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정치자금 금지’ 시작도 하기 전에 폐기처분이라니?
1.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2월 25일 열린우리당 정동영의장이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합의한 기업의 정치후원금 금지 방안에 대해 “편법을 조장하는 비현실적인 법인만큼 각 당에 재고를 요청하겠다”, “이번에 안되면 17대 국회에서라도 추진하겠다”고 확약을 했다니 도대체 정동영 의장은 정치개혁의 국민의 목소리를 잊었단 말인가?
2.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을 완전히 금지하면 편법, 탈법을 해서라도 기업이 정치권에 자금을 제공할 것이다’라는 전제하에 나온 두 사람의 발상이 참으로 한심하다. 기업차원의 정치자금 제공이 정경유착의 폐해를 낳고, 불법적 방식의 자금조성으로 인해 기업 자체도 큰 피해를 보고 있음을 온 국민이 똑똑히 보고 있는 이 때에 ‘현실론’을 들
어 ‘개악’에 앞장서겠다는 것을 보면 정동영의장이 그리고 열린우리당이 입버릇처럼 내놓는 ‘정치개혁’의 실상이 과연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3. 새롭게 마련된 정치자금제도의 골자는 ‘개인은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정치자금을 후원하고 법인은 그 어떤 명목으로도 정치자금을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돈의 성격은 따지지 않고 기업 등 이른바 큰손에만 기대왔던 정치자금 제도를 소액다수 후원에 기반한 청정형 정치자금제도로 전환하자는 의지의 소산이다. 천신만고 끝에 국회에서 합의한 정치자금 제도개혁안의 근간을 흔드는 정동영 의장의 망발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더욱이 지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아파트분양가 원가공개 반대’, ‘출자총액제도 폐지’ 등 반개혁적 정책발언을 쏟아놓고 있는 정동영 의장은 무늬만 ‘개혁’이라는 비판이 합당할 듯 하다. 민생을 챙긴다는 정동영 의장의 민생투어는 말 그대로 정치쇼에 불과하며 정작 개혁과제에 직면해서는 현실론을 들어 이를 거부하는 전형적인 이중적 정치인 일 뿐임을 드러내고 있다. ‘개혁’의 의지가 없다면 스스로 ‘개혁은 필요 없다’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힐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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