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 보호 취지 고려 필요, 이미 강제수사로 불이익 받아
지난 4월 30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미심위, 위원장 고광헌)가 류희림의 ‘민원사주’ 의혹을 신고한 방미심위 직원들(이하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수사의뢰를 철회하고, 처벌 불원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애초에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수사의뢰는 공익신고에 대한 명백한 보복행위였다. 방미심위가 이제라도 이를 바로잡은 만큼, 검찰은 범죄를 신고하고도 압수수색 등 이미 중대한 불이익을 감내해 온 공익제보자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제보자에 대한 책임 감면 규정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검찰이 마땅히 고려해야 할 법적 근거이다.
2023년 12월, 공익제보자들은 류희림 당시 방심위원장이 대통령 윤석열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 방송을 제재하기 위해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방송 심의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그러나 류희림은 오히려 공익제보자들이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고, 2025년 7월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공익제보자들을 개인정보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공익제보자들은 이 같은 수사의뢰로 인해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포함한 강도 높은 강제수사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했다. 반면 경찰은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과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려 편파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라 재수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공익제보자들의 신고는 방미심위 심의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위법행위를 바로 잡기 위한 것이었다. 류희림의 위법행위를 바로 잡고 방미심위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들이 신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행위를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면 이는 심각한 부당함이다.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이러한 상황을 이미 예정하고 있다. 동법 제14조는 공익신고와 관련하여 공익신고자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이 조항은 단순히 신고 행위 자체만이 아니라 신고를 준비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법률 위반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 역시 공익신고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준비행위 과정에서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책임 감면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부패방지권익위법도 공직자에게 부패행위를 알게 된 경우 신고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신고 과정에서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감면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조항들의 입법 취지는 명백하다. 공익신고자가 형사처벌의 위협 없이 부패를 신고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나아가 공익신고를 장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민원사주’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편파 수사’는 이러한 법의 취지조차 외면해 왔다. 방미심위가 뒤늦게나마 공익제보자들의 신고가 “위원장의 비리 의혹을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롯된 공익적 행위”였음을 인정하고 류희림 체제에서 이루어진 수사의뢰가 잘못된 것이었음을 밝힌 이상, 더 이상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탄압과 수사가 이어져서는 안 된다.
검찰은 수사의뢰가 이루어진 전후 맥락을 직시해야 한다. 류희림의 보복적 수사의뢰가 출발점이었고, 공익제보자들은 위법행위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신고를 위한 준비행위였으며, 방미심위 스스로 그 신고의 공익성을 인정했다. 검찰은 공익신고자 보호라는 법의 취지와 준비행위에 대한 책임 감면 규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 사건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