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2 2012-11-15   1305

[심층분석2] 2013년 기초보장 예산(안) 분석

2013년 기초보장 예산(안) 분석

 

허선ㅣ순천향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3년 복지부예산은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수 대폭 삭감한 예산

아래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년도 기초생활보장 예산(안)은 2012년 예산에 비해 약 9,383억 원(11.9%)이 인상되었다. 기초보장수급자수를 12만 명(155→143만명)이나 줄이는 예산 편성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대폭 인상되었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예산편성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초생활보장부문에 있어서는 생계급여(9.7% 인상)와 주거급여예산(9.6% 인상)을 인상하였다. 또한 장제급여의 단가를 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하였다. 기초보장수급자수를 줄일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생계급여와 주거급여의 예산이 증가하게 된 것은 수급자 선정기준의 변화, 특히 주거용 재산의 소득환산율을 인하하는 조치와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행 제도상 수급자를 선정할 때 기본재산액(대도시 5,400만원, 중소도시 3,400만원, 농어촌 2,9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소득으로 환산하여 소득평가액과 합산하게 되는데, 이렇게 산출된 소득인정액은 최저생계비와 비교하여 수급자선정여부를 판별할 뿐만 아니라 생계급여액을 결정하게 된다. 정부에서는 현행 주거용재산의 재산소득환산율 4.17%를 1.04%로 인하하여 재산기준을 일부 현실화하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치는 재산기준을 초과하는 빈곤가구가 수급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기초보장수급가구중 기본재산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소유한 가구의 경우는 소득인정액이 낮아지게 되어 생계급여액을 조금 더 많이 받게 되는 결과를 갖게 되어 예산의 인상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재산기준이 일부 완화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만 늘어나게 되는 수급자수가 합리적인 수준인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급여 예산은 수치상 13.8%로 생계급여와 주거급여예산 보다도 더 많이 인상되었다. 예산상의 의료급여수급자수가 167만 명에서 156만 명으로 감소되는 상황에서 13.8%의 예산 인상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고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료급여예산의 증액은 진료비 미지급금을 한꺼번에 해소하기 위한 예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2,000→4,919억원)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에 따른 동반 조정(의료보장성 확대 442→1,007억원) 예산이 같이 포함된 것이다. 결국 수급자에게 곧바로 혜택이 돌아가는 예산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밀린 부채를 대폭 청산하는데 예산이 많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 부양의무자기준 사유로 인해 기초보장수급자에서 대량으로 탈락한 가구에 대한 지원과 관련된 것으로 기존의 의료급여수급자에서 건강보험가입자로 전환된 가구에게 본인부담 증가분을 지원하는 예산과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지원하는 예산인 취약계층 의료비지원이 39.3% 인상되었다. 수급탈락가구, 혹은 탈수급가구를 비롯한 차상위계층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늘려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나 그들 가구가 보험료와 일부 본인부담금만 지원해도 되는 가구인지 아니면 기초보장수급자로 선정하여 다른 급여를 동시에 보장해 주어야 하는 상황인지 엄밀하게 조사하여 판단할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수급자에서 탈락시키지 말아야 할 가구를 탈락시켜 보호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결국 기초보장 전체예산의 총 증가분(11.9%)은 대규모로 존재하는 빈곤사각지대(정부추계 약100만명)와 그들의 극심한 생계곤란문제를 감안하였을 때 매우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수급자선정기준을 완화하는 일부 조치(재산기준, 부양의무자 재산기준)는 바람직하긴 하지만 그로 인해 신규 수급자로 선정되는 인구는 3만 명에 불과해 문제 크기에 비해 초라한 대책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전산망 강화 이후 2012년 상반기까지 약 16만 명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탈락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 수급탈락자의 상당수는 실제로 부양의무자로부터 생계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절대 빈곤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만 명 정도의 신규 수급자만을 추가로 선정하려는 정부 계획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16만 명의 수급탈락자가 생겨난 것은 특히 비현실적인 부양의무자기준을 계속하여 유지해온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동안 빈곤율이 감소되었거나 실업률이 대폭 낮아졌거나 또는 경제지표가 매우 좋아졌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대폭 축소된 수급자수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를 개선하려고 하는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예산상의 수급자수를 전년도에 비해 줄이는 결정은 일선 복지현장에서 신규 수급자 선정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이번 예산안은 보건복지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완화하겠다며 그간 수차례 약속했던 부양의무자 부양능력판정기준의 극히 일부 문제만을 개선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빈곤이 심화되고 비수급빈곤 사각지대가 확대되는 현실을 도외시한 채 수급자수를 전년도에 비해 12만 명 축소를 예상하면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며,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로 부양받지 못하고 있는 기존 고령의 빈곤 수급자들을 지속적으로 탈락시키고, 여기에 조건부 수급자들에 대한 조건불이행의 경우 법률에도 근거가 없는 추정소득을 부과하여 수급자에서 추가적으로 탈락시키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피력하는 예산안이다.

 

빈부격차 및 사각지대 확대, 그리고 극심한 생계곤란 비수급 빈곤층의 존재 등을 감안할 때,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선을 시도해야 할 것이고 그것을 위한 예산의 대폭 증액 추진이 바람직하다.결국, 2013년 기초생활보장예산은 국민들의 실생활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반복지적 예산임으로 빈곤 사각지대가 포괄될 수 있도록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예산에 편성해야 한다.

월간 <복지동향> 2012년 11월호(제1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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