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24 사회대전환 1차 포럼 ‘우리는 대전환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 사회가 이미 마주하기 시작한 복합적인 위기
사회대전환,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기대로 내디딘 첫걸음

인구절벽, 탄소중립 및 디지털전환은 기존의 사회체제를 흔들면서 저성장, 지역소멸,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를 비롯하여 일자리와 생활양식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다가오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최근 정부 정책은 이를 역행하는 방향으로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발전 가능성 및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노동소득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다수의 국민을 불안정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더구나 자산, 소득, 지역 등 전방위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복합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여 체제 대전환 및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종합적인 대안을 찾고 여론화하기 위해 참여연대를 비롯한 각계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24 사회대전환 포럼>을 시작했습니다.

그 첫 번째 포럼이 지난 7월 1일 월요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렸습니다. 포럼은 ‘우리는 대전환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부제로 총론적인 기조 발제와 각 부문별 발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많이 뒤처진 한국, 반성과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사회 탄소중립 추진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첫 번째 기조발제를 맡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한국 사회는 대전환의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다는 평으로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탄소 중립이라는 개념은 온실가스를 그냥 줄이는 정도가 아니라 탄소 배출량이 0에 수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U, 미국, 중국 등 각국은 2045년~60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와 관련된 정책들을 산업과 연결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보조금 제도, 탄소세 제도 등 많은 탄소 중립 관련 정책들이 유럽과 미국의 주도로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고, 중국도 엄청난 기술과 산업 투자를 통해 탄소 중립에 필요한 여러 산업들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에 비해 한국의 그린 뉴딜 정책은 2021년 이후 실종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공장을 외국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서 탄소 중립 정책을 산업 정책과 연결지어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탄소 중립의 핵심은 화석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고, 그 전기는 상당 부분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한 새로운 전력 시장, 기술, 시스템 자체를 논의해야 합니다. 석탄 발전소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재생에너지 산업 일자리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기후위기 대응이 고령화 및 인구위기 대응과 맞물려 산업 전환 정책, 민생 정책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위기와 전환의 시대, 한국사회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두 번째 기조발제를 맡은 이창곤 한겨레 선임기자는 대전환이라는 전체적인 큰 그림 속에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어떤 지향점을 향해 가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는 양극화, 고령화, 노후 부담, 저출생 등 여러 불안 요소를 품고 있습니다. 이창곤 선임기자는 우리의 삶과 관련된 정책이 상당히 낙후되었다고 평가하며 좁은 정부 재정을 그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대전환이라는 말은 우리가 처한 이런 현실에 절박함과 삶의 불안이 있고 디지털화, 생태위기 등이 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에 큰 사회적인 변화가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총체적인 맥락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보편적인 사회 보호를 위한 정책의 재검토와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노사정뿐 아니라 돌봄 문제, 녹색전환 등을 포함하여 생태 위기와 사회적 불안을 융합적으로 접목해 복지국가 개념의 재구조화와 그 비전에 맞는 적절한 로드맵이 있어야 합니다. 교통 정책, 주거 정책, 소득 보장 정책, 돌봄 정책, 노동 정책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서비스는 공공적인 맥락에서 마련되어야 합니다. 발제자는 이러한 포럼 자리에도 궁극적으로 기술관료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여 함께 숙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취약계층 보호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경로, 재원과 세원 마련

