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의료보험 체계 개혁 과제였던 건강보험의 재정통합의 문전에 서 있다.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현재의 국민건강보험법이 통과된 후에도 몇 단계의 통합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을 겪고 비용을 지불하여 왔다. 그러나 통합의 각 단계를 어렵지만 무리없이 통과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 앞에 서게 된 것이다.
2. 그러나 현재 국회에서는 지난 논의를 뒤집고 마치 건강보험 재정분리가 새로운 건강보험의 개혁방안인 양 법안의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건강보험의 재정위기는 통합과 무관하며, 재정의 분리는 오히려 애써 쌓아 온 건강보험의 통합시스템을 뒤흔들어 혼란과 추가적인 비용유발, 재정불균형을 낳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논리를 순식간에 뒤바꾸어 분리를 주장하는 것은 건강보험과 가입자인 전 국민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3. 건강보험은 사회보험으로 질병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사회구성원이 공통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차이를 부풀려 재정을 통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영자가 내는 세금과 임금근로자가 내는 세금을 따로 써야 한다는 비상식적인 논리에 다름 아닌 것이다.
4. 한편으로 통합 법안이 통과될 시점에 비해 현재는 오히려 통합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860만명에 가까운 건강보험 가입자가 직장에서 지역, 지역에서 직장으로 이동하였고, 이는 잦은 실업과 고용을 전제로 한 변화된 노동시장에서 지역과 직장가입자의 구분이 더이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하며, 원활한 자격관리를 위해서도 더욱 통합적인 건강보험 체계가 필요함을 증명해 준다.
5. 지난 98년 12월 통합 법안이 재정될 당시에 비해 오히려 재정통합의 근거가 명확하고,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진 시점에서 재정분리를 논하는 것은 개혁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혼란은 통합될 건강보험에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재정분리를 논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요구하고, 그 법의 제정을 주시했던 것과 같이 재정분리 논의를 주도하고 관철시키고자 하는 정당과 의원들의 발언과 입장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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