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5-11-12   81716

[논평] 이재명 대통령, 노동보다 주가부양이 먼저인가

과세 없는 시장에 또 감세? 노동 외면 주가 좇는 기조 중단해야

변동성 큰 주식시장, 주가 떨어질 때마다 대책 내놓나

어제(11/11)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국내 주식 장기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현재 대주주가 아닌 일반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과세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거래세도 사실상 없다. 여기에 배당소득까지 분리과세하겠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입장이다. 사실상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는 이미 조세회피처에 가까운 세제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세제 혜택 확대’ 지시가 대체 어떤 추가 혜택을 더 주라는 것인지 의문인 데다 이는 조세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과잉 특혜에 가깝다. 이러한 기조는 결국 일하는 시민 다수에게 상대적 불이익을 안기는 구조를 강화한다.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투자소득은 늘어나는데, 임금소득과 생계비 부담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경제의 무게중심이 ‘노동을 통한 소득’이 아니라 ‘자산을 통한 수익’으로 옮겨지게 된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정책 기조가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일해도 소용없다”는 냉소를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높고 단기 이익에 민감한 영역이다. 정부가 주가지수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실질적 감세라기보다, 과세되지 않는 영역에 ‘세제 혜택’이라는 포장을 씌운 정치적 위장술에 가깝다. 현재 거론되는 배당 원천징수 세율 차등 부과,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비과세 한도 상향 등은 모두 투자소득에 간접적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조세체계의 정합성을 해치면서까지 시장 심리를 자극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정부와 여당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당초 정부안인 35%에서 2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로 인한 세수감소는 연간 4,600억 원, 향후 3년간 1조 원이 넘는다. 배당소득의 상위 1%가 전체의 67.4%, 상위 0.1%가 45.9%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는 고소득층과 대주주에게만 돌아가는 전형적인 부자감세다. 또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복지보다 경기 부양에 치중해 사회서비스 인프라 확충 예산이 정체되거나 감액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감세를 들고 나왔다.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재원은 누구한테 걷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러한 조치들이 반복될수록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하는 국민의 소득’이 아니라 ‘자산가의 수익률’에 맞춰진 구조로 굳어질 것이다.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 임금 격차 해소, 고용 안정과 같은 구조적 과제에는 소극적이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세제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을 통한 성장보다 자산을 통한 수익을 중시하는 경제 인식의 고착화를 의미한다. 그 결과 “노동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냉소가 사회 전반에 퍼지고, 청년층과 노동계층의 좌절감은 깊어질 것이다. 노동이 존중받지 않는 경제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에 반대하며 거론하던 대만의 사례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이 과열되는 것도 정권에는 큰 부담이 되고 심각한 사회갈등을 초래한다. 주가상승이 능사가 아니다.

최근 장시간 야간노동이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있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장시간 노동에 내몰린 노동자보다 주식 장기 보유자의 이익을 더 걱정하는 정부라면,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공허하다. 어느 정부도 주가지수에 정권의 명운을 걸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는 거리로 나섰던 시민들이 주가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무리수를 두며 쩔쩔매고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을 특별히 우대하는 정권을 기대하고 바랐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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