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발언대] 그날은 치욕의 날로 역사에 반드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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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너무나 비극적인 날이었다. 그날 이후 내 마음에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밀려왔다. 분노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단순하다. 그냥 서러운 마음이 북받쳐 올라왔다.

탄핵이 통과되는 순간 난 여의도의 시위현장에 있었다. 아무런 힘도 없이 그저 “탄핵반대” 만을 외칠 뿐이었다. 국회 안에서는 발 빠르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시위대의 스피커로 국회 안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었다. 고함소리와 울음소리가 뒤범벅되어 내 귓가를 괴롭혔다. 순간 말 할 수 없는 무기력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는 조금 뒤 “대통령 노무현의 탄핵소추 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늘이 아득해졌다. 곳곳에서 통곡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전 봤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면이 오버랩 되었다. 마치 전쟁통 한 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국회에서는 한 쪽은 눈물로 뒤범벅되어 탈진된 채 절규하고 있었고 한쪽은 뒤편에서 그 장면이 재밌다는 듯 비웃는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국민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한 마디를 남겼다. “의회 민주주의의 승리다”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그렇게, 단 50여 분만에 국민들의 한 마디 동의도 없이 직무가 정지되고 말았다. 탄핵안이 통과된 뒤 흉흉한 소문들이 들려왔다. 총선연기, 내각제 개헌, 그리고 정권 교체. 이런 얘기들이 단순한 소문인지 모르지만 그저 무섭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벌써 4일이 흘렀다. 국민들은 너도나도 분노하며 촛불 하나 들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치 내가 중학교 때 보았던 87년 6월 항쟁을 연상시킨다. 맨손으로 시청 앞에 모여 전두환의 군화발과 싸웠던 모습과 흡사하다.

다르다면 그때는 독재정권과 싸웠고 이번에는 의회독재와 싸우고 있다는 것뿐이다. 야당은 이런 국민적 분노에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핵안을 통과시키고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던 그들의 얼굴은 단 며칠만에 초조함으로 변하고 있다.

너무나 초조했는지 언론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말까지 하고 있다. 국민의 동의 없이 대통령까지 탄핵시킨 높으디 높은 분들이 언론사까지 손수 방문하셔서 언론의 부당성을 성토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당내 반발 세력의 충언에는 책상까지 치며 응징하겠다고 흥분하고 있다. 초조함이 물씬 묻어 난다. 도대체 무엇이 저렇게 저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저들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을 탄핵한 것이다.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다 무섭게 쳐다보고 있는 국민들을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축제 속에서 춤을 추다 돌아서 보니 거대한 물줄기가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조금씩 깨닫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국민들의 뜻을 무시한 지도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보여 주어야 한다. 짧게는 4. 15 총선에서 길게는 역사의 평가 속에서 이번 사건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불을 일으키듯 작은 촛불이 거대한 역사의 도도한 물결로 변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3월 12일, 그날은 치욕의 날로 역사에 반드시 기록될 것이다 !

전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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