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6-05-27   46196

[논평] 코스피 8400선 돌파, 연이은 최고치 경신에도 금융과세는 묵묵부답

자본시장 부양 일변도 넘어 금융과세 정상화 로드맵 제시해야

어제(5/26)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돌파했고, 오늘(5/27) 8200선대로 출발해 장중 8400선까지 넘어서며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당시 정부와 국회는 코스피 2500선 안팎의 시장 상황과 투자심리를 이유로 폐지를 추진했고 이후 시장이 안정되면 금융투자소득 과세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이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지금, 금융소득 과세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장에서도 금융과세 논의를 회피하는 정부와 국회의 태도는 당시 내세운 ‘시장 불안’ 논리가 결국 명분에 불과했음을 보여준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금융과세 체계는 다시 후진적인 거래세 중심 구조로 되돌아갔다.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 소득을 통합 과세하고 손익통산·손실이월공제를 도입하는 등 금융과세 선진화 논의는 사실상 중단되었고, 노동·사업소득과 자산소득 간 과세 형평성 문제도 방치되고 있다. 최근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자본시장의 상황 등 시장 여건이 충분히 조성된 시점에서 검토할 과제”라며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 침체기에는 투자심리를 이유로 폐지를 추진하고,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장에서도 논의를 회피하는 것은 금융과세 정상화를 계속 미루겠다는 것일 뿐이다.

더욱이 문제는 정부와 국회가 자본시장 활성화와 주가 부양에는 앞다퉈 나서면서도 금융소득 과세 정상화에는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조세형평이나 자산불평등 문제보다 자본시장 반응과 투자심리에만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금융과세 정상화 논의는 계속 뒤로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성장의 성과와 자산시장 상승의 이익을 주주와 자산 보유자의 몫으로만 여기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주식 보유가 고액자산가와 상위 계층에 집중된 현실에서 금융과세 공백까지 지속된다면 자산시장 상승의 과실 역시 일부 자산 보유층에 집중되어 자산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자본시장 활성화와 조세형평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을 훼손한 채 자본시장 활성화만 지속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미 여야 합의로 도입된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장에서도 재도입 논의조차 미루는 식의 정책 번복은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만 키울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후퇴한 금융과세 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금융세제 개편 방향과 이행계획을 담은 ‘금융소득 과세 정상화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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