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로비 의혹 · 경북경찰청 직무유기, 국수본에서 이어 수사해야
오늘(11/28), 채 상병의 사망 후 2년이 지나서야 출범한 채 상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이 총 33명을 기소하며 150일간 이어진 수사를 종료했다. 모두가 짐작한 윤석열의 ‘격노’ 의혹을 규명하고, 채상병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가로막은 윤석열의 수사외압을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한 것은 소기의 성과다. 윤석열의 공수처장 및 검사 임명 지연, 3차례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 등 지속적인 수사 방해로 미뤄진 ‘정의’가 바로 서고, 책임자 처벌을 향한 걸음을 뗀 것이다. 하지만 특검은 수사외압의 주요 가담자들 일부를 끝내 기소하지 않았고, 주요 피의자들을 구속하는 데에 실패했으며, 수사외압의 동기가 된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의 진상을 충분히 밝혀내지 못했다. 단기간 진행되는 특검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이후 수사를 넘겨받는 국가수사본부는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과 경북경찰청 관련 수사를 철저히 진행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검 또한 기소한 피의자들에 대한 공소유지를 충실히 이행하며, 국가수사본부에서 이어질 수사에 적극 협조해 마지막까지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특검은 채 상병 사망의 책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속기소하고, 윤석열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등 ‘격노’를 기점으로 한 수사외압의 윗선을 밝혀내어 기소했다. 박정훈 대령(당시 해병대수사단장)에게 보복성으로 제기된 항명 혐의 재판에서 항소를 포기했고, 박정훈 대령을 향한 무리한 수사·영장청구·기소를 자행한 군검사들을 기소하며 이들이 윤석열과 이종섭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종섭의 호주대사 임명을 통해 수사외압 사건의 범인을 도피시킨 윤석열·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과, 공수처 수사를 무마하고자 한 김선규·송창진 전 공수처 검사를 기소하기도 했다. 의혹이 혐의로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진 만큼 수사외압 관여자들은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특검은 윤석열·이종섭 등 주요 피의자들을 구속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수사외압의 당사자인 국가안보실 전 김태효·임종득 제1·2차장,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을 불기소·기소유예 처분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의 진상을 밝히지 못한 점은 큰 한계로 남았다. 특검은 출범 초기(2025.07.) 기독교계를 통한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을 확인하여 극동방송을 압수수색하고도,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극동방송 김장환 이사장, 한기붕 전 사장 등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이들에 대한 조사조차 하지 못했다. 김건희의 최측근인 이종호 등 ‘멋쟁해병’ 단톡방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증거인멸이나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만 기소했을 뿐 핵심적인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국가수사본부의 철저한 후속 수사가 진행되어 수사외압의 배경으로 지목된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의 진상도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북경찰청의 직무유기 등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하기로 한 점도 한계로 남았다. 경북경찰청은 2023년 해병대수사단으로부터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정상적으로 이첩받고도 국방부의 위법한 사건 기록 회수 요청에 무기력하게 응했고, 임성근을 혐의자에서 제외한 국방부의 재조사 결과를 그대로 따라 임성근을 불송치하기도 했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경북경찰청이 임성근의 증거인멸 혐의를 파악하고도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해병대 관계자들에게 누설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외압 의혹이 제기된 초반부터 경북경찰청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음에도 특검이 이에 결론 내리지 못한 점도 한계이다.
특검은 수사상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기소된 피의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사를 이어갈 국가수사본부도 남은 의혹의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누군가의 부당한 권한 남용으로 억울한 죽음이 생겨서는 안 된다. 그 진상의 규명이 권력에 의해 방해받아서도 안 된다. 고(故)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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