기조발제 이후에는 각 부문별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첫 순서로 남태섭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이 ‘노동은 대전환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습니다. 기후위기는 노동에 이상기후로 인한 타격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과정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전반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수준은 낮았지만, 기후정책에 있어서 노동 배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특히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고용이 보장된다면 탈석탄에 동의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동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결과가 인상적이었는데요. 노동계에서 정의로운 전환에 대해 공통적으로 고용 보장, 사회적 대화를 통한 거버넌스 구축, 재교육 훈련 프로그램, 공공성 중심의 에너지 전환 등이 요구되고 있다고 합니다. 발제자는 이를 위해 노조가 정의로운 전환을 자체적인 의제로 전면화하고, 거버넌스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와의 기후연대를 이루어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의 ‘1회용컵 보증금 제도와 1회용품 사용규제’를 주제로 한 발제가 있었습니다. 고장수 회장은 정부가 1회용컵 보증금 제도와 1회용품 사용규제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직전 두 차례나 입장을 번복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방향성과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분리배출하는 쓰레기들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다수 국민들의 높은 분리배출 실천도에 걸맞게 플라스틱 재질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쓰레기 처리 방법 중 매각이 더 이상은 어려운 지금, 쓰레기 소각 처리 과정에서 유독물질이 적게 나오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하며, 전국카페사장연합회도 사각지대 없는 시행을 전제로 한다면 매장 운영에 불편함이 있더라도 환경 보호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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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1.(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 2024 사회대전환 포럼 ‘우리는 대전환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사진=참여연대>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후위기 대응 위해 22대 국회가 우선할 일은?’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습니다. 이지현 사무처장은 국회의 역할 강화를 통해 정부를 견인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구체적인 입법 과제를 제안했습니다. 우선 세부적인 과제로 정의로운 전환 개념 도입과 당사자들의 참여 보장을 위한 산업전환고용안전법 개정, 폭염이나 한파 등 기후재난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 및 녹색주거를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고, 이러한 제도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탄소세 등의 재원 및 세원 마련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국회에 기후 상임위를 신설과 탄소 중립이나 녹색 성장의 목표치를 상향하고 그것을 이행 및 감시하는 역할까지 국회가 수행해야 합니다. 공공주도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가의 역할도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발제는 고안수 수리·용역수탁사업자협의회 정책위원이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의 자동차 정비업 위기와 해결 방향’이라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고안수 위원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아직 전기차 비율이 낮아 현재로서의 전기차로 인한 업계 임팩트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수입차 비중이 높아진 것에 따른 임팩트가 더 크다고 합니다. 또한, 자동차 정비업 내부에서도 산업 전환에 따른 영향이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차 수리와 정기검사를 하는 종합정비업은 당장 큰 영향이 없지만, 소모품을 교환하는 전문정비업은 굉장히 큰 영향을 받음에도 산업전환 논의 자리에 불러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안수 위원은 후자에 속하는 이들이 수도 더 많고 더 큰 충격을 받음에도 산업 전환 논의 테이블에 불러주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원동기전문정비업은 전기차가 나오면 아예 폐업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자동차 제작사 정책에 따라 카오디오, 에어백,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한다는 점도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부품 수 감소와 자동차 관련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으로 정비업소의 일은 계속 줄어들 것이고, 궁극적으로 탄소 중립이 이루어진다면 자동차 정비업소들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고안수 위원은 실제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을 논의 테이블에 불러줄 것과 당사자들이 환경을 위해, 후세대를 위해 아름답게 퇴장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의 말을 남겼습니다.

유호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정세제위원장은 ‘대전환 시대의 대한민국 세제개혁방향’을 주제의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유호림 위원장은 지금 우리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 성장 방식을 바꿔야 하며,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늘어나는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제 지원도 그런 방향으로 해주고, 초과 이윤에 대한 분배 체제를 같이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해서 성장과 분배가 같이 갈 수 있도록 기제를 만들지 않으면 앞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펼쳤던 나라들처럼 양극화 심화와 산업 공동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시장 차원의 권위적 배분을 위한 수단으로 데이터세, 로봇세, 탄소세, 지대세를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21대 국회의 기후위기 대응 및 평가’를 주제로 발제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정의로운 전환 및 탄소 중립과 관련하여 통과된 법안은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 촉진에 관한 법률,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법률, 탄소중립기본법 3개가 있습니다. 이 중 탄소중립기본법의 내용이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자체도 너무 작고, 2031년 이후의 목표가 없으며, 목표에 대한 집행 보장 규정이 미비한 점이 위헌적이라는 이유로 기후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국회에서 입법 차원으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정의로운 전환과 관련해서도 사회적 대화를 위한 실제 당사자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가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우리의 고민과 대안이 하나의 길로 모아질 수 있기를

이 날의 포럼은 시작을 여는 자리인 만큼 넓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굉장히 성공적으로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도 다양하게 제시되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한편으로는 정부에 대한 많은 요구가 나왔는데 정작 정부 측 인사가 한 명도 없어서 전문가들과 시민사회,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직접 닿지 못했다는 공백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습니다. 이 포럼이 앞으로 잘 발전되어 복합적인 위기를 마주친 우리 사회 곳곳의 실태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실제적이고 공동의 목표로 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음으로써 우리 사회의 앞날을 준비하는 공론의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4. 7. 1.(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 2024 사회대전환 포럼 ‘우리는 대전환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사진=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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