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정 사유
OOOO병원(정신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해 온 손미영 씨는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 없이 입원 환자를 불법 격리 및 강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2020년 1월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손미영 씨의 진정을 접수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직권조사를 시행했으며, 조사 결과 제보 내용은 사실로 확인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와 관련하여 보건복지부에 정신병원의 ‘격리 및 강박지침’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한국 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는 나날이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공고하고 정신병원을 비롯한 정신의료기관 역시 시민의 감시가 극히 어려운 폐쇄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다. 그런 만큼 이런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고 해결되기 위해서는 내부의 공익제보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손미영 씨의 공익제보가 가지는 공익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하여 2024 올해의 공익제보자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 수상자 및 제보 사건 소개
○ 공익제보 내용과 결과
2019년 말, 손미영 씨는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던 정신병원 내에서 의사의 지시 없이 간호사들이 환자를 안정실(보호실)에 격리하는 것을 보고 이에 대해 문제제기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입원 환자에 대한 임의의 격리조치가 반복되는 것을 확인한 손미영 씨는 2020년 1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에 따르면, 치료 또는 보호의 목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환자를 격리시키거나 묶는 등 신체적 제한을 할 수 없고, 환자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위험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고, 신체적 제한 이외의 방법으로 그 위험을 회피하기 뚜렷하게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환자에게 신체적 제한을 가할 수 있다. 신체적 제한을 가할 경우에도 사유 및 내용, 병명과 증상, 개시 및 종료의 시간, 지시자 및 수행자를 진료기록부에 등록하여야 한다. 그러나 손미영 씨의 진정을 접수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조사한 결과, 안정실에 격리된 환자 일부의 격리 및 강박 시행 일지가 없었고, 격리 지시자와 격리 이유, 격리 기간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2021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임의적 격리 및 강박 조치가 병원장의 묵인 하에 정신병원 간호과장 및 수간호사들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보고, 헌법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해당 병원 뿐만 아니라 일선 정신의료기관에서 보호실을 환자 관리의 편의성이나 행동 문제에 대한 처벌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정신건강복지법의 제정 취지에 맞춰 개정하라는 권고와 함께 보호실이 목적 외로 사용되지 않도록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였다.
○ 공익제보자 상황
공익제보 이후 손미영 씨는 병동 간호업무에서 내원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외래 간호 업무로 전보되었고, 병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정직 처분(3개월)을 받았다. 손미영 씨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와 부당정직에 대해 구제를 신청했고, 일부가 인용되어 복직하였으나 병원은 다시 정직 처분(3개월)을 내렸다. 손미영 씨가 제기한 두 차례의 부당정직 등에 대한 구제 신청은 일부 재심 결정을 거쳐 모두 인용되었지만 손미영 씨는 2020년 9월 근로 계약 만료로 퇴직했다. 손미영 씨는 병원장을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각각 500만 원의 벌금형 선고(1심)와 3,000만 원의 위자료 배상 판결(확정)을 이끌어냈다.
2024년 정신병원 내에서 벌어진 의사 지시 없는 임의의 환자 격리·강박과 인권침해 문제가 다시 언론에서 조명되었고, 손미영 씨는 언론 취재에 협조했다. 손미영 씨는 현재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간호사들이 경험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과 정신병원 내 불법 격리 등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수상 소감
“선생님, 우리 조심 좀 하입시다. … 정말 이러다 큰일 납니다.” 이 한 마디로 제가 5년 동안 소송을 하고, 모공을 쑤셔대는 듯한 그런 고통을… 숨을 못 쉬어서 죽을 것 같은 그런 순간들을 지낼 줄 정말 몰랐습니다. 저기 앉아 계신 조영신 변호사님, 감정노동상담소 팀장님, 그리고 우리 행동하는 간호사회에서 오신 선생님들, 최정규 변호사님 이런 분들이 없었으면 저는 아마 죽었을 겁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정말 저를 지켜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견딜 수 있게, 저를 죽이지 못한 것들은 나를 강하게 해줄 뿐이라는 니체의 말을, 조국이 했듯이 저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받은 상금은, 한 푼도 안 쓰고 아들과 딸에게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견뎠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 현장에서 발언한 수상소감 중 일부입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