지불할 예정인데 이 비용은 1년간 월 18만원씩 보조하는 서비스를 5,324명에게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예산이다. 여기에 이용자들이 전자바우처카드 신청 및 발급(또는 재발급) 등을 위해 지불하여야 하는 시간노력비용까지 계산한다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많은 소외계층의 국민들에게 사회복지서비스제공은 가뭄에 단비같이 기쁨일 수 있지만 사회복지서비스사업에 대한 국민의 만족이나 효과는 단지 하나의 지불수단인 전자바우처 때문이 아니며 그동안 제공되지 않았던 국민들을 위한 사회복지서비스사업이 제공되었다는 그 자체 때문이라는 점을 정부는 반드시 인지하여야 한다. 사회복지서비스는 확대되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지불수단으로 통용되는 전자바우처는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하며, 사회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하고, 지역특성이나 시장상황을 고려하며, 공급체계에 대한 관리나 통제시스템 등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점검하여야 하며 특히, 국민들에게 혜택이 되는 직접적인 서비스와 관계없는 지속적인 관리감독비용의 증대가 과연 합당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복비서비스분야에서 전자바우처를 사용한지 4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전자바우처 사용에 따른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제도적 개선을 시행하여야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12월호(제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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